"-한양대학교 손대현 교수 퇴임
-‘슬로시티운동’에 주력할 예정

얼마전 한양대를 퇴임 한 손대현 명예교수는 시 문구를 인용해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고 말한다. 손 교수에게 ‘불타는 구두’는 바로 ‘관광’이다. 가죽에 불이 붙으면 활활 타오르듯 42년간 이어온 관광학 연구는 지금까지도 왕성하다. 손대현 교수는 대학 내 ‘외식산업과정’, ‘엔터테인먼트과정’을 최초로 개설하는 등 관광학계의 발전을 도모했다. 이 같은 발 빠른 연구 행보와 달리, 삶의 자세는 ‘슬로우·슬로우·퀵·퀵(Slow·Slow·Quick·Quick)’. 한국슬로시티본부 위원장 겸 국제슬로시티연맹 부회장인 손 교수는 최근 ‘슬로시티’에 취해있다.

‘관광’이라는 개념 자체가 모호하던 1968년, 손대현 교수는 스페인 마드리드 국립관광대학 유학길에 올랐다. 한국 관광의 산증인인 손 교수는 관광의 현주소를 따끔하게 비판했다. 손 교수는 “호텔이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두한족열(頭寒足熱)이 가능한 좌식문화를 반영한 곳이 과연 몇 곳이나 있느냐”고 반문하며 “타고르는 ‘동방의 밝은 빛인, 코리아’라 했으나 정작 우리는 우리 문화의 가치를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을 여행하면 잠 하나를 자도 다르다”는 말이 나오도록 국내 관광업계가 우리의 ‘고유 문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손 교수는 관광인이 ‘예술가’가 될 것을 주문한다. 관광인 스스로가 교양을 갖추고 문화 수준을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여행객들을 부산하게 모으는 ‘양적여행’이 아닌 여행객들이 제대로 된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질적여행’을 강조하기도 했다.

‘양보다 질’이라는 명제는 비단 관광에 국한되지 않는다. 손 교수는 성장과 경쟁에 매몰된 한국인의 삶 자체를 안타까워하며 ‘재미’로의 회복을 기원한다. 사람들에게 느림의 가치를 알려주는 일환으로 ‘슬로시티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손대현 교수는 “앞 뒤 보지 않고 산업화를 지나왔으나 그 결과는 OECD 국가 중 자살율 1위, 출산율 꼴지라는 불명예”라며 “눈에 핏발이 설 정도로 달리다 지친 사람들이 슬로시티에서 감동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학교를 떠난 만큼 2012년 슬로시티 대학 설립을 계획하는 등 슬로시티운동에 전념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3일에는 교수의 퇴임강연이 열렸다. 한양대에서 열린 이날 강연회에는 중앙대 박양우 부총장, 인천관광공사 최재근 사장 등 업계인을 비롯해 대한제국 황손 이석 씨, 산악인 엄홍길 대장 등이 자리해 교수의 퇴임을 축하했다.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