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렬
호텔자바 이사 www.hoteljava.co.kr

이제 ‘윈-윈’과 ‘오픈마인드’라는 말은 일상화 돼 있다. 스티브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에서 처음 소개된 윈-윈은 이제 식상한 감마저 들지만, 처음 회자되기 시작할 때는 무릎을 탁 치게 할 만큼 참신한 용어였다. “그래, 비즈니스는 너도 좋고 나도 좋아야 서로 열심히 하는 거지!”

오픈마인드란 말은 누가 최초로 비즈니스용어로 사용했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마음을 먼저 열고 솔직하게 해볼 테니 함께 잘 해보자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두 용어는 각각 성격이 다른데, 윈-윈이 공생을 향한 결과 지향적이라면, 오픈마인드는 과정 혹은 자세를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오픈마인드가 꼭 사업 성과를 보장하는 자세인지는 확실치 않다. 혹자는 비밀결사처럼 내부결속력이 강한 것이 더 좋은 사업의 결과를 가져온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다.

필자에게 이런 일이 있었다. 어느 여행사에서 프로덕션북을 제작해 배포했다. 그 회사가 주력하는 상품이 사진과 함께 상세히 소개돼 있고 판매가격과 가이드라인 등을 포함한 책자였다. 신문에 난 배포 기사를 보고 궁금했다. ‘선도업체는 어떤 제품을 어떻게 팔까’ 그 회사에 전화를 했다. 처음 전화를 받은 사람은 친절했는데 이런, 전화를 넘겨받은 담당자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경쟁사에는 배포하지 않습니다!”

이 대답이 틀렸다고는 할 수 없다. 경쟁을 하는 회사에 자사 제품의 정보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영업비밀주의를 나름의 비즈니스 방법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의 성패는 나만 알고 있는 정보가 있다고 해서 결정되지는 않는다. IT 인프라가 이렇게 훌륭한 시대에 비밀 정보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설사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비밀로서 존재할 수 있는 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오히려 요즘 시대에는 공개된 정보를 얼마나 자기 것으로 만들어 내느냐가 신사업 창출에 더 중요해졌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은 네이버에 인수돼 성격이 달라졌지만 여행콘텐츠 사이트로 ‘윙버스’란 곳이 있다. 엄밀히 말해 이 사이트가 한 것은 잘 만들어진 블로그들을 자사 사이트 안에 링크해 모아놓은 것이다. 이미 공개된 정보를 독자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후 여기에 남들은 못할 것이라 본 엄청난 수작업을 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담은 사이트의 성공을 가져왔다. 다음의 한메일은 어떤가? 전자우편 서비스를 오픈한 것이 국내 최대 포털로 성공한 것 아닌가? 구글맵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엄청난 양의 정보를 담은 전 세계 지도를 그렇게 공개한다는 결정 자체를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했기에 성공을 한 것이다.

오픈마인드는 말은 쉽게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실천은 어렵다. 자기 것을 버리는 과정을 수반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즈니스 세계에 공짜는 없으니, 그것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와 같다. 통 크게 한 발 물러서서 더 많은 우군을 거느리고 그 우군과 함께 훨씬 더 큰 보복의 전진을 가져오는 방법이다. 오픈마인드의 자세야 말로 윈-윈을 성공할 수있는 핵심 전략이다. 단, 선도 업체가 먼저 보여줘야 하는 것이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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