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렬
호텔자바 이사 www.hoteljava.co.kr

여행업을 오래 한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일을 하면서 창업을 꿈꿨던 이들이 종종 있다. 실제로 조직을 박차고 나가 사업에 성공한 사람들도 꽤 많다고 한다. 전국 여행사 수가 1만개가 넘고 혹자는 이 숫자가 약국수보다 많다고도 하는데, 그만큼 진입장벽이 낮아 누구나 한번쯤 자기사업을 펼칠 수 있었다는 뜻일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이렇게 창업하겠다고 누가 나서면 열이면 열 다 뜯어말리고 싶다고 한다. 예전하고는 시장환경이 너무나 달라 마음만 가지고, 또 속된 말로 ‘몸으로 때우는 것’만으로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만큼 여행산업이 고도화됐고, 체계적으로 준비해 내실있게 경영하지 않으면 살아남기가 여의치 않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필자의 생각에도 좁은 의미의 여행산업 즉, 아웃바운드 여행사도 이제는 절대 만만히 볼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사무실에 책상과 컴퓨터 1대만 가지고 안면으로 영업하는 시대가 가고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해외정보가 넘쳐나고, 항공, 호텔, 패키지상품의 가격을 누구나 비교 조회할 수 있는 지금, 나만의 어떤 경쟁력을 가지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향후 생존 하려는 여행사는 다음 세 가지 중 한 가지는 갖춰야 할 것 같다.

첫째, 브랜드를 갖춘 여행사이다. 하나투어, 모두투어가 대표적이다. 마케팅이란 결국 소비자의 머릿속에 무엇을 남겨놓느냐는 인식의 싸움인데, 누구나 아는 브랜드를 갖춘 여행사라면 이미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가고 있는 곳들은 대형여행사들이고 이들은 기업 공개을 통해 자금 조달도 원활하고, 인적 구성과 시스템 등 리소스도 잘 갖추고 있다. 이런 곳들은 당연히 오래 살아남을 것이다.

둘째, 전문성을 갖춘 여행사다. 여행사의 전문성이란 특정 지역일 수도 있고, 여행의 테마일수도 있다. 남극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신발끈여행사나 트레킹 전문 여행사 혜초여행사 등을 들 수 있다. 전문성이란 그 분야의 오랜 경험과 네트워크가 쌓여 있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나 뛰어든다고 해서 쉽게 할 수 없다. 특히 거래처와 오랜 사업을 통해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경우가 많아서 후발주자들이 따라 잡기는 매우 힘들다.

셋째, 시스템을 갖춘 여행사다. 여기서의 시스템이란 홈페이지, 스마트폰 등의 IT 기반 시스템을 말한다. 여행산업은 IT의 특성과 장점을 매우 잘 활용할 수 있는 산업 중 하나이다. 좋은 콘텐츠, 편리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많은 회원, 적절한 IT 전략 등을 보유하고 실행할 수 있는 온라인시스템을 보유한 여행사라면 유망하다. 미국의 경우 여행산업의 50% 이상이 온라인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도 20% 대에 머물러 있으므로 시장 잠재력도 풍부하다.

하지만 이 세 가지 중에 한 개도 없다고 해서 비관할 필요는 없다. 한해를 시작하는 이 때, 현재 하고 있는 사업이 어떤 장단점을 갖고 있는지 되새겨보고 심기일전하자는 의미에서 세워본 가설일 뿐이니 말이다. 2011년은 모두가 건승하는 한해가 되길 기원한다.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