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은 저비용항공사(LCC) 약진의 해라고 칭해도 무방할 듯하다. 운영의 어려움으로 많은 LCC가 사라져 버린 과거와 달리 지금의 LCC업체들은 국제선 운영 노선 확대, 이용객 증가, 수익성 제고 등으로 새로운 도약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까지 LCC의 국내선과 국제선을 이용한 승객은 전체 국적항공사 이용객 3,500만명의 17%에 해당한다. 상대적으로 낮은 운임과 운항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개선됐고, 가격은 저렴하지만 서비스에서 불만이 없도록 신경 쓰면서 여행객의 호평이 늘어 새로운 수요가 계속 창출되는 모습이다. LCC들의 발전상을 짚어보고 남은 과제는 어떤 것이 있는지 짚어봤다. <편집자 주>




-국민 3명 중 1명 꼴로 이용…인식의 변화
-국제선 확대, 육성 지원, 수익성 개선 호재
-여행사 지원책은 구체적 계획 없어 아쉬움

■2010년 LCC 국내선 이용, 670만 예

지난해 1월부터 9월말까지 국내선에서 LCC를 이용한 승객은 516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47만명에 비해 48.4%나 급증했으며 아직 집계가 완료되지 않았으나 연말까지 이용객은 67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월의 경우 전체 국내선 여객 운송 실적에서 LCC의 국내선 점유율은 36% 수준이며 김포-제주 구간은 46.9%에 달한다.<표>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10년 11월 국내여객 수송량은 62만명으로 수송분담율(점유율)은 2009년 31.8%에서 36.5%로 상승했다. 이제 3명 중 1명은 LCC를 이용한다는 것인데 LCC들이 국내선에서 운항횟수를 늘리고 공급석을 증가시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토해양부가 인가한 동계기간(2010년10월31일~2011년3월26일) 국내선의 운항스케줄을 보면 LCC의 비중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동계 대비 주46회 감편된 주 900회를 운항하며, 공급석의 경우 주 7,465석이 감소된 주35만6,297석 규모로 운항할 예정이다. 반면 LCC의 경우 주24회 증편해 주577회를 운항할 예정이며, 공급석은 주19만1,534석을 운항할 예정이다. 에어부산(주7회), 이스타항공(주14회), 티웨이항공(주56회)의 증편으로 LCC의 국내선 비중은 운항횟수 기준 39.1%로 전년 동계 대비 2.2% 증가했다.

LCC의 발전은 올해가 더 기대되고 있다. 주요 국적사들의 국내선 제로컴 시행 때문이다. 현재 LCC(LCC) 측은 프로모션용 항공권 ‘PF티켓(Promotional Free Ticket)’을 제공하고 있는데 주요 항공사의 제로컴으로 그 효용성이 더 커져 여행사들의 LCC 선택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선에서 더욱 넓어진 영향력

국내선 외에도 LCC의 국제 노선 영역 확대가 큰 관심거리다. 제주항공이 2009년 10월 인천-방콕, 인천-오사카 등 3개 국제선 정기노선을 취항한데 이어 지난해 3월에는 김포-나고야, 김포-오사카 노선을 추가로 개설했다. 진에어도 2009년 12월 인천-방콕 노선 이후 2010년 4월 인천-괌 노선을 취항했고 에어부산 역시 지난해 3월 부산-후쿠오카 노선에 이어 4월에는 부산-오사카 노선취항을 시작했다.

이런 확장에 힘입어 국제선에서 지난해 10월까지 승객은 68만명이 LCC를 이용했으며, 분담율은 2009년 31.5%에서 35.2%로 증가했다. 국토해양부 측은 아직 국내 LCC의 국제선 점유율은 3% 수준에 불과하지만, 이는 2009년 0.75% 대비 4배 성장한 것이며 점차 국제선 취항이 증가하고 있어 동남아 노선 취항 이후 LCC의 수송분담율은 더욱 증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국제항공운수권 배분으로 LCC들은 동남아 정기여객노선 운항을 대폭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운수권 배분 이후 제주항공은 기존 인천-오사카 등 5개 노선을 주31회 운항하는 것에 더해 인천-홍콩 주3회(10월27일 취항), 인천-마닐라 주5회(11월24일 취항), 부산-세부 주2회(11월25일 취항) 등에 운항을 시작했다.

진에어는 기존 인천-방콕 등 2개 노선 주14회 운항에 더해 인천-클라크 주5회(10월26일 취항), 인천-마카오 주5회(11월29일 취항)을, 에어부산은 기존 부산-후쿠오카·오사카 등 2개 노선 주14회 외에 부산-세부 주6회(12월23일 취항) 운항을 개시했다. 또한 올해 상반기에도 제주항공이 청주-홍콩, 인천-나리타 등을, 진에어는 제주-상해 외에 일본 노선 강화를, 에어부산은 부산-타이베이 외에 일본 나리타, 히로시마, 나고야 등에 취항을 계획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인천-코타키나발루 노선에 주4회 운항 중이며 향후 일본, 동남아 등 정기편 노선 개설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LCC의 활동 영역 더 넓어질 듯

이익도 커졌다. 지난해 3분기의 영업이익을 보면 제주항공 49억, 진에어 68억, 에어부산 29억, 이스타항공 40억 등으로 나타났다. 수익 향상, 운수권 확대 및 이용객 선호도 상승 등의 호의적인 분위기에 더해 저비용항공 육성계획, 해외공항의 항공자유화 등으로 앞으로 LCC의 활동 영역은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인천시는 지난해 10월 저비용항공을 집중 육성할 방침을 밝히며 국내 LCC가 인천으로 본사를 옮길 경우 최고 3억원의 이전보조금을 주거나 해외 공동 마케팅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LCC 전용터미널 건설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국토해양부가 항공노선을 배분할 때 중국, 일본의 중소도시를 연결하는 정기노선을 개발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LCC들은 일본을 개척해 활로를 열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일본정부는 일본 내 여러 공항에 항공자유화협정을 체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가깝지만 상대적인 요금이 높아 수익이 좋은 만큼 LCC들은 적극적으로 일본 공항을 공략해 2010년의 활황세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여행사와 공존은 ‘불충분’

물론 LCC에도 보완해야할 부분은 남아있다. 이제 경쟁은 내부가 아닌 외국 LCC와도 이뤄지고 있는 만큼 올해의 추세를 계속 발전하기 위해서는 ▲여행사와의 협업 강화 ▲비수기 및 시장 불안 요소 발생 시 대처 능력 향상 ▲조종사와 정비사 등 전문인력의 관리 ▲외국 LCC와의 경쟁력 증진 ▲상용수요 확보 ▲안정적인 운영 ▲신규 노선 개발 등이 숙제로 꼽힌다.

특히 여행사와의 협업이나 지원책은 관심사다. 국적기의 시리즈좌석이 줄어들고 있는 시점에서 여행사는 OAL이나 LCC의 손을 잡고 부족 부분을 메우겠다는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LCC 역시 공통적으로는 정기편 취항 노선 확대, 틈새시장 진출, 수익의 극대화를 위해 노력이 필요한 만큼 여행사와의 파트너십이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LCC의 움직임은 구체적인 계획보다는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향후 여행사 지원 방안에 대해 제주항공은 “현재로서는 지금까지의 정책과 큰 틀의 변동사항은 없다”며 “다만 여행사와 관계를 꾸준히 유지하면서 상품구성 및 판매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에어부산은 “현재까지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상생 관계를 위해 여행사 우대프로그램 등을 통한 중소여행사와의 협력관계를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으며, 진에어도 특별한 계획은 없으나 향후 지원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기존 PSA중심의 영업에서 여행사와의 직접적인 B2B 영업망 확대, 에어텔 등 여행사와의 공동마케팅 추진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행사로서는 구체적 방안이 없어 아쉬울 따름이다.

그럼에도 LCC의 활약이 여행에 관심이 없던 수요를 이끌어내 시장 확대에 도움을 주고 있으며, 여행객의 선택권 증가, 대형항공사로 고착된 경쟁구도의 타파, 여행사의 다양한 상품 구성 등으로 전체 여행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따라서 활용 방법과 적극적인 협력 방안이 나온다면 더욱 큰 성장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LCC의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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