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화와 역사에 관심이 많은 K. 이번 여행에서는 메트로폴리탄 시티 도쿄에서의 즐거움을 누리면서도, 일본다운 볼거리를 감상하고 하루쯤 온천에서 휴식을 만끽하고 싶다. 도쿄도의 북쪽에 위치한 도치기현은 K의 여행 목적에 꼭 맞는 지역. 도쿄에서 JR 직통특급열차로 2시간 소요되는 세계유산 닛코에서 진정한 일본을 느끼고, 기누가와 온천에서 하룻밤 푸욱 쉬어 보는 알찬 1박2일 계획이다.


에도시대 테마파크 닛코 에도원더랜드

글=김영미 기자 star@traveltimes.co.kr
사진=Travie photorapher 김화준
취재협조=JR동일본 www.jresat.co.jp, 도치기현 www.pref.tochigi.jp

▶▶니샤이치지 탐방
수려한 자연, 유구한 역사, 전통 문화 3박자가 조화를 이루는 닛코는 에도시대부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관광지다. 닛코의 ‘니샤이치지’는 두 개의 신사와 하나의 절을 뜻하는 말로 닛코 도쇼구, 닛코산 린노지, 닛코 후타라산신사를 일컫는데, 199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돼 그 역사·문화적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K는 어깨를 이웃하고 몰려 있는 니샤이치지를 한꺼번에 관람하기로 한다.

▶▶닛코 도쇼구
닛코 도쇼구(東照宮)는 일본을 통일하고 에도막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사당으로 1617년 창건됐다. ‘일본 사원 건축의 백미’라 불리는 도쇼구는 35동의 건물에 국보 8점, 중요문화재 55점을 보유하고 있다. 조부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존경했던 에도막부의 3대 장군 도쿠가와 이에미쓰는 건축가, 조각가, 화가 등 일본 전역에서 이름난 1만5,000명의 장인을 모아 소박했던 사당을 호화로운 현재의 모습으로 재탄생시켰다.

높이 9m의 석조 도리이와 각층 지붕의 넓이가 똑같아 이색적인 오층목탑을 지나 도쇼구로 입장하면, 신의 말이 있었다는 마굿간 ‘신쿠샤’가 등장한다. K는 신쿠샤에 새겨진 인간의 일생을 비유하고 있는 원숭이 조각들을 유심히 살펴봤다. 그중 원숭이 세 마리가 각각 눈과 귀와 입을 가리고 ‘나쁜 것은 보지도 말하지도 듣지도 않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는 ‘산자루’는 도쇼구의 상징처럼 유명하다.

도쇼구의 하이라이트는 요메이몬(陽明文)이다. 높이 11m, 2층 구조의 요메이몬은 에도시대 초창기의 공예, 조각, 장식기술이 집약된 건축물로, 일본과 중국 양식이 혼재된 아름다움과 극도의 화려함을 선보인다. 중국 고사에 등장하는 인물 등 208개에 달하는 조각이 금색, 붉은색, 백색, 흑색, 녹색 등 총천연색으로 새겨져 있는데, 조각을 천천히 살펴본 K는 그 섬세함과 정교함에 혀를 내둘렀다.

요메이몬을 지나면 금박과 조각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본전이 나타나고, 본전의 우측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무덤으로 가는 문인 ‘사카시타몬’이 자리하고 있다. 사카시타몬 위쪽에 자그마하게 자리한 잠자는 고양이 ‘네무리네코’ 조각상 역시 도쇼구의 상징 중 하나. 도쇼구에는 지방 영주들이 기증한 수많은 등롱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어 당시 도쿠가와 가문의 권세를 확인케 한다. K는 그중 조선의 인조대왕이 이에메츠의 장남 출생을 기념해 친필과 함께 선물했다는 범종을 유심히 봤다.

▶▶닛코산 린노지
예부터 닛코는 깊은 산 속에서 은둔하며 수행하던 스님들이 즐겨 찾던 지역이었다. 닛코의 대표적인 사원 단지 ‘린노지(輪王寺)’는 766년 닛코산 종파의 시조인 쇼도 쇼닌이 창건한 시혼류사를 기원으로 하는 천태종 총본산 중 한 곳이다. 도쿄돔 7개 넓이에 달할 정도로 광대한 린노지 경내에는 15개 건물과 국보 22개, 중요문화재 315개, 국보와 중요문화재 100여 점이 전시된 박물관 등이 자리하고 있다. K는 린노지에서 가장 빼어난 볼거리인 삼불당(三佛堂)으로 향한다. 린노지의 대본당인 삼불당은 높이 8m에 달하는 닛코에서 가장 큰 건물로 천수관금, 아미타여래, 마두관세음 3개의 거대한 불상이 나란히 모셔져 있다. 본당 안쪽에는 불상, 회화 등 린노지 보물을 소장한 전시실과 일본식 정원이 들어서 있다.
홈페이지 www.rinnoji.or.jp

▶▶닛코 후타라산신사
닛코 도쇼구와 린노지 사이에 위치한 닛코 후타라산신사(二荒山神社)는 닛코 신앙의 시초이자 중심지다. 쇼도쇼닌이 767년 본관 신사를 세워 오늘에 이른 후타라산신사는 닛코산 내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기도 하다. 도쇼구에 비해 규모가 작고 소박하지만, 금박으로 장식된 본당, 검정 바탕에 알록달록 채색된 아름다운 외벽 장식, 일본의 국보인 두 개의 검 등이 볼 만하다. 그 밖에 많은 시설과 공예품들이 중요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홈페이지 www.futarasan.jp

▶▶기누가와 그랜드 호텔 유메노토키
K는 온천을 즐기며 호젓한 휴식을 취하기 위해 기누가와 온천마을에서 하룻밤 묵기로 했다. 에도시대 발견된 온천인 기누가와 온천마을은 3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온천 휴양지로, 닛코에서 열차로 40분 거리에 위치한다. 기누가와의 온천은 피부병, 신경통, 위장병 등에 효능이 있는 알칼리성 단순온천으로, 기누가와 계곡을 따라 수많은 온천호텔과 료칸이 자리하고 있어 숙박업소 선택의 폭이 넓다는 장점이 있다. K가 선택한 기누가와 그랜드 호텔은 아름다운 일본식 정원과 분위기 좋은 노천온천, 맛 좋은 온천요리를 자랑해 여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좋다. ‘꿈의 계절’을 뜻하는 ‘유메노토키’라는 이름처럼 포근한 휴식을 만끽할 수 있다. 화실, 양실, 화양실 등 다양한 형태의 룸과 노천온천, 가족이나 커플을 위해 마련된 독탕 등을 마련하고 있다.
홈페이지 www.kgh.co.jp



★K의 도치기 여행 미션!

▶닛코 명물‘유바’맛보기
유바(湯곸)는 두부를 끓였을 때 표면에 생긴 엷은 막을 걷어서 말린 것으로, 고기를 먹지 않는 스님들이 단백질 섭취를 위해 먹던 음식이다. 유바의 맛은 두부와 흡사하지만 좀더 부드러우며 담백하다. 유바요리는 유바덮밥, 유바우동, 유바아게 만쥬 등 다양한 형태로 선보이고 있으니, 닛코에 들렀다면 한번쯤 시도해 보자.

▶닛코 카나야호텔에서 차 마시기
1873년 오픈한 닛코카나야호텔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호텔이다. 초창기엔 외국인 전용호텔이었는데, 1922년엔 아인슈타인, 1937년엔 헬렌켈러가 방문하기도 했다. 지은 지 110여년이 넘은 앤티크한 호텔은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호텔 로비를 둘러보고 카페에서 차 한 잔을 마시면100년전으로돌아간듯한기분을느낄수있다.
홈페이지 www.kanayahotel.co.kp

▶기누가와역 앞에서 족욕하기
온천의 나라 일본에는 간단하게 족욕을 즐길 수 있는‘아시유’가 곳곳에 설치돼 있다. 기누가와역 앞에도 깔끔한 시설을 자랑하는 아시유 ‘기누타노유’가 자리하고 있어, 열차 시간을 기다리면서 피로를 풀기에 좋다. 수건은 미리 준비하는 게 좋으며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기누가와 다리 스탬프 찍기
굽이굽이 흘러내려 오는 기누가와 계곡에는 6개의 다리가 있다. 각각의 다리마다 스탬프가 구비돼 있는데, 이 스탬프를 모두 다 찍으면 행운을 가져다주는 작은 방울을 선물로 받을 수 있으니 여유가 된다면 하이킹을 겸해 스탬프 찍기에 도전해보자.


■Travie tip.
↘ 세계유산 순회 패스 도쿄 아사쿠사역-도부닛코역/ 기누가와 온천역 왕복열차 운임, 세계유산 순회버스 운임, 니샤이치지 공통권을 포함하는 패스. 요금 3,600엔, 유효기간 2일.
↘ 닛코 세계유산 순회버스 패스 하루 동안 무제한 버스 승차 가능. 도부닛코역 투어리스트센터 또는 JR닛코역 미도리노창구에서 판매한다. 요금 500엔.
↘ 니샤이치지 공통권 도쇼구, 후타라산신자, 린노지, 다이유인에 입장 가능한 1일권. 요금 1,000엔.
↘ 도쇼구의 사카시타몬과 오쿠샤는 니샤이치지 공통권으로 들어갈 수 없으므로 별도로 티켓을 끊어야 한다. 52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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