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해 kyonghae@commkorea.com
(주)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대표

요즘 중국에는 미국의 하버드대학보다 들어가기 힘들 정도로 인기가 높은 대학이 생겼다. 바로 맥도날드의 햄버거대학교(Hamburger University)인데, 상하이캠퍼스에서 8명을 모집하는데 1,000명의 지원자가 몰렸을 정도로 경쟁률도 치열하다. 햄버거대학교는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날드가 경영하는 사내 교육 기관으로서 1961년 미국 일리노이 오크 브룩에 세워졌다. 이제는 그 규모가 커져 영국, 독일, 호주, 일본뿐 아니라 남미의 브라질, 중국의 상하이에도 캠퍼스가 세워졌다. 연간 5,000명 이상의 맥도날드 직원들이 교육을 받고 있으며, 30여명 이상의 교내 거주 교수진이 총 22개 언어로 강의를 진행하는 이 대학은 맥도날드의 인재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맥도날드 외에도 GE나 모토로라 같은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도 이와 유사한 사내 교육 기관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교육 기관과 교육 과정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우선 자사의 인재 개발과 육성에 일차적인 목적이 있을 것이다. 한편 최근에는 이것만큼 중요한 가치로 부상한 목적이 있는데 바로 기업의 정체성(corporate identity) 확보와 그에 대한 전사적인 공유이다. 기업정체성은 내적으로 사내구성원들이 기업문화를 공유하는 부분도 있지만, 동시에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 일관되고 통일된 긍정적 이미지를 유지해나가기 위한 경영 요소이다. 기업의 관점에서 기업이 스스로를 바라보는 모습이 바로 기업의 정체성이고 거울을 통해 비춰지는 기업의 모습은 기업 이미지다. 이 거울은 다름 아닌 소비자다.

기업 정체성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소비자의 인식에 한 번 깊숙하게 박힌 후엔 다시 바꾸기가 매우 힘들다. 산업 성장과 발전이 중요하게 여겨지던 1990년대 초반까지는 중요한 기업 경영 요소로서 분류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시장 환경이 복잡해지고 경쟁 또한 점점 치열해지면서 기업 정체성이 소비자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커짐에 따라 가장 중요한 경영 요소로 자리매김 하게 된 것이다. 요즘처럼 경쟁 구도가 복잡한 시장 구조에서는 아무리 훌륭한 제품과 인재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없다면 소비자들은 기업을 외면한다. 따라서 기업의 정체성 확립과 함께 전사적인 공유를 위한 노력의 중요성은 모든 기업에 예외 없이 적용된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각 사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최초로 한국 프랜차이즈 대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은 ‘본죽’을 좋은 예로 들 수 있겠다. ‘본죽’은 경제와 사회, 환경 등 여러 부문에서 균형 잡힌 기업 활동성과를 바탕으로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와 정체성을 각인시켰고 그 결과 창립 8년 만에 가맹점을 1,250여 개 이상 개설할 수 있었다. 기업정체성은 당장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활동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인식과 이미지를 심어줘 기업의 존속성을 유지해준다.

우리 여행업계 또한 다각화된 전략을 통해 정체성을 확보·유지 시켜나가고 있는 기업들을 많이 볼 수 있게 됐다. 여행 산업은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으며 발전 가능성 또한 큰 산업인 만큼 이제는 규모적인 성장과 더불어 대내외적으로 기업 정체성을 수립하고 유지시키는 노력도 부지런히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우선 균형 있고 지속적인 직원 교육 및 인재 개발을 통해 다양한 인재 양성에 아낌없는 노력을 해야 하겠다. 또한 직원 간, 조직 간의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 기업 가치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자. 한편 사회적 공헌 활동에도 적극 참여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범 사례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적극적인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우리 회사가 어떤 가치를 소비자들과 함께 공유할 것인가를 명확히 전달한다면 우리 여행 업계에 대한 확고해진 소비자들의 신뢰와 지지를 시장 전체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상품 개발이나 기업의 수익 구조 개편, 홍보 및 마케팅 활동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이 함께 수반돼야 하겠지만 무형 자산의 필수 요소인 인재 개발과 기업과 정체성을 유지해나가는 것이 오랜 시간 동안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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