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중순을 지나면서 허니문 시장이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대형 웨딩박람회가 이미 종료됐거나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허니문 시장은 지역별로 성적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유럽·하와이·몰디브 등 장거리 허니문 목적지가 예년 수준이거나 다소 높은 실적을 보이는 한편 전통적 강세 지역인 태국, 발리, 필리핀 등 동남아는 아직 변변한 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지역에 따라 3월까지 허니문 예약이 이어지는 만큼 시장상황은 조금 더 지켜봐야 큰 그림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올 봄 허니문 기상도를 살펴봤다.



-‘HA효과’에 요금·스케줄 편리성 강조
-동남아 예상 밖 부진 … 대책마련 부심

■봄 시장 축소냐, 이변이냐

동남아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예상치 못한 허니문 모객 실적에 당황하고 있다. 여행사마다 그 편차는 다르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둡기만 하다. 이런 부진을 두고 허니문 업계에서는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허니문 시장의 추이를 파악할 통계가 없는 만큼 정확한 요인을 도출하긴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결혼객 감소 ▲허니문 개별여행 증가로 인한 패키지 형태의 여행객 감소 ▲국제 결혼 증가 등이 꼽힌다. 특히 해외여행 경험이 많은 젊은 커플들은 ‘항공+호텔’을 인터넷을 통해 예약한 뒤 떠나는 경우도 많다. 호주전문 투어쿡 정대혁 소장은 “워킹 홀리데이로 호주에서 거주하는 사람이 한 해 4만 명 이상”이라며 “이들은 허니문 여행지를 호주로 정할 경우 스스로 여행 일정을 잡고 허니문을 떠나는 경향이 많다”고 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혼인 수가 2007년을 정점으로 2009년까지 매년 감소했는데 이런 경향이 올해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또 전통적으로 봄 허니문 시장규모가 작은데 올해는 조금 더 심한 것뿐이라는 주장도 있다. 허니문여행사 관계자는 “1~2월에도 결혼하는 추세가 늘고 있고, (허니문여행사는) 봄 시장보다 가을 시장이 30% 크다”며 “통상 3월까지도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의 예약이 이어지기 때문에 섣부른 평가를 내리기 쉽지 않다”고 했다.

■태국·발리, 예상치 못한 부진

동남아 허니문 최대 시장인 태국과 발리 시장이 올해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대형 패키지여행사의 경우 푸켓, 발리의 모객이 전년 동기 대비 10~30%까지 줄어든 상황으로 원인분석과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 지역 허니문 상품의 실적이 저조한 것은 소비자의 기호뿐만 아니라 여행사 측에서도 판매를 꺼려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해 ▲태국은 타이항공의 국제선+국내선의 예상치 못한 높은 요금 ▲발리는 가을 허니문 시즌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의 얼리버드 정책으로 많은 여행사가 좌석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여행사들이 이 지역 판매에 대해 거부감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모 패키지 여행사 허니문 담당자는 “지난해 태국은 타이항공의 코사무이, 푸켓 경유편의 높은 요금, 발리는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의 시리즈 배분 지체 및 축소를 겪어 대리점들이 올 봄에는 아예 큰 관심을 두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발리의 경우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이 기종확대(A330→B747) 및 증편(월요일)을 실시해 실질적인 허니문 공급석은 2배 이상으로 늘었지만 시장은 이미 발리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분위기다.

이 두 지역의 부진에 대한 또 다른 의견이 있다. 동남아의 고급 풀빌라 허니문 상품은 하와이나 유럽 상품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몇 십만원 더 주고 장거리를 가자’는 분위기도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세인트레지스, 불가리 등 이른바 발리의 명품 풀빌라 허니문 상품은 250~300만원까지 판매되고, 태국 코사무이 W나 포시즌스 역시 상품가가 200~25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한편 하와이 상품은 200~300만원 대에 이르고 있어 요금은 비슷하다. 허니문 시장에서 ‘하와이안항공(HA)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장거리라는 특성 때문에 동남아가 상대적으로 열세를 보인다는 분석이다.

■돌풍의 핵 하와이,
조용하지만 강한 몰디브

하와이의 돌풍은 올해 봄까지 이어지고 있다. 주요 허니문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하와이의 가파른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은 2008년 11월18일부터 발효된 비자면제 프로그램으로 방문이 쉬워진 데다 다녀온 허니무너들의 입소문이 퍼지면서 지속되고 있다. 게다가 하와이안항공의 출현은 “불타오르는 시장에 기름을 부은 형국”(하나투어 허니문 담당자)으로 묘사되고 있다.

하와이안항공의 출현으로 저렴한 요금도 형성되고 있어 기존의 동남아 고가 상품도 하와이 쪽으로 옮아오기도 한다. 하와이안항공의 항공료는 80만원 수준으로 대한항공 최저가 수준인 100만원보다 20만원 저렴하다. 게다가 하와이안항공은 대리점에 판매 수수료까지 제공하고 있고, 오하우 이외 이웃섬까지 여행할 수 있는 강점을 갖고 있다. 이런 장점 때문에 하와이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고 실제로 여행사와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게 흘러가고 있다.

몰디브는 지난해 봄·가을 두 차례 대한항공이 전세기를 운항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받았지만 낙제점의 실적을 내 올 봄에는 전세기 운항이 좌절됐다. 그러나 몰디브 시장은 마니아 층을 중심으로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기존의 싱가포르항공, 에미레이트항공, 스리랑칸항공 이외에 말레이시아항공 등이 새로운 몰디브 요금을 출시하면서 여행사에서 다양한 몰디브 허니문 상품을 출시해 예년과 비슷하거나 높은 실적이 예상된다.

★허니문 시장 아직 진행중

여행사 관계자들은 예년보다 적은 허니문 여행객 덕에 예약시점이 빠른 지역도 2월 중순에도 충분히 예약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허니문 상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항공좌석이 아직 여유가 있기 때문. 하나투어·모두투어·롯데관광은 아시아나항공으로 2월24일부터 목·일요일 패턴, 3월27부터는 하나투어·모두투어·한진관광이 대한항공으로 목·일요일 패턴의 전세기를 운항할 예정으로 푸켓은 출발이 임박해도 좌석 확보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은 터키항공·핀에어·카타르항공·에미레이트항공·에티하드항공 등 다양한 경유항공편이 있고, 하와이의 경우에도 일본을 경유하는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일본항공 등의 좌석이 여유 있어 충분히 도전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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