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겸
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tourlab@jnu.ac.kr


중국관광시장의 성장세가 놀랍다. 중국관광시장 또한 지난 10년간 매년 18~20%의 꾸준한 성장해 왔으며, 최근 경제성장과 베이징 올림픽이후 해외여행이 자유화되면서 그 규모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2010년 중국 국내여행의 연인원은 21억 명으로 11% 상승하였고, 중국을 방문한 외래 관광객은 1.34억 명, 외화 수입은 450억 달러에 이른다. 해외로 관광을 떠난 여행객은 5,700만명으로 전년에 비해 20% 증가했다. 2011년에는 6,500만 명의 중국인들이 해외여행에 나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위안화가 평가 절상되고 구매력이 증대되면서 중국관광객들의 씀씀이도 늘어나고 있다. 2010년 중국 관광객들이 해외에서 쓴 돈이 480억 달러 정도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이 같은 거대 중국관광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소리 없는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 태국정부는 2011년부터 중국인 관광객 대상 15일 무비자 및 면세 제도를 실시할 예정이며, 말레이시아는 올해부터 300종의 명품상품에 대한 관세를 없앨 예정이다. 싱가포르는 마리나베이샌즈 리조트와 리조트월드 센토사를 오픈하며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중국관광객 유치에 관광산업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판단한 한국도 2012년 중국인 관광객 300만명을 유치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묘안을 짜고 있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관광객은 187만명으로 전년에 비해 39% 늘어난 수치이다. 300만명을 달성하려면 금년에도 약 35~40%의 성장률을 달성해야 가능하다. 거대 중국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은 저수지에 가득한 물을 끌어다 도시에 공급하는 것과 비슷하다.

첫째, 우선 크고 곧은 수로(水路)를 만들어야 한다. 즉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다. 비자발급 완화나 복수비자 발급 확대 등 제도적인 접근성과 항공노선과 같은 교통 접근성, 관광지와 관광상품에 대한 정보 접근성을 높여주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둘째, 물을 여과해 깨끗하게 정수하는 일련의 인프라처럼 관광인프라가 필요하다. 중국인들이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중·저가 호텔 등 숙박시설과 단체관광객 전문 대형식당, 쇼핑 인증제 도입 및 사후면세제도 확대 등을 통한 쇼핑관광 인프라가 필요하다

셋째, 저수지보다 멀리 그리고 높은 곳에 위치한 곳이라면 위해서는 수압(水壓)을 높여야 한다. 수압은 곧 매력성이다. 안전한(安), 가깝고(短), 저렴한(低) 한국여행의 장점을 살리고, 한류ㆍ공연예술ㆍ스포츠와 연계한 창조형 관광 콘텐츠, 체험형 콘텐츠로 승부해야 한다.

넷째, 보다 많은 저수지를 개발해 수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 관광시장의 다변화와 관광상품의 다각화가 필요하다. 중국시장은 하나가 아니다. 계층별, 도시별로 시장을 세분화하고 관광상품을 다양화해 선택의 폭을 넓혀야 한다.

마지막으로 차고 넘치는 곳이 없는지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국내 관광상품과 서비스의 품질관리, 중국인 관광객 불편사항인 언어소통, 안내표지판 해소 등도 시급하다. 덤핑 여행상품 판매 및 쇼핑 강요 여행사 관리를 강화해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저수지의 물을 공급하기 위해 수도꼭지만 쳐다봐서는 안된다. 복잡한 시스템을 설계하고 건설·관리할 창조적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일본 지진해일 피해 이후 중국관광객이 일본 대신 한국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 오히려 중국관광객시장을 확대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단순히 관광객수 확대뿐만 아니라 관광 체질 개선을 통한 질적 성장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부족한 숙박시설, 질 낮은 음식과 높은 언어장벽, 지금과 같은 저가 덤핑으로 얼룩진 시장구조를 혁신하지 않으면 중국관광객 유치전에서 한국관광이 설 땅은 없다. 관광객 몇 명을 더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관광객을 유치해 돈을 쓰고 가게 할 것인가를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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