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용수 박사
경기관광공사 마케팅본부장
ysoh54@hanmail.net

2011년 3월11일 16시26분, 센다이시 앞 바다에서 진도 9.0지진이 발생해 10m 이상의 쓰나미가 일본 동북부를 강타했다. 사상자가 4만 명, 재산피해는 GDP 1% 이상 하락할 것으로 보이나 얼마나 늘어날지 알 수 없다고 한다. 지진은 일본 역사상 강도가 최대이며 방사능은 악몽을 다시 보게 하고 있다.

미야기현을 비롯해 위쪽 이와테현과 아래쪽 후쿠시마현의 바닷가에 밀집돼 있는 도시와 산업시설이 집중 피해를 입었다. 미나미산리쿠에는 마을주민 1만 명 중 2,000명만이 생존이 확인되고, 관광지로 유명한 마츠시마의 여관은 폐허로 변하고 해안에는 200명 이상의 시체가 발견됐으며, 게센누마는 도시 전체가 불바다가 됐다. 또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세 원자로가 모두 폭발하고 방사선이 유출돼 도쿄 방면으로 날아가고 있다고 한다. 원폭의 참혹함을 아는 일본인은 공포의 도가니에 빠져있다.

“10m 높이의 쓰나미가 몰려옵니다. 지금 당장 고지대로 대피해야 합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엔도 미키는 지난 11일 강진에 이어 쓰나미가 마을을 덮치기 직전까지 마을 사무소에 남아 최후까지 마이크를 놓지 않고 대피방송을 했다. 주민을 구하고 자신을 버린 미키는 아직 생사가 확인되고 있지 않다.

도쿄 시민들도 지하철이 끊어져 집까지 몇 시간을 걸려 걸어갔고, 상점에는 식품들이 소진되고 공급되지 않는 혼란이 있었으나, 절도나 약탈은 없었고, 극한 상황이라도 관계자들의 지시나 유도에 따르고, 나만 살기보단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배려와 내 조직과 회사에 최선을 다하는 면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관광면에서 보자면, 일본관광객은 우리관광에 큰 도움을 주었다. 1973년에는 방한 외래객 중 70% 가까이가 일본인이었고, 작년에도 34%나 됐다. 특히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경제위기 때 방한 일본인들은 남대문, 동대문시장을 찾아와 실의에 찬 상인들에게 희망을 주었고 위기를 극복하는 데 일조했다. 무엇보다 불황에 허덕이던 관광업계에 호황의 전기를 마련해 주었다.

지금 일본 관광업계는 전문 인력 사상, 시설 파괴, 대형단체 취소 등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제 우리 관광업계가 일본을 돕고 양국 업계가 공생할 길을 찾을 때다.
첫째, 한 번 약속한 일은 반드시 지키자. 상황이 바뀌었다고 약정한 일을 파기하는 행위는 없어야 한다. 오히려 어려움이 있더라도 상대방의 입장에서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배려하자. 이바라키현 조소학원 수학여행단이 와중에도 울산 우신고와 교류회를 가졌다. 약속과 실천은 미래를 위한 투자다.

둘째,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사랑의 캠페인을 벌이자. 배용준, 박찬호 등 한류스타들과 스포츠맨들과 삼성, LG 등 기업이 줄이어 성금을 내고 있다. 호텔, 여행사 등 관광업계도 해당업종을 돕기 위한 모금 등 지원활동을 펼치자. 물이 필요하면 물을, 인력이 필요하면 해당 분야 인력도 보내주자. 진정한 업계 간 협력과 상생을 실천하자.

셋째, 직간접적 관계자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자. 트위터와 우편으로 실의에 빠진 그들에게 용기를 주자. 지자체와 단체, 학교도 자매결연 우호관계의 상대방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보내지만 우리 업계도 함께 희망을 인류애와 사랑을 담아 보내자. 일본인들은 작은 고마움을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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