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해
(주)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대표
kyonghae@commkorea.com

금융위기가 많이 사그라들었다고 할 즈음 구제역이 발발하고, 구제역이 사라지고 새봄이 오려나 했더니 일본에서 대지진 사태가 터졌다. 여행업계에선 본격적인 성수기가 시작되려나 했더니 악재가 터진 것이다. 때 아닌 어려움을 겪고 있는 2011년 봄이다.
모두들 어렵다고 하는 이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필자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몇 가지 이야기가 있다.
고 정주영 회장은 지금의 현대를 키운 한국 대표 기업인이다. 그는 본인이 높은 학력을 가진 것이 아니고, 자신보다 현명한 사람을 주위에 모으는 데 천재였다. 그래서 그는 성공했다.

미국의 뛰어난 사업가였던 철강 왕 앤드류 카네기의 묘비명은 이렇다. “여기 자신보다 현명한 사람을 주위에 모으는 기술을 알고 있었던 한 인간이 잠들다.” 카네기 자신이 노령에 접어들 무렵에 자신이 직접 준비했다는 이 묘비명은 중요한 인생의 가치를 가르쳐준다. 카네기는 원래 철강 관련 지식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전문가들을 잘 찾아내고, 그들이 일을 하도록 만드는 데 탁월한 능력을 지닌 사람이었다.

최근에 업무 때문에 한 주한 외국대사를 만났다. 그는 모든 일을 혼자 다 처리하고, 자질구레한 것까지 모든 일에 다 간섭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심지어 직원들에게 대사이름을 물으면 농이지만 ‘~주사(관공서 실무 작업하는 직급)’라는 별명으로 대사를 지칭하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모든 직원들은 대사의 입만 쳐다보게 되고,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업무를 하는 사람들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더불어 그들의 업무에서 창의적 생각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요즘 리더십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CEO의 자격에 말하고 지시하는 능력보다는 듣는 능력을 더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근래 UAE의 아부다비를 다녀왔다. 왕자와 장관 앞에서 프레젠테이션 할 기회를 가졌다. 그들은 진지하게 경청하는 한편, 중요한 부분은 다시 한 번 앞의 화면과 영상으로 되돌려 달라고 부탁했다. 경청과 함께 중요한 부분은 강조하고 되짚는 모습을 보고, 집중하면서도 선택하는 것이 그들의 모습이라는 것을 느끼게 됐다.

지도자 한 사람이 경청하는 사람인지 혹은 독단적인 사람인지에 따라 전체 공무원의 태도는 완전히 달라진다. 경청하면서 민주적 토론을 하는, 오픈 커뮤니케이션(Open Communication)형 지도자는 중요한 핵심만 잡아주면서 부하들이 많은 얘기를 하게 하는 지도자이다. 우리의 차기 대통령도 이런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최근 여행업계가 때 아닌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행업계 대표들이 유능한 사람을 모으는 능력을 갖추고, 그들이 자유롭게 제언하고, 일할 수 있는 여건과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어려운 업계 상황을 극복하면서 승리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꼭 염두에 두었으면 한다. 2011년 모두들 크게 번창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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