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필 jplim@cju.ac.kr
청주대학교 관광학부 교수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글로벌(global)’ 이라는 단어를 여러모로 자주 듣고 사용한다. 기업과 대학에서의 국제경쟁력강화와 글로벌 비젼(global vision)이라는 명제는 주된 핵심역량으로 강조되고 있다.

오늘날 세계화(globalization) 라는 무대에 요구되는 개념이 바로 ‘영어경쟁력’이고, 이제는 ‘영어의 중요성’을 새삼스럽게 강조한다는 자체가 어색하다. 학교에 있다 보니 요즈음 20대 대학생들을 보면, 어느 때보다 어려운 취업현실과 경쟁환경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안쓰러운 느낌이 들지만 소위 그들이 말하는 ‘스펙쌓기’ 에 있어 영어라는 존재는 하나의 ‘숙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수조차 전공과목의 영어강의를 하는 것을 요구받고, 학생들도 자유롭게 생각하고, 탐구하며, 많은 것을 한창 경험할 시기에 입학하면서부터 취업이라는 다음단계를 걱정하고 TOEIC, TOEFL과 같은 영어공인점수 획득을 위한 고민과 노력을 하고있다.

현재 4억명이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고, 과거부터 오늘날까지 세계를 주도하는 세력이 영어권 국가인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10억명이 훨씬 넘는 인구가 영어공부에 매달리고 있다고 한다. 이런 통계만 보더라도 국제공용어(international official language)로서 영어의 위상을 쉽게 이해할 수가 있다.

또한 영어로서의 의사소통능력이 원활한 사람이 많은 국가일수록 국제교류 및 통상의 확대가 용이하고, 경제성장도 빠르다는 연구결과를 보더라도 영어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서 영어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그런 원론적인 말이 아니다. 취업을 하고 승진을 하기 위해서 영어능력을 함양해야만 하는 현실적인 필요성을 인정할 때다. 특히 인적요소를 핵심자원으로 커뮤니케이션에 기반을 두며 서비스 상품을 생산, 판매하는 관광서비스기업의 입장에서는 펼쳐진 인·아웃바운드 시장과 글로벌 관광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영어는 중요하다.

여기에 다행인지 불행인지 혼란스럽지만, 남다른 교육열과 경쟁심리가 강한 우리는 매년 15조원이라는 영어사교육비를 지출해가며 영어에 몰입하고 있다. 그 중요성을 감안하자면 결코 아깝지 않은 투자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그 효용성과 결과이다. 평소 학생들에게 영어공부를 강조할 때마다 자주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같은 시간과 비용을 지출해가며 공부를 하더라도 의무감에 의한 비자발적인 학습보다 필요와 동기에 의한 반복된 학습은 그 성과가 훨씬 높다.

또한, 앞서 언급한 영어공인인증시험점수를 확보하기 위한 ‘시험영어(글자영어)’ 실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소리영어(영어로 듣고 말하기)의 현실도 직시하여 말 그대로 언어로서의 영어의 실용에 대해서 고민하고 균형있게 대비해야 할 것이다.

“학생때보다 오히려 직장에 와서 영어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 있다”는 어느 지인의 말은 영어에 대한 지금의 현실과 시대상을 잘 대변하는 것 같다. 중국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면서 중국어의 중요성이 부각 된다하더라도, 영어의 중요성은 한동안 유지될거라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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