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렬
호텔자바 이사
www.hoteljava.co.kr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익스피디아의 한국어 버전 오픈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다. 여행신문 4월25일자에 따르면, 익스피디아가 한글 홈페이지(www.expedia.co.kr)를 빠르면 5월 안에 오픈해 한국 시장에 직판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한다.

잘 알려진대로 익스피디아는 세계 최대의 온라인여행사다. 1996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여행사업부로 세워진 후 2001년 티켓마스터(TicketMaster)에 매각됐다가 현재는 Expedia Inc.로 독립해 나스닥에 상장돼(NASDAQ: EXPE) 있다. 2010년 기준 매출 3조7,000억원, 순이익 4,600억원, 종업원 8,900명에 이르며, ‘익스피디아닷컴’ 외에도 ‘호텔스닷컴’, ‘핫와이어닷컴’, 세계 최대의 여행포탈 ‘트립어드바이저’ 그리고 중국 제2의 온라인 여행사 ‘이롱(eLong.com)’ 등이 모두 익스피디아의 계열사이다.

익스피디아의 한국 시장 진출은 어찌 보면 늦은 감이 있다. 이미 작년부터 익스피디아의 최대 경쟁사인 ‘프라이스라인’ 계열의 ‘아고다’와 ‘부킹닷컴’이 한글 웹사이트를 오픈해 인터넷 광고 및 제휴비지니스를 하고 있고, 익스피디아 자회사 격인 호텔스닷컴이 이미 매우 공격적인 온라인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는 가운데, 본사격인 익스피디아가 가장 늦게 등장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자회사와 경쟁사를 통해 다각도로 한국 시장의 가능성을 ‘간보기(?)’한 끝에 링에 올라왔다고나 할까?

익스피디아의 등장이 한국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이 회사 서비스의 특징이 ▲온라인 ▲자유여행(FIT) ▲월드와이드 ▲실시간예약 ▲원스톱서비스(항공, 호텔, 렌트카, 투어 등) 등인데 이는 국내 거의 모든 여행 시장에 전방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물론 인센티브, 허니문, 상용 시장처럼 맞춤식 서비스(Customized service)보다는 FIT·레저 시장에 대한 영향이 훨씬 클 것이라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베일을 벗어봐야 알겠지만 항공예약 서비스가 포함돼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시장 파급력에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현재 서비스 중인 일본 시장처럼 항공+호텔일 경우는 인터파크, 웹투어, 투어익스프레스 등과 경쟁을 하며, 특히 미주 쪽 항공, 호텔 시장의 잠식이 예상된다. 하지만 인천 출발 항공요금에 대한 경쟁력을 감안했을 때 항공을 뺀 호텔 위주의 서비스로 시작하는 경우에는 국내에서 운영 중인 B2C 타깃의 호텔 예약 업체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시장은 자본력에 의해 판가름 난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런데 세계 최대의 포털서비스 업체 구글이 한국 시장 전체 웹사이트 순위 20위에 머무르고 있는 사실은 이 정설을 무색하게 한다. 넥스투어를 통해 한국에 진출했던 트래블로시티의 실패에서 보듯 익스피디아라고 해서 한국시장의 성공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세계 최대 여행사의 서비스에 응전해 우리나라의 서비스가 얼마나 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가 관건일 것이다. 이 현명한 응전은 고객에게는 더 좋은 서비스를, 살아남은 여행사에게는 역으로 해외시장 진출의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자,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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