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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리아나광광청이 촬영을 지원한 시트콤 <몽땅내사랑>/ 마리아나관광청 2 PPL마케팅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서호주관광청이 <남자의 자격>팀의 서호주 촬영을 도왔다/ 서호주관광청 3 모두투어는 <시티헌터> <미스리플리>등 10여개의 작품을 자회사 투어엔터테인먼트를 활용해 협찬했다/ 모두투어 4 <아테나 : 전쟁의 여신>은 이탈리아관광청, 뉴질랜드관광청, 하나투어 등이 협찬을 했다/ 이탈리아관광청 5 영화 <김종욱찾기>를 협찬한 디디투어는 자사의 이름과 사무실이 그대로 노출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였다/ CJ엔터테인먼트


호주 멜버른 여행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미사거리’를 다녀간다. ‘미·사’는 2005년 방영됐던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줄임말로 주인공이었던 소지섭과 임수정이 처음 만난 장소다. 타이완 지우펀 역시 드라마 <온에어>에 노출이 된 이후로 몇 년이 흐른 지금까지 상품 판매에 활용되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 상영됐던 영화 <김종욱 찾기>에서 주인공 공유는 “나 디디투어 점장이야”라는 거침없는 명대사를 날리기도 했다. 이처럼 드라마·영화를 통해 여행지나 업체가 노출될 경우 오래도록 효과를 낼 수 있는지라, 여행업계도 수 년전부터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적극적인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예전에는 시청율이 높은 ‘대박 드라마’가 아니면 투자가 힘들었지만, 지금은 드라마 상품 출시 등으로 수익을 보전할 수 있어 협찬사는 드라마 선택의 부담을 덜었다. 지난해 방송법이 개정되면서 간접광고 허용 범위가 넓어진 것도 큰 변화다. 제작사와 손을 잡은 여행사 및 관광청의 사례를 통해 PPL(Product Placement)마케팅의 현 주소를 짚었다. <편집자 주>

-연예인 초상권 문제로 제약도 많아
-드라마·영화 활용 상품에 기대 걸어

■브랜드는 전파를 타고 흐른다

여행사의 협찬으로 이번달 전파를 타고 있는 작품은 모두투어가 지원한 드라마 <시티헌터>, <미스리플리>와 노랑풍선이 지원한 <신기생뎐> 등이 있다. 지난해 연말에는 하나투어가 <아테나>, 모두투어가 <도망자>를 각각 후원하면서 양사의 경쟁 구도가 형성되기도 했다. 또한 오는 19일까지 방영되는 ‘남자 그리고 배낭여행’이라는 테마의 <남자의 자격>이 서호주에서 총 4회분을 촬영해 서호주관광청이 현지 촬영을 도왔다. 서호주관광청 김연경 이사는 “TV프로그램에 지역이 조명되면 황금 시간대에 직접 광고가 나가는 것 이상의 효과가 있다”며 “관광청은 여행지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제작진은 관광청을 통해 재정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현지에서 촬영허가를 받는 데 도움을 받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여행업계의 협찬 방식은 항공과 호텔 등의 현지 촬영 지원, 제작비 지원으로 크게 나뉜다. 협찬사는 투자를 하는 명목으로 방송이 끝난 후 자막으로 업체의 로고를 노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디디투어는 영화 <김종욱 찾기>의 시나리오가 여행사를 배경으로 한 덕분에 자사의 사무실과 회사명을 여과없이 그대로 홍보할 수 있었다. 디디투어 장훈희 차장은 “영화 개봉이 끝난 후에도 케이블이나 지상파 특집 영화로 방송이 되면 꾸준히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고객들에게 회사를 설명할 때도 영화에 나왔던 실제 여행사라고 이야기하면 상품을 판매하는 데 훨씬 용이하다”고 말했다.

■까다로운 활용… 홍보효과 글쎄

그러나 어느 지원 방식을 택하든 홍보 효과가 큰 업체의 실명을 그대로 노출하고자 할 때는 이미 지원을 했더라도 별도의 지원금을 더 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직접 노출시에는 방송광고공사와의 추가적인 조율이 필요해 사무실이나 업체명을 작품 내에 그대로 노출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모두투어는 지난해 <도망자> 협찬 당시 마지막회 촬영분에 자사 사무실을 등장시켰지만, <시티투어> 협찬에서는 ‘모두택배, M투어’ 등의 이름으로 회사가 간접 노출되는 데 만족하고 있다.

또한 작품이 끝난 후 작품 속 등장인물인 ‘연예인’을 활용하는 데도 제약이 있다. 주인공 사진을 활용하면 홍보에 효율적이지만, 작품과 별개로 연예인의 초상권 문제가 얽혀 있어 이중 허락을 받아야 하는 탓이다. 지난해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협찬했던 한 관광청은 현지에서 연예인의 촬영사진 조차 찍을 수 없었다. 소위 단물만 빼먹고 홍보에는 뒷전인 제작사가 많기 때문에 섣부르게 지원에 나섰다가는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할 수도 있음이다.

■대박 아니면 쪽박은 옛말

PPL마케팅에 적극적인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여러 가지 홍보 걸림돌 속에서도 꾸준히 드라마·영화 마케팅에 뛰어드는 이유로 브랜드 홍보를 능가하는 ‘알파’가 있기 때문이라 입을 모았다. 관광청의 경우 드라마나 영화가 잘 될 경우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고, 여행사는 여행지 홍보에 힘입어 관련 상품을 활발히 개발할 수 있다.

하나투어 김태욱 과장은 “여행사가 상품 페이지에 직접적으로 주인공 사진을 활용하는 데는 제약이 있다”면서도 “지난해 아테나 해외 현지 촬영지를 방문하는 드라마 따라잡기 상품을 출시하고 관련 이벤트를 벌이며 또다른 홍보 도구로 이용했다”고 말했다.

특히 인바운드를 함께 하는 여행사는 외국인이 드라마 촬영지를 방문하는 상품을 개발해 인바운드 창출효과를 누리고 있었다. 모두투어 남수현 차장은 “예전에는 대박 아니면 쪽박 이런 식이었지만 이제는 굳이 대박이 나지 않더라도 부대효과를 노리고 투자를 하는 경향이 있다”며 “<도망자> 촬영 당시 아예 촬영장 투어를 만들었고 현재 방영중인 <시티투어>도 추후 주인공과 외국인 관광객이 만나는 한류 상품으로 활용할 계획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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