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인
노매드 미디어&트래블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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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초에 ‘사장의 본심’이라는 책이 나온다. 본 코너에서도 몇 편을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사장의 본심을 엿본 후 사장과 직원이 서로 잘 지내보자는 것이 이 책의 취지다. 그러니까, “당신 정말 일 잘해” 라고 칭찬하는 사장의 본심에 대하여, “그래, 잘 쉬는 직원이 일도 잘하지”라며 휴가계에 시원하게 결재하는 사장의 본심에 대하여 나의 경험과 주변 사장님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한 권의 책을 만든 것이다.

책이 나오기 전에 독자 반응을 볼 요량으로, 필자의 사이트에 몇 편을 소개했는데 그 글을 읽은 사장님들은 너무나 공감한다고 박수를 보냈고, 많은 직원분들은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다고 긍정의 반응을 보였으며, 일부의 사람들은 너무 사장 위주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반론도 있었다. 특히 ‘사장의 본심’ 말고 ‘직원의 본심’이라는 책도 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열혈직원도 많았는데 ‘열라빠른 늑대’라는 아이디의 독자가 쓴 글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사장님을 포함한 윗분들께 바라는 것!’ 이라는 제목의 글은, 오히려 필자의 글보다 더 많은 격려와 지지를 받았는데 직원의 입장에서, 직원의 입으로 아주 속시원한 말을 해주었다는 것이 지지의 내용이었다. 그 글을 원문 그대로 이 칼럼에 소개한다.

■제목 : 사장님을 포함한 윗분들께 바라는 것!
1. 명확한 업무 지시
비전이든 안드로메다에서 번뜩 날아오는 감이든 그게 뭐가 되었든 필feel을 받아 새로운 업무를 진행하려고 한다면 일단 머릿속에서 정리라도 좀 하고 오세요! 중언부언, 갈팡질팡, 시작에서 1cm 흔들리면 말단은 10m씩 널을 뛰어야 한다는 것 늘 명심하시고!!

2. 불필요한 서류 요구
한국 사람끼리 일하는 거잖아요? 그리고 그 자리까지 가셨으면 최소한 어느 정도의 이해력과 상상력은 지녔을 거라고 아랫사람들은 철석같이 믿고 있는데 왜 말로 해서 이해하고 넘어갈 걸, 형식적인 서류를 요구하나요?
“전 분기 대비하여 25퍼센트 실적이 줄었습니다. 원인은 카다피, 그 독재자가 자국에 불을 지른 통에 그 불똥이 국제적으로 튀어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가 조만간 대기권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리 보고하면 알아들어야지, 왜 그걸 이해하지 못하고 도표로, 폰트 크기 14에, 맑은 고딕으로, 여백은 좌우 2cm에 맞춰서 만들라고 하나요? 그거 만드는 시간에 불난 동네 아닌 옆 동네 가서 물건 팔 궁리를 하는 게 더 효율적인 거 아닐까요?

3. 우선순위는 정하고 업무 지시하기
“바쁘다, 바빠”를 입에 달고 사는 것이 샐러리맨들입니다. 그 바쁜 이유가 한 번에 몰아서 지시하면서도 우선순위를 가려주지 않는 윗사람들의 아주 나쁜 업무지시 습성 때문이라는 것을 아세요?
다 중요한 업무고, 납기는 빠를수록 좋겠지만 당신의 직원은 분신술을 쓰는 손오공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전적으로 직원에게 우선순위 선정을 믿고 맡겨주는 윗사람은 본 적이 없죠. 암묵적으로는 “네가 알아서 해라”라고 하면서도 뭔가 꼬이는 그 순간 “내가 언제 그렇게 지시했어? 그게 제일 급하니 세상 무너져도 그것부터 끝내라고 했잖아!!”라고 말하는 일이 일상다반사입니다. 그러니 업무 지시할 때 먼저 잘 생각하고 순서 잘 세워서 던져주세요. 그럼 날밤을 새우는 순간에도 이는 덜 갈 것입니다.

4. 절대 식언하지 말 것
뭐니뭐니해도 윗사람들이 지켜야 할 단 한 가지 지침만 꼽자면 식언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어, 난 몰랐어”, “그때 내가 그랬나?”, “내가 언제 그랬어?” 이러는 순간 그 직원은 당신을 플라나리아나 해구, 바닥을 기어 다니는 편모충보다도 못하게 느끼기 시작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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