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는 기업들의 존재 가치가 이윤추구가 전부라는 시각이 있었다. 그러나 수익 목적만이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비경제적 목적까지 포함하는 개념이 대두되고 있다. 다른 업계와 마찬가지로 여행업계도 많은 기업들은 이윤 중 일부를 다양한 형태로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이로써 기업의 윤리적 가치가 재평가 되고, 긍정적 이미지를 가져오는 만큼 여러 모로 의미 있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여행업계가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위치에 올라온 만큼 이러한 사회적 환원에 적극 나서야 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규모가 크고 활발한 기부나 봉사활동을 해온 항공업계와 달리 여행업계의 움직임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이에 여행신문은 사회공헌활동에 적극적인 업체의 사례를 파악하고, 다른 업체들에게는 참고가 될 수 있도록 상반기에 있었던 여행업계 사회환원활동을 금전, 물품, 봉사활동 등으로 분류해 알아봤다. <편집자 주>

-기부활동, 대형여행사 위주로 편중돼
-연말 이벤트성 기부 대신 꾸준해져야



■상반기 중 금전적 환원 ‘미미해’

올해 상반기 여행업계의 금전적 기부내역을 보면 직접적인 후원보다는 명성 있는 기관이나 단체를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은 금액이 크지 않으나 향후 확대도 예상되는 만큼 주목된다. 모두투어의 경우 지난 5월7일 청계천 소라조형물 옆에서 다문화가정 나눔 행사를 위한 모금활동을 펼쳤다. ‘사랑의 자선냄비’를 통한 모금활동도 함께 진행했고 모금활동을 통해 모은 금액과 자체기금 등 총 100만원의 성금을 기부했다. 또한 모두투어는 연말연시에만 초점이 맞춰지는 이벤트성보다는 꾸준한 기부를 위해 직원들의 건의로 시작된 ‘급여 우수리제도’를 시행하고 매월 급여의 잔돈을 유니세프에 기금으로 전달, 지난해에는 한 해 동안 600만원 가량의 금액을 기부한 바 있다. 아울러 창립일마다 창립기념 상품 판매 시 모두투어 수익금 중 1,000원씩을 적립해 사회복지시설 아이들의 여행비용을 지원 중이다.

노랑풍선은 지난 1월3일부터 31일 사이에 노랑풍선 고객이 ‘사랑의 밥차’ 응원 댓글을 달 때마다 100원씩 후원금을 적립해 총 100만원의 기부를 했다. 사랑의 밥차란 장애인 보호시설, 보육원, 노인 보호시설 등의 소외계층을 찾아가 요리를 만들어주고 공연도 펼치는 행사다. 또한 사랑의 밥차 출동이벤트에 댓글을 단 사람들 중 10명을 선정해 안마봉, 아름다운커피 드립백세트를 증정했다.

■애물단지가 보물단지로…물품기부

별다른 흠이 없음에도 활용도가 떨어지는 물품의 경우 필요한 이들에게는 소중하게 쓰일 수 있는 만큼 물품 전달을 통한 기부활동도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다만 중고물품의 경우 전달받는 입장에서 저항감이 클 수 있기에 선별작업이 필요하며, 경우에 따라 생필품 등의 직접 도움이 되는 물품 전달의 필요성이 나타나 변화도 요구되는 모습이다.

2006년 이후 아름다운 가게를 정식 후원하고 있는 레드캡투어는 상반기에도 903점의 각종 의류, 생활 잡화 등을 기부했다. 또한 지난 1월23일 아름다운 가게의 ‘나눔 보따리 배달 천사’ 자원 봉사활동에 참가해 종로구 독거노인 30여 가구에 쌀과 생필품을 전달했다. 레드캡투어 임직원은 3명이 한 조를 이뤄 직접 가정을 방문하고 샴푸, 비누, 수건, 밀가루 등 생필품이 든 보따리를 전달했다.

디디투어 역시 지난 3월 전 직원 생활용품을 기증받아 아름다운 가게 매장에서 판매했으며, 총 300만원의 수익금은 소외계층 사회 복지금으로 기부했다. 디디투어는 “매년 창사 기념일 즈음해 디디투어 및 전 계열사가 아름다운 가게에 물품을 기증 후 일일 판매 행사를 벌이고 있다”며 “판매된 수익금 전액은 소외된 이웃을 위해 전액 기부되며, 앞으로 다른 루트의 사회환원 활동이나 봉사활동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모두투어는 5월 해외여행 출발 고객들을 대상으로 가정의 달 맞이 ‘사랑나눔’ 행사를 진행했다. 여행 출발을 위한 인천공항 미팅 시에 옷, 학용품, 장난감 등 각종 물품을 가져와 기증하면 해당물품을 캄보디아, 발리 등 세계 각지의 고아원에 모두투어가 대신 전달했다.

■비교적 활발한 봉사활동

봉사활동은 기부나 물품전달에 비해 비교적 활발한 활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외계층이나 다문화가정에 대한 관심은 꾸준한 모습이며, 자사 수요와 연계한 마케팅의 일환으로도 이어지고 있어 일석이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나투어의 경우 사회공헌사업은 크게 ‘하나투어 희망여행 프로젝트’, ‘투어챌린저&꿈나무 인재양성’, ‘임직원 희망봉사단’ 3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희망봉사단의 경우 국제구호단체 굿네이버스 및 전국지역아동센터 결연을 통해 소외 아동·청소년 대상으로 문화체험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희망여행 프로젝트는 소외된 이웃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하나투어 측은 “업계 최초로 사회공헌전담부서(CSR팀)를 설치해 수익의 일정 부분을 적립해 다양한 사회공헌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며 “여행의 특성을 살린 사회공헌사업을 전개해가며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키우고 희망과 꿈을 나누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내일여행은 주요 이용객인 청년층 후원사업을 통해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투어호스트’ 프로그램은 전국 대학생들에게 마케팅활동 체험 및 해외 탐방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며, 생생특파원은 개별여행에 도전하는 젊은이들에게 글로벌 탐방의 기회를 제공하는 여행 장학 프로그램이다. 내일여행 측은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열정을 지닌 젊은이들에게 다양한 도전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전했다.

■더 많은 사회환원 이뤄져야

다만 이러한 활동은 기업의 수익규모가 큰 업체들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만큼 아직은 상위권에 속하는 업체들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대부분의 업체는 사회환원활동 관련 질의에 대해 ‘진행 중인 내용이 없다’거나 ‘계획은 있으나 시행은 미정’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또한 시기적으로 연말에만 집중되는 문제도 확인됐다. A기업의 경우 지난해 1년 간 기부한 금액이 수억 원에 달하나 올해는 상반기에 수십만원만 했다고 밝혀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기부활동을 점수로 매기거나 낮다고 해서 나쁘게 평가할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시민의식이 성숙된 지금의 소비자들은 사회에 이윤을 환원하는 기업에 호감을 갖고,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하는 기업에는 반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은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소비자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것이 곧 기업 자신을 위하는 일이기도 하다는 목소리가 여행업계 내에서도 높아지면서 향후 기부나 봉사문화의 개선도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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