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태국 지정항공사 폐지로 하늘길이 완전히 자유화 되면서 여러 항공사들이 한국-태국 노선에 취항을 선언했다. 항공사의 취항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하루에 최대 10개 항공사가 인천-방콕 노선을 운항하게 된다. 아직 본격적인 겨울 시장이 3달 정도 남은 상황이어서 신규항공사 취항의 영향을 예단할 수 없지만 업계에서는 대체로 공급 포화를 우려하고 있다. 이번 동절기에 예상되는 방콕 시장과 항공사들의 취항계획을 4개의 질문을 통해 알아봤다.<편집자 주>

-이스타항공·티웨이항공·써니항공 취항 계획
-‘태국 가이드 사태’ 초래될까 벌써부터 우려
-“대형항공사와 저가항공사 소비자 나뉠 것”



공급증가, 시장의 요구는 있는 것일까?

●신규 취항에 가장 먼저 나선 항공사는 이스타항공이다. 8월 초, 일찌감치 10월8일부터 인천-방콕을 주4회 취항을 확정하고 판매에 나섰다. 신생 항공사인 티웨이항공도 방콕을 첫 국제선 취항지로 정했다. 티웨이항공은 인천-방콕 노선을 올해 안에 주 4회로 취항하겠다고 밝혔다. 태국 국적 항공사인 써니항공도 9월 말을 목표로 취항 준비에 한창이다. 써니항공 한국 GSA인 윈팩홀딩스는 9월 말부터 인천-방콕 노선에 주3회 운항하겠다는 계획을 지난 17일 밝혔다.
이처럼 방콕 노선에 데뷔하겠다는 항공사들이 늘면서 ‘과연 시장의 요구가 있는 것’이냐는 우려 섞인 질문이 나오고 있다. 이미 대한항공(하루 3회), 타이항공(하루 4회), 아시아나항공(하루 2회), 제주항공, 진에어, 비지니스항공이 하루 최대 2회까지 운항하고 있어서 공급과잉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겨울은 동남아 시장의 최성수기이고, 올해 여름 공급 과잉 우려 속에서도 필리핀 세부 시장이 호황을 누렸듯이 방콕 시장도 호황을 누릴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신규 항공사 봇물, OX도 뜰까?

●무한 경쟁에 접어들 것으로 보이는 방콕 시장에 오리엔트타이항공이 이번 겨울에도 운항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써니항공이 취항 계획을 밝혔고, 조만간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아직까지 겨울 운항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오리엔트타의 운항여부가 이번 겨울 방콕 항공시장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오리엔트타이항공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겨울에 다시 운항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번 여름 하나투어·모두투어가 하드블록 판매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한 상황에서도 운항을 강행했던 것은 ‘하나투어·모두투어’ 없이도 운항할 수 있다는 강한 의지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또 매 겨울마다 PSA들이 오리엔트타이항공 좌석을 주요 수입원으로 이용했기 때문에 겨울 재운항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써니항공은 다른 저가항공보다 더 낮은 요금을 출시하겠다고 해 향후 인천-방콕을 운항하는 항공사들의 요금 정책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관심꺼리다.
9월말부터 인천-방콕 노선에 주3회 취항하겠다고 밝힌 써니항공 측은 ‘저가보다 더 낮은 저가’를 표방하겠다고 했다. 어차피 인천-방콕 노선은 공급이 넘치기 때문에 같은 기간에 운항하는 인천-푸켓에서 수익을 챙기겠다는 복안이다. 윈팩홀딩스 서영호 대표는 “운항하고 6개월까지는 성수기 기준으로 다른 저가항공사보다도 상당히 경쟁력 있는 요금을 내겠다”며 “탑승률과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이해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오리엔트타이항공 GSA를 했었던 만큼 항공기 좌석당 원가 계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신들의 요금에 맞추기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급증가 ‘파이’ 확대로 이어질까?

●7월21일, 8월2일 각각 하나투어, 모두투어 행사를 담당하는 가이드들이 단체행동에 들어갔다. 8월18일 현재 봉합된 분위기지만 다른 가이드, 다른 여행사로 확산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 같은 가이드 단체행동을 부른 가장 큰 원인으로는 초저가, 소셜커머스 상품이 꼽힌다. 또 이같은 요금이 나올 수 있는 이유는 여행사가 가지고 있는 ‘하드블록’ 좌석 탓이 크다. 하나투어·모두투어는 비지니스항공, 오리엔트타이항공 등이 포함된 방콕·파타야 상품을 소셜커머스로 각각 34만9,000원, 33만9,000원 상품을 출시했다. 하드블록을 소진하기 위해 항공료 수준으로 여행상품가격을 낸 것이지만, 소셜커머스 소비자들은 일반적으로 쇼핑이나 옵션에 인색해 현지에서 수익을 찾기 어려웠다. 이는 하드블록으로 운항될 신규항공사 투입에 우려의 시선이 나오는 이유다.
가이드의 보이콧 가능성도 문제지만 다른 시장의 수요가 흡수된다는 부작용도 지적된다. 동남아 전체 시장이 성장하는 게 아니라 동남아의 다른 시장 수요를 뺏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7월말, 모두투어가 오리엔트타이항공으로 33만9,000원 상품을 출시하기 전날 판매한 롯데관광이 44만9,000원짜리 마닐라 상품을 예약했던 소비자들이 방콕·파타야 상품으로 옮겨간 동향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를 두고 한 관계자는 “물론 여행객의 취향에 따라 소비자들이 움직이는 것이지만, 하드블록 소진을 위해 초저가 상품을 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게 아니라 다른 지역 소비자를 뺏어가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한계를 지적했다.

항공사를 ‘선택’하는 시대가 올까?

●최근 인천-방콕 노선을 취항한다고 나선 곳은 모두 저가항공사이다. 이 항공사들은 단순 왕복 판매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좌석 판매도 여행상품에 맞춰 3박5일, 4박6일 같이 패턴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개별항공권 판매는 쉽지 않다.
따라서 홈페이지를 통한 개별항공권 판매, 한국 경유 판매, 태국 인바운드 판매가 가능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타이항공은 경쟁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저가항공사에 비해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번 겨울에 풀서비스항공사(Full Service Carrier)와 저가항공사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현저히 드러나는 시기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대형항공사와 저가항공사를 선호하는 수요가 명확하게 갈리는 해가 될 것”이라며 “오히려 여행사에서도 하드블록의 부담보다는 시리즈블록으로 판매해 수익을 챙기는 것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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