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좌석 확보, 예측 불허의 수요는 약점
-“유럽 상품 하나 팔고 20만원 이상 남긴다”

여행인들은 패키지를 일컬어 종종 ‘빛 좋은 개살구’라 말한다. 일반적으로 패키지 상품은 볼륨이 크기 때문에 겉만 보면 실적이 좋은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 보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하드블록 소진을 위해 억지로 상품가 낮추기, 현지 옵션투어·쇼핑으로 인한 고객 불만 처리 등 상품을 판매하기 전부터 후까지 마음 편할 날이 없다. 많은 패키지사들이 이미 대세가 돼버린 ‘개별자유여행(이하 FIT, Free Independent Tourism)’을 쫓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유다.

그렇다고 하여 패키지라는 커다란 몸집을 완벽한 FIT형으로 갑자기 바꿀 수는 없다. 패키지라는 틀을 유지하면서 FIT팀을 강화해 꾸려갈 수는 없을까. FIT팀을 별도로 꾸리고 있는 5개 패키지사들은 예년 대비 성수기 성장률을 보여주며 “답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들의 올해 7·8월 성수기 예년 대비 성장률은 평균 20~25%. 심지어 45%에 달하는 여행사도 있다. 이에 대표 5개 패키지사의 FIT팀 관계자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가상 토론회를 열었다. <편집자주>


■상담 도중 상품가가 2배 이상으로

기자 : FIT가 대세라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누구나 한다고 하여 무조건 뛰어들 순 없지 않나. FIT팀 육성이 실제 회사에 이익이 된다고 보나.

참좋은여행 : 사실 담당자인 나조차도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수익이 분명히 난다. 7월에는 하루 100명을 모객한 적도 있다. 대형 여행사에 비할 순 없겠지만 7·8월 수익만 약 3억원을 넘는다. 패키지 유럽 상품이 8만원에서 시작하는데 FIT 유럽 상품은 20만원 이상도 수익이 떨어진다.

모두투어 : FIT 상품의 일정은 샘플에 불과하다. 즉, 상품은 만들기 나름이다. 상품가가 2배 이상 뛰는 경우를 많이 본다. 대리점 실적을 분석해보니 최저 상품가 그대로 판매하는 곳은 드물었다. 호텔 업그레이드, 현지 패스 및 일일투어, 여행지 변경 등으로 살을 붙여 팔기 때문이다. 상품가가 올라간다는 말은 여행사의 수익이 오른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롯데관광 : 자유여행이 주는 감흥 때문인지 손님들은 자발적으로 다시 여행을 떠난다. 실제 한번 예약했던 손님을 다시 만나는 경우가 많다. 일부 패키지 상품은 자주 고객 불만을 유발해 손님을 잃기 쉽지만 FIT상품은 리피터 창출, 회사 브랜드 향상에 기여하는 편이다.

■의욕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더라

기자 : 많은 패키지 여행사들이 FIT를 잡겠다는 의욕은 항상 충만하다. 그러나 사실 의욕만큼 패키지사가 별도의 FIT팀을 꾸리는 것은 쉽지 않다.

모두투어 : 많은 패키지사들이 FIT팀을 별도로 두기보다 각 지역팀 소속으로 두려고 한다. 기본적인 에어텔 상품은 지역팀 내에서도 소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거다. 모두투어도 개별여행사업부 내 소속으로 따로 FIT팀을 구성한 것은 올해 4월이었다. FIT 담당자들끼리 한팀으로 뭉치니 정보를 공유하면서 사업을 계획할 수 있다. 패키지는 상품을 만들어 사람을 최대한 채우면 되지만, FIT는 판매자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시장을 예측하기 힘들다. 패키지와 FIT를 보이는 수익으로 단순 비교하면 안된다.

참좋은여행 : 참좋은여행은 사실 FIT팀의 해체를 경험했다. 여행상품의 핵심은 ‘항공’이라고 할 수 있는데 FIT팀이 패키지처럼 항공블록을 자유롭게 운영하기란 쉽지 않았다. FIT팀은 항공을 즉각 사용하고 싶어하고 패키지 담당자들은 저렴하게 받은 좌석을 끝까지 쥐려는 경향이 있어 둘의 신호가 엇갈린다. 참좋은여행 FIT팀은 다른 지역팀과 소통해 좌석을 협조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그룹좌석 사용이 힘든 유럽지역의 경우 실시간으로 직원들이 일일이 저렴한 좌석을 잡아낸다.

롯데관광 : 롯데관광은 3년 전 FIT팀을 결성할 때 ‘나만의 여행 만들기’ 페이지를 개설하는 등 시스템 개발 투자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고객들이 스스로 여행 일정표를 만들면 직원들이 견적을 뽑아주는 게 기본 토대였는데 막상 가동을 하려니 일손 부족 등으로 적용이 쉽지가 않았다. 지금은 고객들의 콘텐츠를 축적하는 용으로 사용되는 정도다.

■고객 대상 콘텐츠 확보…
결국은 ‘전문성 갖춘 직원’

기자 : 패키지상품은 신문광고, 홈쇼핑 등 다양한 판매 채널이 있고 회사 차원에서도 전폭적인 마케팅을 펼친다. 패키지사 내에서 FIT상품을 잘 파는 노하우가 있나.

참좋은여행 : 팀장이 직접 FIT 여행객이 되어 일본, 동남아의 호텔, 리조트를 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글을 작성한다. 일종의 여행후기인데 꼼꼼하게 만든 콘텐츠를 상품 소개에 링크를 걸었다. 조회수가 기본 몇 천 건을 기록하는 등 고객 상담을 할 때 용이하다.

하나투어 역시 자유여행자를 위한 콘텐츠를 강화중이다. 스마트폰 여행 어플리케이션인 ‘Get About 제주’, ‘Get About 세부’를 보급했고 온라인 여행미디어 ‘Get About 트래블 웹진’, 객원마케터 ‘스티커’ 등 여행 콘텐츠 확충 및 제공에 힘쓰고 있다.

롯데관광 : 괜한 기대감을 심어주기 보다 상품의 단점과 위험사항을 정확히 알려 여행시 불편이 없도록 안내하는 게 최선이다. 또한 FIT손님 중에는 철새 손님이 특히 많기 때문이 상품을 구입할 사람인지 아닌지 옥석을 가려 맞춤 상담을 한다. 상담 시간을 줄이기 위해 이메일로 견적을 받고 견적받을 시에는 미리 영문명을 받아두는 것도 하나의 팁이다.
호텔이나 항공 등의 가격 변동이 많기 때문에 빠른 판단력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FIT상품 판매는 직원의 상담으로 진행되므로 FIT팀의 인원이 적정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공통 : 요즘 손님들은 상당히 지능적이여서 조금만 상담원이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 떠나버린다. FIT팀원들의 최소 경력이 3년 이상인 것도 어찌보면 당연하다. 직판여행사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상담력을 키우고 홀세일여행사는 대리점 교육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회사에서도 FIT팀원들의 교육성 출장을 적극 지원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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