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여행사 기획전 카피 분석-당신만 모르고 있는 강력한 한줄의 힘‘카피’
[커버스토리] 여행사 기획전 카피 분석-당신만 모르고 있는 강력한 한줄의 힘‘카피’
  • 여행신문
  • 승인 2011.10.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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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한 장님이 “저는 태어날 때부터 장님입니다”라는 팻말을 들고 구걸을 하고 있었다. 그가 하루 버는 돈은 10프랑 정도. 길 위를 지나다가 장님을 목격한 프랑스의 시인 로제 카이유는 장님의 팻말 문구를 새로 써 주었다. 그 후 장님의 수익은 5배 가까이 뛰었다. 로제 카이유가 쓴 문구는 “봄이 오고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볼 수 없습니다”
잘 알려진 이 사례는 똑같은 의미를 담은 글이라도 어떻게 접근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여행사 홈페이지의 메인 기획전은 여행사의 또 다른 얼굴이라 할 수 있다. 이에 여행사 홈페이지 기획전을 들여다봤다. 여행사가 고객에게 다가가는 방식은 로제 카이유식 화법에 가까울까, 장님의 직설화법을 쓰는 데 그치고 있을까? <편집자 주>

-유행어 활용, 최저가 강조는‘양날의 칼’
-스토리텔링과 타깃층 분석하는 정성 필요

■카피만 전담하는 직원은 극소수

현재 여행사의 기획전 문구는 상품 담당자가 상품을 홈페이지상에 올리는 과정에서 동시에 제작된다. 전체 기획전을 전담하는 직원을 둔 여행사로는 한진관광, 내일여행 등이 꼽히며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은 개별 부서 차원에서 기획 담당자를 두도록 열어두고 있다. 대다수의 중형 여행사는 개별 부서 상품 담당자들이 알아서 문구를 작성하고 디자인팀과 논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회사 내에 카피만 전문적으로 작성하는 전담 직원을 둔 회사의 기획전은 통일성을 이루고 안정적이었으며 담당 상품 직원이 모두 참가한 기획전들은 다소 산발적이었지만 개인의 개성이 부각됐다. 내일여행 기획팀 김은주 대리는 “젊은 층이 주 고객층으로 젊은 친구들의 눈길을 잡을 수 있도록 전체적인 틀을 잡고 홍보 문구에 가능한한 메시지를 함축하고자 한다”며 “지구를 걷자, 스마일어게인, 세상의 중심은 나, 내일을 향해 떠나라 등의 홍보 문구가 인상에 남는다”고 말했다.

■통큰부터 나는 OO이다, 애정남까지

여행사 기획전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유형은 드라마·영화 제목과 개그콘서트 등에 나온 인기 유행어를 활용하는 카피형이었다. 대표적으로 <나는 가수다>를 패러디한‘나는 OO이다’시리즈와 올해 상반기 유행했던 ‘통큰’은 아직까지 많은 여행사가 사용하고 있었다.
얼마 전 인터파크투어는 개그콘서트 인기코너인 ‘애정남’을 패러디해 “신규호텔 모른다고 쇠고랑 안찹니다! 경찰 출동안합니다잉! 하지만 눈여겨 보기 때문에 우리의 여행이 아름다운 겁니다잉”이라는 문구로‘신규 호텔을 알려주는 남자’기획전을 선보였다. 인터파크투어 이상용 대리는 “유행어는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데 일단 성공했다는 증거이므로 실제 고객들의 조회수도 높다”며“기획전 문구를 복잡하게 나열하면 소비자들이 알아보기 힘들뿐더러 여행사 직원이 익숙하게 사용하는 하드블록, 항공사 코드 등의 용어는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식상한, 너도 나도‘초특가’

그러나 많은 여행사가 유행어에 집착한다는 현실을 역으로 생각하면, 강력한 아이디어가 없다는 것을 방증한다. 인기 유행어는 누구나 접목해 활용할 수 있다는 특성 때문에 천편일률적인 문구가 여러 여행사의 기획전에 등장하기도 했다.
광고 전문가들이 하나같이 지적하는 부분은 1등, 최고 등의 뻔한 수식어 남발을 경계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여행사의 홈페이지를 둘러보면 너도 나도 초특가, 초저가, 최고의 등의 과한 수식어가 남용되고 있으며 “가장 저렴한 상품을 팔고 있다”는 메시지만이 떠돌고 있다. 싼 것만 찾는 고객들로 인하여 제대로 된 수익을 챙기지 못한다는 푸념을 하면서도 스스로 ‘싼 것’을 가장 먼저 내세우는 모양새다.
이는 최근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활용하며 우회적으로 회사와 상품을 알리려는 노력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웹투어 이진혁 팀장은 “대기업 SNS팀을 보니 내부에 카피라이터를 두고서 상품 판매와 이벤트 기획의 전반을 통일성 있게 가져가더라”며 “현실적으로 여행사는 카피라이터 전담 직원을 두기 힘들뿐더러 싼 상품에 가장 먼저 반응하는 고객의 특성을 무시하기 힘들어 감성적인 스토리텔링 기법을 아직까지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자의 눈에 꽂힌 베스트 ‘기획전’

▶시나리오부터 사진촬영까지‘정성형’

하나투어 김대욱 대리와 최정원 과장이 코레일 공항철도 직통열차에 탑승하고 직접 웅진플레이도시에서 물놀이를 즐겼다. 두 사람의 여행기는 추후 김대리와 김과장의 ‘OOO기획전’으로 탄생했다. 단순히 시설 사진과 딱딱한 텍스트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을 체험한 직원의 모습을 묘사하고 직원의 머리 위에 말풍선을 달았다. 20여장이 넘는 사진과 말풍선만 읽어도 어떤 상품인지 한눈에 이해된다. 일종의 ‘스토리텔링’방식이다. 하나투어 최정원 과장은 “공항철도의 편리함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전달 효과가 큰 설명법을 고민했다”며 “텍스트를 최대한 줄이되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대본 작성 후 사진 촬영, 이야기 편집의 과정을 거쳐 대화체를 가미한 기획전을 만들었고 실제 고객의 피드백도 좋았다”고 밝혔다.

▶문학작품 차용한 ‘아이디어형’

한진관광 홈페이지 메인화면에는 한진관광의 전세기 상품 기획전이 모여있다. 나마스떼 인도, 하쿠나마타타 케냐, 밍글라바 미얀마라는 커다란 이름은 시선을 끈다. 또한 한진관광이 단독으로 판매하는 ‘헤밍웨이가 사랑한 나라, 쿠바’도 전세기 기획전과 나란히 진열돼 있다. 한진관광의 모든 기획전 카피는 한 사람의 손에서 나온다. 기획자인 한진관광 마케팅팀 박찬희 대리는 “전세기가 뜨는 인도, 케냐, 미얀마는 친숙하지 않은 여행지일 수 있다고 판단해 최대한 우리에게 익숙한 그 나라의 언어를 기획전 카피로 사용했다”며 “카피를 만들기 전에는 상품에 맞는 타깃층이 누군지 분석을 하고 이미지 자료 또한 충분한지 검토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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