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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선교장의 백미는 연못 위에 세워진 활래정. 올해부터 다실로 개방하고 있다


앞으로 평창의 역사는 동계올림픽이 개최되는 2018년 전과, 후로 나뉘게 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 이전의 분기점이 꼽으라면 세 번째 도전 끝에 유치에 성공한 지난 7월6일이 될 것 같다. 그 후에 찾아간 평창은 전과는 공기부터가 다른 것 같았으니 말이다.

글=천소현 사진=신성식 취재협조=한국관광공사 강원권 협력단

■호기심과 즐거움을 비비다
정강원

정강원(靜江園)은 귀한 손님들, 특히 외국 손님들에게 정갈한 한국 음식을 소개하고 싶을 때 안성맞춤인 곳이다. 지난 5월에 한국, 중국, 일본 세 관광장관들이 한자리에 모였을 때도 정강원을 찾아와 대형 그릇에 100인분이 넘는 비빔밥을 섞는 퍼포먼스를 했었다. 정강원이 자랑하는 우리 장들의 깊은 맛은 마당 가운데를 넓게 차지하고 있는 장독대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맛의 내공이 느껴지는 풍경. 그 풍경이 혹시 익숙하다면 드라마 <식객>에서 정강원을 미리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정강원의 정식 이름은 ‘한국전통음식문화체험관’이다. 전통음식점뿐 아니라 한옥의 스타일을 잘 살린 숙소, 작은 동물원, 전통 연못, 박물관, 잔디정원 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계절에 맞추어 전통주 담그기, 메밀묵 만들기, 올챙이국수 만들기, 김치 담그기 등의 체험행사도 신청할 수 있으며 바로 옆에 흐르는 금당계곡의 경치도 즐길 겸 시간을 넉넉히 잡고 방문하면 좋은 곳이다.
주소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백옥포리 21
문의 033-333-1011~3 www.ktfce.com
요금 비빔밥 체험 1인 1만5,000원, 한정식 3만~10만원, 한옥 숙박 1인 10만원(저녁 한정식, 조식 포함)



■아흔 아홉 번 놀라게 되는
선교장

그동안 일반에게 잘 공개되지 않았던 활래정(活來亭)이 올해부터 다실 ‘연잎에 앉아’로 운영되고 있었다. 활래정을 포함하는 아흔 아홉 칸 고택이 바로 ‘가장 아름다운 한옥’으로 꼽히는 선교장(船橋莊)이다. 효령대군(세종대왕의 형)의 11대 손이 건축한 한옥은 부유한 사대문가문의 주거양식을 보여준다. 3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잘 보전되어 나라의 가장 중요한 민속자료 중 하나이기도 하다. 후손들의 노력이 가장 컸고 지금은 나라의 지원도 받고 있다. 그래서 구중궁궐 못지않게 겹겹의 문(12개의 대문이 있다)으로 이루어진 저택은 이제 그 문을 활짝 열고 드라마와 영화 촬영, 한옥민박, 문화 공연장, 도서관(열화당, 悅話堂)으로 변신해 사람들을 맞아들이고 있다. 가문의 후손에 의해 설립된 동명의 출판사로도 알려진 열화당은 예부터 많은 서화와 문집이 보관되어 있던 사랑채였다가 2009년부터 작은 도서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주소 강원도 강릉시 운정동 431번지
문의 033-646-3270 www.knsgj.net
요금 관람료 성인 3,000원 한옥체험(개인 및 가족) 15만~25만원

■아름다운 숲속의 절집, 월정사

오대산 월정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진 적멸보궁이자 팔각구층석탑을 포함한 5점의 국보를 보유한 사찰이라 항상 사람들로 붐빈다. 바쁜 와중에도 특별히 시간을 내어 주신 스님께 외국인들도 어설프지만 정성 어린 합장을 올렸다. 난생 처음 절에 와보는 사람도 있으니 자장율사에 대한 이야기나 신라시대 석탑의 아름다움은 자세히 알 수 없었겠지만 월정사 입구에 이르는 전나무 숲길의 아름다움이야 누가 일러주지 않아도 저절로 알 수 있는 만국공통의 감동이었다. 오대산의 아름다움은 산행을 해봐야만 알 수 있는데, 정상인 비로봉에서 평창쪽으로 내려오는 오대산 지구는 부드러운 흙길에 불교문화유적이 많고, 소금강 지구는 바위가 많아 금강산에 견줄 만한 경치를 자랑한다.
주소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 63
문의 033-339-6800 www.woljeongsa.org
요금 입장료 3,000원 템플스테이 성인 1인 1박 4만~5만원(상시 운영)




■동계올림픽을 위해 도약하는
알펜시아

알펜시아로 들어서는 순간 기자들의 눈이 빨라지고 있었다. 이미 해가 저물고 있어서 내일로 미루어진 시설 견학을 기다릴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냥 하룻밤 머무는 숙소였다면 나올 수 있는 반응이 아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알펜시아 리조트는 그야말로 ‘동계올림픽의 꿈’을 먹고 자란 곳이다. 두 번의 낙방 끝에 그 꿈을 이뤘으니 그간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91% 정도의 완공률을 보이며 마지막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알펜시아 리조트는 크게 3구획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터컨티넨탈 알펜시아 평창 리조트와 홀리데이 인 리조트 알펜시아 평창(호텔, 콘도미니엄) 등의 특급 호텔이 세워진 알펜시아 타운은 숙박과 엔터테인먼트, 쇼핑을 위한 공간이자 스키장, 콘서트장, 워터파크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알펜시아 트룬 컨트리클럽은 골프 코스를 끼고 있는 268세대의 프라이비트 별장촌으로 지금 한창 분양이 이뤄지고 있다.
주소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용산리 223-9
문의 033-339-0000 www.alpensiaresort.co.kr
요금 알펜시아 올림픽 특별 패키지 17만원~41만원. ~12월15일




■interview

한국관광공사 강원권협력단 이철희 단장
“동계올림픽은 관광올림픽입니다!”

한국관광공사 강원도 협력단은 지난 9월5~6일에 대구 육상선수권 대회 취재차 방한한 스포츠 외신 기자들을 초청해 평창 팸투어를 실시했다. 동계올림픽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을 강원도 관광홍보의 기회로 포착한 발 빠른 마케팅 전략이다. 지난 5월 한·중·일 관광장관 회의를 포함해, 7월의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까지 강원도에는 굵직굵직한 이슈들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 이유로, 지난 3월 개소한 강원권협력단의 이철희 단장은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는 강원도에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 분명하다. 올림픽에 쏠린 국내외의 관심을 강원도에 대한 관심으로 유도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했다.

강원권협력단의 이 같은 노력은 가시적인 성과를 얻고 있다. 지난 10월8일에 알펜시아에서 개최한 K-Pop 콘서트 ‘다 함께 함성’은 내국인과 함께 1,000여명의 외국인이 공연을 관람했다. 강원도의 축제 분위기를 이어가면서 내·외국인의 관심을 꾸준히 집중시키기 위해 기획한 행사였다. 6월부터 운행했던 전주-춘천 관광열차는 코레일과 함께 기획한 것으로 근 4개월 동안 8,000명이 이용하는 호응을 보였다.

쉴 틈도 없이 11월3일에는 홍천, 화천, 양구, 인제가 연합한 관광안내소를 남춘천역에 개소할 예정이다. 지자체 사이에 가교가 되어 효과적인 공동 마케팅을 유도하고 시너지 효과를 거두는 것은 협력단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이 단장은 “경춘선 개통으로 많은 사람들이 춘천을 찾아오지만 당일 관광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춘천을 둘러싸고 있는 4개 지역이 연합 관광안내소를 개소하는 것은 그 수효를 인근 지역을 확대하려는 노력이다. 지역 이기주의를 넘어서서 협력한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시도이자 변화라고 할 수 있다”며 소권역별 공동안내소를 설치하는 사업을 내년에도 활발하게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관광공사 강원권협력단 033.254.2107


■Travel with

▶게리 모건 Gary Morgan┃
미시건 러너(www.michiganrunner.net)┃미국 미시건
88올림픽에 참가했던 Mr. 유비쿼터스

“88년 서울에 대한 기억은 별로 남아있지 않지만 많이 변한 것만은 확실하네요. 예전부터 온돌방에서 꼭 한번 자보고 싶었는데 멋진 한옥(강릉 선교장)을 보고 나니 더 욕심이 났어요.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플로어에서 잘 수 있는 곳(서울 북촌의 한옥 게스트하우스였다)dmf 예약했죠. 참! 강릉이 동계올림픽 아이스 종목이 개최되는 곳이죠? 인구가 얼마나 되나요? 22만명이면 꽤 큰 도시네요. 오케이, 느낌이 좋습니다!”

▶마야 길야노비치 Maja Giljanovic┃
크로아티아 스포츠넷 www.hrsport.net┃
크로아티아 스플리트
""눈이라고요? 그건 축제를 의미하죠""

“사실 나는 태어나서 한번도 스키를 타 본 적이 없어요. 내가 사는 스플리트Split, (크로아티아 제2의 도시)에는 눈이 거의 오지 않고 쌓이는 경우는 아주 드물어요. 그래서 몇년에 한번씩 눈이 쌓이면 축제 분위기가 되죠.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건 새콤한 차(송화밀수)였어요. 그 작은 쿠키들(다식)도 정말 예쁘고 맛있었어요. 그리고 알펜시아의 호텔도 최고더군요. 사실 전 특급 호텔은 처음이었는데, 아기처럼 잘 잤답니다.”

▶키라티아나 프리롱 Kiratiana Freelon┃
블로그 http://kiratianatravels.com┃미국 시카고
""나만의 비빔밥을 요리해 볼래요""

“한국은 어디를 가든지 무선 인터넷이 잘 잡혀서 일하기도 쉽고, 여행에서도 도움을 많이 얻었어요. 아시아에 온 김에 여러 나라를 한 달 동안 여행할 계획이에요. 서울에 가볼 만한 클럽과 식당을 추천해 줄래요? 대구에서도 팔공산에 있는 여러 절들을 갔었는데, 아까 오대산 월정사 스님과 차를 마신 건 정말 특별한 체험이었어요. 스님과 찍은 기념사진을 꼭 블로그에 올리겠어요. 정강원의 비빔밥은 영감을 주는 음식이더군요. 집에 돌아가면 코리안 비빔밥을 응용한 저만의 비빔밥을 시도해 보게 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고추장 대신 테리야키 소스를 쓴다거나 하는 식으로요. 맛있을 것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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