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항공료 인상 보다 악재”
-중국·일본·대양주 소폭 하락

오랫동안 도마 위에 올랐던 유류할증료가 내년 1월1일부터 전면 개편 적용된다. 간략히 정리하면 변경주기가 짧아지고, 유럽, 미주 지역은 부과액이 오르게 되며, 중국, 일본은 낮아지게 된다. 국토해양부는 현실적인 유류할증료 정책 변경으로 여행객의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여행·항공업계의 표정은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국제적인 경기 불안으로 환율과 유가가 동반 상승할 경우, 유럽·미주 지역의 유류할증료는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편집자 주>




■변경주기 1달로 짧아져 보다 현실적

국토해양부는 이번 개편을 시행하게 된 배경에는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한 것이 컸다고 밝혔다. 유류할증료가 처음 생겼을 때 2개(장거리/단거리)에서 4개로 늘린 후, 내년 1월부터는 7개로 노선군을 다양화한 것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그동안 제기됐던 민원을 반영한 것으로, 일본·중국 등 해외 사례를 참고해 7개로 노선군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유류할증료 개편안에서 눈에 띄는 부분 중 하나는 변경주기가 짧아졌다는 것이다. 기존까지 국토해양부는 2개월 평균 유가를 책정하고, 1개월간 고지한 뒤 2개월간 적용하는 방식이었다. 예를 들어, 1~2월 평균유가를 기준으로 할증료가 3월에 고지되고, 이 가격을 4~5월에 적용하는 방식이었다. 이에 따라 이 기간 내에 유가가 크게 떨어졌다 해도 이를 반영하지 못함에 따라 고객들의 원성을 사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거꾸로 유류할증료가 크게 올라도 한참 후에나 이를 반영할 수 있었던 탓에 항공사들도 유가를 부담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국토부의 정책 개편에 따라 내년 1월 유류할증료는 11월16일부터 12월15일까지의 싱가포르유 평균유가로 책정되며, 이는 12월16일부터 보름간 고지될 예정이다.

■아시아 여행객 이득, 장거리는 부담

지난 9~10월 평균유가인 300~309센트/갤론을 기준으로 했을 때 4단계로 구분된 요금체계는 ▲부산-후쿠오카 29달러 ▲일본·산둥성 32달러 ▲단거리 62달러 ▲장거리 140달러다. 국토부는 거리에 따른 형평성을 위해 4개 노선을 7개로 확대했다. 같은 항공유가를 기준으로 새로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일본·중국 산둥성 27달러(편도 기준), ▲중국·동북아 47달러 ▲동남아 62달러 ▲CIS, 대양주 135달러 ▲유럽·아프리카 158달러 ▲미주 165달러가 적용된다. 즉 중국·동북아는 24.2%, 일본은 16%, 대양주는 3.6% 낮아지고 동남아는 같은 수준으로 유지되는 반면, 유럽·아프리카는 12.9%, 미주는 17.9%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중국이 가장 큰 폭의 경감 효과가, 미주 지역이 가장 높은 상승률이 나타나는 셈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이번 개편으로 전체 여행객 중 67%가 아시아·대양주·중동 노선을 여행하는 만큼 연간 5.6% 가량의 유류 할증료 경감 혜택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하면, 2조4,189억원의 유류할증료가 2조2,833억원으로 총 여객 유류할증료가 낮아지는 셈이다.

■장거리 발권 몰리고, 단거리는 미뤄

이번 개편안 발표로 인해 여행업계도 지역에 따라 다른 표정을 짓고 있다. 단거리 지역의 경우, 큰 혜택은 없어도 반기는 입장인 반면 장거리 지역 외항사나 여행사 담당자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 미주 지역 외항사 관계자는 “본사 입장에서는 유류할증료가 오르면서 수익이 늘어 좋겠지만 GSA 입장에서는 큰 혜택이 없고, 도리어 여객 심리 위축이 우려된다”며 “장거리 항공사들은 유류할증료 상승으로 인해 2012년 요금 정책을 보수적으로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A여행사 미주팀장은 “유가와 환율이 동반상승할 경우, 항공료가 오르는 것보다 더 큰 악재나 다름 없다”며 “항공사들이 유가가 오른 만큼 항공료를 내려주기를 기대할 뿐”이라고 밝혔다.

유류세 개편이 여행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자유투어 관계자는 “판매가에 반영되는 것이 아닌 만큼 고객이 상품 구매를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국적사의 경우, 장거리 노선의 매출 비중이 높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에 비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보는 이도 있는 가운데 총 유류할증료 수입은 감소할 것으로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내다봤다.

■‘별도 징수’의 불편함 개선 못해

국토해양부는 거리에 다른 형평성과 유가 변동의 시차를 줄였다는 점에서 이번 개편안이 여행객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 기대를 밝혔지만 근본적인 불편을 개선하는 데는 한계가 많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오랜 기간 항공료가 치솟은 상태로 유지되고 있음에도 ‘별도 징수’라는 방식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이라는 비판은 여전히 유효하다. 밀가루 값 인상에 따라 짜장면 가격에 별도로 밀가루값 인상분을 받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 유류할증료 개편으로 인해, 항공권 구매 패턴에도 일시적인 혼란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거리 여행객들은 해가 바뀌기 전에 발권을 서두르는 현상이 예상되며, 일본·중국 등 단거리 여행객들은 최대한 발권 시점을 미룰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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