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주도 렌터카 ‘자율할인제도’ 그 후 5개월-무한 가격경쟁 시대 시동 걸린 제주 렌터카
[커버스토리] 제주도 렌터카 ‘자율할인제도’ 그 후 5개월-무한 가격경쟁 시대 시동 걸린 제주 렌터카
  • 여행신문
  • 승인 2011.11.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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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은 제주도 렌터카 업계에게 그야말로 격변의 시간이었다. 시발점은 2008년 7월 여객자동차운수사업 조례에 따라 ‘렌터카 요금신고제’를 시행하면서부터다. 이 조례의 핵심은 렌터카 업체가 기준 가격을 제주도에 신고하고, 성수기와 비수기의 구분 없이 연중 신고한 요금만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당초 의도는 렌터카 업체의 비수기 불황을 타개함과 동시에 소비자에게도 성수기 바가지 요금을 방지해 신뢰를 주겠다는 것이었으나, 막상 조례가 시행되자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결국 지난 6월, 여러 모순을 품은 채 약 3년간 유지돼 온 기존의 요금신고제가 자율할인이 가능한 요금신고제로 변경됐다. 새로운 제도가 시행된 지 약 5개월. 제주도 렌터카의 현 상황을 짚어봤다.<편집자 주>

-6월부터 할인만 가능한 제도로 변경
-소셜 커머스 등 통해 파격 할인경쟁



■가격 내리면 벌금 내는 무리수 폐지

2008년 7월1일부로 제주도의 모든 렌터카는 도에 신고한 가격에서 일절 할인이나 할증이 불가하게 되었다. 이는 성수기는 차치하고서라도 비수기에 저렴한 가격의 렌터카를 찾던 이용객들에게는 결코 달갑지 않은 소식이었다. “가격을 담합한 제주도에선 렌터카 할인은 꿈도 못 꾼다”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돌았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는 같은 값이면 대기업 렌터카를 찾기 마련이었다.

렌터카 업체의 입장도 마찬가지였다. 모객이 어려워진 소규모 업체들은 응당 여행사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여행사와의 연합상품으로 렌터카를 끼워 팔아야 했고 그 결과 렌터카 요금 중 상당금액을 여행사에게 배분해야 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암암리에 할인이라도 할라 치면 어김없이 비슷한 규모의 업체에게서 고발이 들어 왔다. 고발 건수가 1000건을 훌쩍 넘고 급기야 파파라치까지 동원되었다. 생수 한 병, 감귤 한 봉지 끼워주기도 겁이 나는 상황이다.

게다가 초반에는 조례 자체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컸다. 이에 제주도는 2010년부터 단속을 강화하기 시작했으며 2010년 6월에는 기존의 요금신고제를 ‘가격표시제’로 업그레이드 시켰다. 강화된 이 제도는 도에 신고한 렌터카 요금을 업체나 여행사의 홈페이지는 물론 해당 차종에까지 게시하게 하는 제도로, 이를 어길 시 1대당 60만원,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그러나 이 제도는 각 렌터카 업체가 자율적으로 요금을 신고하는 게 아니라는 데 맹점이 있었다. 요금 신고를 위임받은 렌터카조합이 일정 가격 이상이나 이하로는 신고하지 않는 것이 문제였다. 이에 ‘자유경쟁을 보장하라’는 렌터카 업체들의 목소리는 점차 거세졌고 포털 사이트에 진정서 서명 운동 등을 벌이기도 했다.

■렌터카 신고제 좌초된 이유

당초, 렌터카 신고제가 처음 생기게 된 배경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자본력이 부족한 소규모 렌터카 업체들이 비수기에도 안정적으로 모객을 하고자 한 것이 그 첫 번째다. 평균 1,500대 가량의 렌터카를 확보한 소수의 대기업을 제외하면 제주도의 렌터카 업체는 대부분 평균 200~300대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 소규모 업체들은 비수기에 경쟁적으로 가격을 인하하며 끊임없이 제 살 깎아먹기를 되풀이하고 있었던 것이다.

두 번째 측면은 렌터카 이용객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것이다. 그간 이용객들은 비수기의 부실한 고객 서비스와 천정부지로 치솟는 성수기 가격을 감당해야 했다. 심한 경우엔 같은 차종이 회사별로 최대 13만원까지 가격 차이가 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등장한 요금신고제는 렌터카 업체와 소비자 양측의 불만을 모두 잠재울 해결사가 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실상 요금신고제가 시행된 이후에도 비수기 불황은 여전했고 이용객의 불만도 여전했다. 특히 성수기에 가격을 인상하지 못하는 렌터카 업체가 렌터카 요금 대신 보험료 등에 터무니없는 할증을 부과하는 꼼수를 부리면서 부작용이 가속화 됐다. 제주도 측이 강경하게 밀어붙이던 단속을 접고 요금신고제에 대한 재검토를 시작하게 된 것도 이때부터다.

■할증 금지할인만 허용, 2라운드 돌입

2011년 6월,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요금신고제와 가격표시제에 ‘자율할인제’를 더한 개정안을 내놓았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렌터카 업체들은 기존의 신고제와 마찬가지로 렌터카 대여요금을 제주도에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개정된 제도는 업체 자의에 의한 할인을 허용함으로써 이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할증은 금지하고 할인은 가능케 하여 이용객의 편의를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문제가 되어왔던 보험료 할증 부과를 막기 위해 렌터카 요금 신고 시 면책보험료도 기재토록 했다. 제주특별자치도 교통항공과 택시계의 성승훈 주무관은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자문을 구하는 과정에서, 렌터카의 문제는 시장원리에 따라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그에 따라 이와 같은 개정안을 내놓게 되었다”고 밝혔다.

개정된 요금신고제는 이용객 입장에선 쾌재를 부를 일이다. 성수기에는 고정된 가격으로, 비수기에는 할인된 가격으로 렌터카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렌터카 업체의 입장은 어떨까. 렌터카 업체 관계자는 “업체의 반응은 반반이다”라며 “성수기 할증이 불가한데다 비수기 가격경쟁도 쉽지 않다”고 밝혔다. 또한 “여행사와 별개로 자체적으로 모객이 가능하기에 할인 및 프로모션 등을 통해 활발한 모객을 기대하는 업체도 있다”고 덧붙였다.

요금신고제가 개정된 지 약 5개월째. 비수기를 맞아 본격적으로 렌터카 가격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업체마다 홈페이지에 50~70% 인하된 가격을 내걸고 있으며 여행사와의 패키지 상품도 여전히 기획 중이다. 특히 쿠팡, 티몬 등의 소셜커머스가 일반화되면서 이를 통해 소비자 직접 거래하는 일도 활발하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자칫 무리한 가격경쟁이 성수기에 또 다른 부작용을 낳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제주도 렌터카 시장이 안정을 찾을 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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