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비자원이 발표한 ‘외국계 호텔 예약 대행 사이트 주의보’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여행사의 친밀한 서비스를 원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단적인 사건이었다. 결국 소비자들은 싼 것은 좋아하지만 불친절은 용납할 수 없는 보편적 이중성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IT와 모바일 기술의 발전으로 서울에서 지구 반대편까지 인간의 손길을 전혀 거치지 않은 여행상품을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여행업이 발달했다고 해서, 친밀한 서비스의 중요성이 감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익스피디아와 호텔스닷컴, 아고다 등은 사실 기민하게 한국 소비자의 성향에 맞게 변화를 이뤄왔다. 텍스트 위주의 단순한 영어 사이트와는 달리 이미지를 중시하는 한국 사이트의 특성에 맞춰 디자인을 계속 수정해 나가고 있고, 이벤트를 진행하는 방식까지도 한국시장의 특성에 맞춰가고 있는 듯하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취약한 부분이 있으니 소비자들을 친밀하게 대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현지화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해외 콜센터에서 다국어를 구사하는 직원들에게 한국 소비자는 놓쳐서는 안될 존재는 아니다. 문제가 생겼을 경우, 적극적으로 해결해주려는 자세보다는 호텔 쪽으로 책임을 넘기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한다.

아직까지 익스피디아를 위시한 외국계 여행사의 영역은 호텔 쪽에 국한되고 있지만 향후 영향력이 확대될 것은 자명해보인다. 특히 한미 FTA가 발효되면서 미국의 서비스업자들에게 한국의 문턱은 더더욱 낮아질 것이다. 지금의 통신판매업, 관광진흥법을 기준으로 했을 때 그들의 영업 방식은 분명 문제가 있지만 이마저도 휴지조각이 될 판이다.

그렇다고 위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 업체들은 이번 소비자원의 주의보 사건을 계기로 이들과 더욱 차별화를 둘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소비자는 더욱 인간적인 서비스를 받길 원하는 까닭이다. 고객에게 상담료를 확실히 받고, 다른 여행사보다 비싼 상품도 잘 판매하는 업체들의 공통점은 상품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고객들로 하여금 인간적 친밀함을 느끼도록 남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별다른 전략이 아니면서도 대단한 비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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