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면 홍콩은 쓸쓸한 낙엽을 걷어치우고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단장한다. 쇼핑몰과 주요거리는 물론이고 100년이 넘은 유서 깊은 건물에도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장식들이 여기저기 반짝인다. 지난 11월25일부터 시작돼 1월1일까지 이어지는 ‘윈터페스트(Winter Fest)’는 홍콩 곳곳에 ‘미리 만나는 크리스마스’를 연출해 홍콩을 낭만의 도시로 탈바꿈시켰다. 살을 에는 칼바람에 단 10분도 서 있기 힘든 한국의 겨울에 비해, 겨울철 내내 한국의 초가을 기온을 유지하는 홍콩은 근거리 겨울여행으로 제격이다.




홍콩 글·사진=전은경 기자 july@traveltimes.co.kr
취재협조=홍콩관광청 02-778-4643

■홍콩 야경에 매료되는 시간
심포니 오브 라이트 & 헤리티지빌딩

홍콩여행을 한번이라도 다녀온, 아니 최소한 하룻밤이라도 머무른 사람이라면 가장 인상 깊은 홍콩의 모습 중 하나로 야경을 꼽는다. 특히 침사추이 빅토리아항구에서 탁 트인 홍콩섬의 야경을 바라보는 일은 홍콩여행에서 절대 빠트릴 수 없는 핵심코스다. 야경을 즐기기에 가장 이상적인 밤 8시가 되면 화려한 야경 레이저 쇼 ‘심포니 오브 라이트’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연인의 거리에서 바라볼 때 가장 아름다운 이 야경 레이저 쇼는 맞은 편 건물에서 뿜어내는 갖가지 레이저 불빛이 경쾌한 음악과 어우러져 삭막한 빌딩숲이었던 낮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드넓은 하늘을 수놓는 레이저와 사람들이 터트리는 카메라 플래쉬가 뒤섞이며 빛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심포니 오브 라이트. 약 2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이 시간은 홍콩의 야경에 매료되는 마법 같은 순간이다.

연인의 거리에서 도보로 불과 10여분이면 호텔, 레스토랑, 쇼핑몰이 즐비한 침사추이 시내에 도착할 수 있다. 쇼핑에 몰두하기엔 다소 늦은 시각이지만, 그 쇼핑몰이 1881년에 지어진 유서 깊은 건물이라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다. ‘1881 헤리티지’는 명품 쇼핑이 가능한 대형 쇼핑몰이다. 구역마다 대형 쇼핑몰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홍콩이지만, 이 건물은 ‘역사와 전통’이 있기에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오래전 기차역이었다는 이 건물은 2003년 홍콩의 한 기업에 의해 쇼핑몰로 탈바꿈됐다. 그 이전인 1996년까지는 홍콩 해양경찰청 본부로 이용됐는데, 영국식민지 시절에 지어져 빅토리아양식을 자랑하는 고풍스러운 건물인 동시에 홍콩 식민지 역사와 괘를 함께 하는 건물이기도 하다. 화려한 명품숍이 들어선 지금도 해양경찰청 본부 시절의 시계탑과 가스등, 심지어 감옥까지 직접 볼 수 있어 쇼핑객뿐만 아니라 홍콩 현지 사람들도 즐겨 찾는 곳이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결혼식·입학식·졸업식 등 특별한 날을 기념하는 사진촬영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1881 헤리티지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더해 더욱 화려한 모습을 뽐낸다. 광장 중앙에 여러 가지 색으로 변하는 회전목마가 설치되고 캐롤이 울려 퍼진다. 이 때문에 1881 헤리티지는 회전목마를 타려는 사람과 쇼핑을 즐기는 사람, 거기다가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사람까지 한데 뒤섞여 밤에도 낮 못지않게 활기를 띤다.

■티파니 트리로 로맨틱하게 물들다
티파니 트리 & 회전목마

구룡반도 침사추이에 1881 헤리티지 회전목마가 있다면 홍콩섬 센트럴에는 좀 더 특별한 회전목마가 있다. 시티뱅크프라자, 뱅크오브차이나 등 은행이 늘어선 Statue Square에 설치된 이 회전목마는 규모는 1881 헤리티지 회전목마와 비슷하지만 제작을 쥬얼리 브랜드 티파니(Tiffany&Co.)에서 맡아 사소한 장식부터 전체적인 분위기까지 훨씬 화려하다. 말들은 오전 내내 잠들어 있다가 어둑어둑해질 무렵인 오후 저녁 6시부터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때가 되면 쌓여있던 티파니 선물상자도 일제히 빛을 발해 고층빌딩이 늘어선 센트럴 시가풍경과 대조를 이루며 동화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요금은 50달러로 다소 비싼 편이지만 운영비를 제외한 전액이 자선단체에 기부된다.




■참을 수 없는 유혹, 홍콩 쇼핑몰 탐방 하버시티 & IFC몰

홍콩시내는 연말이 되면 어느 가게든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이 들뜬 기운은 쇼핑몰에서도 여전히 전해진다. 대형 쇼핑몰 하버시티(Harbour City)와 IFC(International Finance Center)몰이 그 대표주자. 홍콩에서 가장 큰 쇼핑몰 중 하나인 하버시티는 최근 홍콩디즈니랜드에 개장한 ‘토이스토리 랜드’의 주인공들을 고스란히 데려왔다. 다채로운 색깔의 블록으로 장식된 오션 터미널 앞마당에는 3~4m 크기의 애니메이션 주인공 장난감이 세워져 있어 기념사진 찍을 장소로는 이만한 데가 없다. 좀 더 고급스러운 느낌의 쇼핑몰을 원한다면 레인 크로포드(Lane Crawford)백화점 및 포시즌호텔과 연결되어 있는 IFC몰을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도심 공항터미널과 연결되어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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