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부른 도전장 대신 직판에 강수를
외환위기, 금융위기에 이어 유럽발 위기의 징후까지 나타나면서 여행업계의 내년도 전망도 좋지 못하다. 여행사 입장에서는 결국 ‘찾아오는 내 손님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 최대한 충성도 높은 대리점을 확보해 다각도로 상품을 노출하고 판매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당연히, 판매채널을 늘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회사의 규모와 성격에 따라 욕망을 조절하고 있다. 내년도 직판 여행사들의 대리점 사업 전망을 크게 3가지로 나눠 분석했다.
■공격형
판매 대리점 확대 정책 지속
하지만 홀세일 시장에 대한 러브콜은 여전하다. 우선, 자유투어와 한진관광의 경우 꾸준히 홀세일러로 자리를 잡고 싶은 욕심을 내비치고 있다. 양사의 전문판매대리점은 둘 다 55개 정도지만 상품을 공급하는 일반 여행사는 두 곳 모두 1,000곳이 넘는다. 작년 7~800개에서 1,000개 대로 올라선 것이다. 자유투어의 경우 전문판매점도 작년의 26개에서 올해는 56개로 늘어났으며 자유플러스라는 브랜드를 만든 것도 홀세일 강화 차원이었다.
한진관광 김연하 팀장은 “한진관광은 전세기를 추진하면서 대리점에 차별화된 상품을 공급하고, 브랜드를 알리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홀세일 상품을 강화하는 것으로 무게가 실려 있다”고 말했다. 롯데JTB는 유동인구가 많은 롯데계열사의 백화점, 마트 등에 입점할 수 있다는 이점을 들어 대리점 영업을 펼치고 있다. 53개였던 전문판매대리점이 84개로 늘었고, 현재 직판사들 중에서는 전문판매대리점 수가 가장 많다. 롯데JTB 강진기 실장은 “이전에는 최소 출발이 힘든 경우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대리점이 늘어나면서 확실히 상품 판매가 수월해졌다”라고 말했다.
■수비형
대리점 수보다 관리에 초점
현재 일반대리점은 레드캡투어가 130여 개 수준이며 한때 홀세일 강화를 선언했던 롯데관광은 여전히 750여 개를 유지 중이다. 이들 양사의 경우 대리점 사업은 ‘공격’보다 ‘수비’에 영업 방향이 맞춰져 있다. 롯데관광 이도영 과장은 “전판점을 늘리기보다 기존의 것을 정리해나가면서 내실을 기하고자 한다”며 “대리점 영업사원을 보강해 직원 1명당 관리하는 주 거래처를 2배가량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직판형
간판 확대는 장기적인 과제다
노랑풍선은 16개의 전문판매대리점을 갖고 있으며 직판사이지만 대리점 확대에는 관심을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다. 노랑풍선 박병채 이사는 “소규모 대리점들을 무시하고는 상품을 판매할 수 없다”며 “그동안 간접 판매에 실패한 여행사의 일부 사례를 보면, 대리점과 상생하지 못하고 수직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세계KRT 역시 작년 21개였던 전문판매점을 정리해 올해는 15개만 가져가고 있다. 최근 방송인 은지원씨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등 스타 마케팅에 공을 들인 것도 B2C채널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이었다. 세계KRT 황길섭 총괄본부장은 “어설프게 간판에 진출하다가는 오히려 실패할 수도 있다”며 “직판사들이 홀세일을 강화한다고 하는 얘기는 조심스럽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