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꽃, 동계 골프시즌이 돌아왔다. 이번 시즌에는 치앙마이, 라오스, 바콜로드 등 전세기를 이용한 골프상품이 눈에 띈다. 그러나 올 겨울 추위가 늦어지면서 12월부터 모객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예상외 호재를 누린 지역, 참담한 고배를 마신 지역은 어디일까. 1월 중순, 최성수기를 맞이한 골프시장의 중간성적을 점검했다. <편집자주>


■따뜻한 12월 지나 1월에는 설까지

지난 12월 골프시장은 그야말로 꽁꽁 얼어붙었다. 12월부터 한파가 닥칠 것이라던 기상청 예보를 믿은 여행사가 순진했던 걸까. 12월 중순이 되자마자 골프상품이 쏟아졌지만 여전히 영상을 웃도는 날씨 탓에 동남아 및 중국 골프에 대한 반응은 더없이 냉랭했다. 특히 방콕은 지난해 발생한 홍수 사태의 영향으로 극심한 모객난을 겪었다. 골프장 침수, 전염병 발생 등 부풀려진 피해보도에 방콕은 물론 주변지역의 취소도 이어졌다. 거기다 김정일 사망으로 공무원 예약도 대거 빠져나갔다. 반면 국내 골프는 성업을 이뤄 주말이면 골프장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였다.

올해는 날씨와 더불어 날짜까지 꼬였다. 가장 뜨거워야 할 1월 중후반에 설 연휴가 끼여서 연휴 전후 2주간 모객상황이 시큰둥하다. 설이 있는 넷째주에는 여행객 다수가 가족단위로 휴양지에 몰리는 추세여서 상대적으로 골프상품을 찾는 수요가 저조하다.
반면 추위가 지속되는 2월 초와 3·1절이 포함된 3월 말은 모객률이 예년에 비해 10~20% 정도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필리핀 및 태국 등 전반적으로 12월 대비 50% 가량 높아 12월의 부진한 수치를 만회하고 있다.

■공급 확대된 치앙마이 선전

홍수 피해를 입은 방콕이 12월 내내 고전을 면치 못한 반면, 태국 치앙마이는 이번 시즌에 전세기가 잇달아 신규 취항해 눈길을 끌었다. 치앙마이는 기존 대한항공이 단독 취항하고 있었으나, 이번 시즌에 티웨이항공, 비즈니스에어 등이 취항해 공급이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이번 LCC 투입이 기존 정기편 운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높았다. 결과적으로는 대한항공을 이용하던 수요도 여전히 유지됐고 LCC 수요도 늘어 전반적인 여행객 상승을 가져왔다. 업계에서는 기존 치앙마이 골프상품을 찾는 고객은 항공 및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 여전히 대한항공을 이용하고,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가여서 치앙마이를 가지 못했던 사람들이 LCC를 이용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공급증대는 또다른 부작용을 낳았다. 갑자기 치앙마이로 여행객이 몰리자 현지 숙소 및 골프장 수배가 힘들어 진 것.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18홀 이상 치기 힘들어졌다”고 한다.
한편, 방콕 골프시장은 1월부터 회복되는 추세로 현재 전년대비 80%까지 회복됐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하나투어 오석규 골프 팀장에 의하면 “2월 모객률은 12월에 비해 두 배 이상”이라며 2월에도 회복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드러났다.


■신규시장 라오스 뜨고, 중국 추락

골프시장의 세대교체일까. 신규시장 라오스와 터줏대감 중국 사이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라오스 골프상품은 진에어의 라오스 직항 전세기를 이용해 올해 처음으로 시도하는 상품이다. 목적지인 비엔티엔은 타 지역에 비해 골프장 인지도가 낮고 1월 출발하는 4박5일 상품이 144만9,000원으로 가격도 저렴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라오스 골프상품을 단독으로 진행하는 JCA 박지연 이사는 “라오스는 예상 외로 관광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며 “태국이나 현지 여행객 외에는 다른 아시아권 골프 여행객이 많지 않아 북적대지 않고 여유롭게 골프를 즐길 수 있다”고 골프 목적지로서 라오스의 매력을 설명했다. 이어 “이번 시즌에 80~90%에 이르는 로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진에어는 오는3월 주2회 운항 중인 라오스 전세기 계약이 끝나면 수·토 주2회 일정으로 정기편을 운항할 예정이다.

반면 중국 시장은 환율 및 물가상승, 중국 현지 관광객의 증가 등으로 현지 상황이 날로 열악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캐디비, 카트비 등 부수적인 비용이 상당해 18홀 이상 치는 사람이 많지 않다”며 “이에 따라 여행객들의 불만이 날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는 골프장 서비스 질의 하락으로 이어진다”고도 덧붙였다. 하나투어에서 중국 지역 골프상품을 담당하는 박현준 차장은 “1월 모객률이 예년에 비해 20%정도 하락했다”며 성수기에도 모객이 쉽지 않음을 밝혔다. 최근 복주 골프상품은 4박6일에 29만9,000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필리핀 호황, 마냥 웃을 수만은 없어

마닐라와 클락은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호황을 누렸다. 특히 방콕 홍수의 영향으로 기존 태국 골프장을 이용하던 사람들이 필리핀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러나 막상 여행사에게는 빛좋은 개살구이다. 이미 널리 알려진 시장이어서 골프 여행객 상당수가 개별여행객이기 때문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여행사를 이용하는 고객은 20~30%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또 다른 문제는 사람이 몰리자 객실난이나 골프장 일정 등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투어몰의 오창경 골프 팀장은 “현재 4시간짜리 일정이 6~7시간 걸린다”며 “36홀 일정으로 갔으나 현지 사정상 18홀 밖에 못 쳐 환불해주는 경우도 있다”고 드러났다. 또한 현지 골프장의 처우는 횡포에 가깝다. 9시에 예약돼 있던 일정이 사전고지도 없이 1~2시간 밀리는 일이 잦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부정적인 인식이 고착화돼 장기적으로 시장 전체의 불황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모두투어가 진행한 필리핀 바콜로드 전세기는 더욱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마닐라, 클락과 골프장 시설은 유사하면서도 가격은 20만원 가량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지도 부족으로 모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모두투어의 이원경 골프 차장은 “첫 해 인만큼 바콜로드를 알리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 동계로 그칠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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