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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끝에 전해져오는 감촉이 남다르다. 구름 위에 살짝 떠 있는 듯한 폭신함, 두툼하고 뽀송뽀송한 질감이 잠들어 있던 질주본능을 일깨운다. 클럽메드 사호로 스키 리조트의 ‘눈맛’은 그렇게 몸이 먼저 반긴다. 파우더 스노우의 ‘맛’만으로도 가슴이 설레건만, 이게 다가 아니란다. 클럽메드의 ‘올 인클루시브 서비스’는 하나하나 모두 맛보기가 버거울 정도다. 스키를 메인 디쉬로 삼은 풍성한 식탁의 향연이 홋카이도에 차려졌다.

홋카이도 글·사진 = Travie Writer 서동철
취재협조 = 클럽메드 www.clubmed.co.kr

■파우더 스노우를 맛보다

신치토세 국제공항에서 출발한 셔틀버스는 곧 고속도로로 접어든다. 차창을 느릿하게 흘러가는 풍경은 그야말로 순백의 설원이다. 사람의 발자국조차 찾아볼 수 없는 새하얀 눈밭에 눈이 시리다. 그 흰 바탕 위에 뾰족하고 곧게 솟아오른 침엽수들은 깨끗한 도화지에 펜화를 그린 것만 같다. 그런데 이 풍경 어딘가 낯이 익다. 영화 <러브레터>와 <철도원>의 애잔한 감성이 묻어나는 곳, 홋카이도이기 때문이다.

버스는 이국적이면서도 포근한 느낌을 전해주는 설원을 가로질러 클럽메드 사호로 스키 리조트에 도착했다. 이곳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설질이다. 그 이름만으로도 스키어와 스노우보더들을 설레게 하는 파우더 스노우다. 홋카이도의 건조하고 차가운 공기 속에서 만들어지는 눈은 수분이 적고 부드럽다. 두 손에 담아 훅하고 불면 파우더처럼 눈의 알갱이들이 가볍게 흩뿌려진다. 여기에 수시로 눈이 내렸다 그치길 반복하니 파우더 스노우 슬로프가 매일 새롭게 만들어지는 셈이다. 때문에 폭신하고 부드러운 활강을 겨우내 만끽하게 해준다. 엉덩방아를 찧어도 아프지 않다. 유일한 단점이 있다면 잘 뭉쳐지지 않아 눈싸움을 할 수 없다는 것뿐.

홋카이도와 같은 파우더 스노우는 찾아보기가 힘들단다. 캐나다의 로키와 휘슬러, 스위스의 체르마트, 미국의 시애틀 등 손에 꼽을 정도다. 홍콩, 싱가포르, 타이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뿐 아니라 멀리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도 클럽메드 사호로를 방문하는 이유도 발끝에서 전해져오는 그 ‘감칠맛’을 보기 위해서다.

■순백의 설원을 질주하다

스키·스노우보드 강습 프로그램도 잘 마련돼 있다. 일본, 캐나다, 뉴질랜드 등 세계 각국에서 날아온 전문 강사들이 초급에서부터 고급까지 체계적으로 가르쳐준다. 스키는 6개 클래스로, 스노우보드는 4개 클래스로 구분되며, 한국인 강사들도 상주하고 있어 의사소통에 불편함이 없다. 외국인 강사도 간단한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어렵지 않다. 세계 곳곳을 누비는 클럽메드의 노련한 강사들과 한 시간만 보내면 눈빛과 손짓만으로 ‘통’하기 마련이다. 만 4세 이상부터(스노우보드는 만 8세 이상) 11세까지의 아이들을 위한 강습 프로그램인 ‘미니클럽’은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인기가 높다. 더군다나 모두 무료란다.

또 하나 감동할 만한 것은 줄을 설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이용객 대비 슬로프와 리프트 개수가 넉넉한 덕분이다. 클럽메드 사호로에는 상급 코스 5개, 중급 코스 3개, 초급 코스 9개 등 총 17개의 슬로프가 마련돼 있다. 가장 긴 슬로프가 약 3km, 슬로프 길이를 모두 더하면 21.5km에 달한다. 이에 더해 7기의 리프트와 1기의 곤돌라가 단 1초의 기다림도 허용하지 않는다. 하루 평균 스키장 이용객은 성수기에도 250~300명에 불과하다. 스키장에서 줄서는데 시간을 허비하고, 사람을 피하기에 바빴던 스키·스노우보드 마니아라면 반하지 않을 수 없다. 야간에 스키장을 열지 않아 아쉽다고? 걱정마시라. 해가 떨어지기 전에 몸이 먼저 지쳐버릴 테니까.

곤돌라를 타고 스키장 정상(1,060m)에 오르면 아득한 풍경이 펼쳐진다. 정상 부근에 두텁게 피어난 눈꽃과 파도치듯 넘실거리는 산맥은 장관이 아닐 수 없다. 발아래로는 색색의 스키복을 입은 사람들이 하얀 눈밭을 점점이 수놓고, 슬로프 양쪽에는 하얀 자작나무와 거뭇한 삼나무가 기묘한 대비를 이룬다. 눈(雪)과 눈(目)이 모두 즐거운 슬로프를 질주하는 그 맛은 산 정상에 오르는 순간 입에 침이 고이게 한다.



■‘After Ski’를 책임지다

한겨울, 홋카이도의 밤은 길다. 오후 4시면 벌써 어둑어둑해지는데, 클럽메드만의 독특한 밤문화(?)가 슬슬 기지개를 켜는 시각이다. 메인 바인 와카(WAKKA)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방문한 스키 여행객들이 술잔을 기울이며 밤늦도록 이야기를 나눈다. 각종 맥주, 와인, 칵테일, 위스키 그리고 간단한 안주까지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저녁 8시 즈음에는 극장에서 나이트쇼가 펼쳐진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웃음보를 터뜨리는 콩트에서부터 마술, 서커스, 댄스 등 종류도 다양하다. 클럽메드에 상주하는 직원인 GO(Gentle Organizer)들이 펼치는 공연은 일주일에서 열흘 단위로 변경된다. 열흘 이상 머물지 않는다면 매일 색다른 공연을 즐길 수 있다.

물리도록 스키를 탔다면 아이스 스케이트를 타거나 수영장, 피트니스 센터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리조트 주변의 눈 덮인 숲속을 걷는 스노우 트래킹도 해볼 만하다. 약 2km의 거리인데, 자작나무와 삼나무 사이의 눈밭을 거니는 느낌이 북유럽의 숲을 산책하는 것만 같다. 일본 전통 목욕탕인 오후로(Ofuro) 그리고 수영장과 연결된 야외 자쿠지인 캐내디언 배스(Canadian Bath)에서의 휴식도 우동국물처럼 뜨끈하고 개운하다.

메인 레스토랑인 다이치(DAICHI)에서 뷔페식으로 제공되는 식사는 입에 짝 붙는다. 깔끔한 일식과 서양식 그리고 김치까지 골라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홋카이도의 명물인 대게 등 매 끼니마다 특별한 메뉴가 등장해 입맛을 당긴다. 스페셜 레스토랑인 미나미나(MINA MINA)의 프리미엄 나베도 인기다. 독특한 용기에 싱싱한 해산물을 직접 쪄 먹고, 그 국물에 야채, 국수 등을 익혀 먹는 요리로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것 또한 따로 비용이 들지 않는다. 강습, 숙박, 식사, 음료 등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는 ‘올 인클루시브 서비스’가 아닌가.



1 스키·스노우보드 강습 프로그램도 잘 마련돼 있다. 한국인 강사들도 상주하고 있어 의사소통에 불편함이 없다2 저녁 8시 즈음에는 극장에서 나이트쇼가 펼쳐진다 3 수영장과 연결된 야외 자쿠지인 캐내디언 배스(Canadian Bath)에서의 휴식은 우동국물처럼 뜨끈하고 개운하다

■T clip. 예약 및 찾아가기
클럽메드 홈페이지나 전화로 문의할 수 있으며, 항공권도 함께 예약할 수 있다. 대한항공을 이용할 경우 직항으로 신치토세공항에 도착해 클럽메드의 셔틀버스(2시간)를 타면 된다. 올해는 4월1일까지 오픈한다. 02-3452-0123, www.clubm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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