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1호 남대문이 화재로 불탔기에 동대문이 국보 1호가 됐다? 이런 황당한 내용의 안내가 실제로 중국인 관광객에게 전달된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많은 시청자가 경악한 바 있다. 지난달 한 방송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엉터리 가이드 보도 이후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2월10일까지 실태조사를 벌일 예정인데 더 늦기 전에 천만다행이 아닐 수가 없다.

가이드는 여행의 최일선에서 일반 여행객에게 안전과 즐거움까지 모두 아우르는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하지만 현재 활동하는 중국인 대상 가이드 중 절반 정도가 무자격자인데 더해서, 최근 중국의 현지 가이드가 경기 부진, 수익 감소 등을 이유로 인바운드 가이드로 전향하고 있다는 보도도 지면을 통해 전한 바 있다.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가이드가 단순히 언어 소통이 원활하고 현장 경험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실무에 배치되고 있는 것이다.

현 법규상 무자격 관광통역안내사를 고용한 여행사는 각종 행정처분을 받게 되지만 문제는 늘어나는 중국인 관광객을 감당할 수 없어 여행사가 무자격 가이드 채용을 하게 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220만명으로 전년 대비 18.4%가 증가했다. 그야말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여행사도 할 말이 많다. 자격증을 갖춘 가이드만으로는 밀려오는 관광객을 모두 소화하기 어려울 뿐더러 자격증이 있다고 해도 경험이 부족한 경우 원활한 행사 진행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여행사는 자격증이 있다는 것만으로 실무에 투입하기 보다는 불법이라도 트레이닝이 필요 없는 무자격 가이드가 낫다는 것이다.

당장의 수익을 포기할 수는 없지만 왜 가이드가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는지에 대한 필요성이 해당 보도 이후 극명하게 드러난 만큼 여행사도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자격증과 경험을 갖춘 가이드가 늘어나지 않는 한 여행사들의 불법행위는 근절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단속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로는 전문화된 가이드 양성을 위한 노력이 다각적인 관심 아래 계속해서 이뤄져야 진정한 관광대국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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