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이르면 오는 4월 상장할 예정이다. 예상되는 시가총액만 1,000억 달러. 전 세계 이용자는 8억명으로 추산되며 한국인 이용객도 400만명에 달한다. 페이스북의 행보를 놓고 업종을 불문하고 촉각을 곤두 세우는 이유다. 여행업계 역시 트위터에 이어 이제 페이스북에 하나 둘 발을 담그고 있다. 그러나 SNS마케팅은 진입이 쉬운 만큼 순식간에 유령 계정이 되기도 쉽다. 당신의 페이스북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을까. <편집자주>


-트위터 흘러가는 정보 아쉬워
-페이스북 타깃 마케팅 강점
-한국서는 활성화 초기 단계

■페북 진입 후 ‘좋아요’ 팬 만들기

작년 초 여행업계의 SNS마케팅을 조사했을 당시 페이스북 계정을 가진 업체는 극히 드물었다. 그러나 지금은 트위터보다 페이스북에 무게중심이 쏠려 있다. 광고 및 바이럴마케팅 대행사인 클리크커뮤니케이션 관계자는 “한때 트위터가 기업 사이에서 인기가 있었으나 트위터는 이벤트를 벌여도 정보가 흘러가 버리므로 상당수의 기업이 이제는 페이스북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라며 “페이스북은 일종의 ‘무료 홈페이지’라 할 수 있으며 블로그와 비슷하나 블로그보다 명확한 타깃 마케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여행업계의 페이스북은 우후죽순처럼 늘어났다. 하루 1회 이상의 글을 게재하며 꾸준히 페이스북을 운영하고 있는 업체는 항공사, 여행사, 관광청 등 다양하다. 그러나 만 명 단위의 팬 수를 가진 곳은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한국관광공사, 캐나다관광청이 손꼽히며 대다수 업체는 1,000명 대의 팬 수에 머무르고 있다. 1,000명을 돌파한 업체로는 한진관광(9,680명), 코레일(5,660명), 하나투어(5,540명), JNTO의 JOIN J-route(2,891명), 모두투어(2,107명), 호주정부관광청(1,643명), 노랑풍선(1,102명) 정도로 몇몇 업체의 계정은 검색은 되지만 활동이 없는 유령 계정이었다.

■외국 페이스북 몇 백만 명 자랑

여행업계가 계정을 하나 둘 개설하고 있지만 외국 업체의 페이스북 활용을 살펴보면, 한국 업체의 페이스북이 걸음마 단계임을 짐작할 수 있다. 호주정부관광청의 본청 페이스북은 219만8,115명의 팬을 보유하고 있으며 사진 한 장을 올렸을 뿐인데도 몇 만 명의 팬들이 ‘좋아요’ 버튼을 누른다. 이밖에도 에어프랑스, ANA항공, 델타항공 등의 외항사를 비롯해 관광청의 본청 페이스북 팬 수는 기본 수 십 만명부터 시작한다. 홍보 페이스북을 1년 넘게 운영해 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내에서 페이스북이 활성화된 지 불과 얼마되지 않았고, 외국에서는 페이스북이 일찍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격차가 벌어지는 것”이라며 “게시글을 올려도 댓글이 달리지 않거나 ‘좋아요’ 수치가 한 자리 수에 머물 때가 많아 지금까지 유지에 급급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투자에 따라 인기 격차 벌어져…

역으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는 ‘페이스북이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영어 페이스북(Korea Tourism Organi zation)은 7만3,370명의 팬을 보유하고 있으며 외국인들의 반응이 뜨겁다. 지난해 말, 청계천의 눈 내리는 사진과 함께 “It’s Snowing”이라는 글을 올리자 현지의 외국인이 “It must be very cold in seoul.”, “I’ll be there, someday” 등 100개가 넘는 호응 리플을 달았다. 한국관광공사 김종혁 차장은 “한국인 번역 전문가와 외국인이 글을 검토하면서 운영하고 있다”며 “한국관광공사는 외국의 지사와 기타 팀에서도 계정을 두고 있지만 영어 페이스북이 활성화된 편”이라고 설명했다.

SNS마케팅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은 백지의 스케치북을 제공할 뿐이며 그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은 업체의 역량”이라고 꼬집는다. 같은 팬 수를 유지하더라도 업체의 운영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소통지수는 크게 다르다. 예를 들면 A군에 속한 업체는 팬 수가 많은 편이지만 정작 담벼락에는 팬의 글이 보이지 않는다. 이와 달리 B군에 속한 업체의 담벼락에는 팬이 직접 남긴 글과 사진으로 채워져 있으며 게시글 하나하나에도 즉각 반응이 온다. 페이스북 마케팅의 결과는 회사의 마케팅 지원과 담당자의 열의에 따라 격차가 벌어진다. “SNS마케팅을 해보라”는 지시 하에 지식 없이 페이스북을 맡고 있는 담당자들은 운영에 어려움을 토로하거나 쉽게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활동이 활발한 페이스북은 최소 몇 십만원에서 최대 몇 백만원 가까이의 바이럴 마케팅비를 들인 것들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오버추어 마케팅이 ‘돈’을 쓴 만큼 효과를 보듯이 기업의 페이스북 마케팅도 ‘이벤트비’와 ‘광고비’에 따라 성패가 갈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한편, 여행업계는 페이스북을 통한 상품도 고민 중이다. 한진관광이 페이스북 전용 상품의 판매를 시작했고, 노랑풍선은 F-커머스와 비슷한 ‘2012 여행 버킷리스트’라는 게시판을 페이스북 내 개설하고 상품을 고정 노출 중이다. 61만 여 명의 팬을 둔 에어프랑스항공 본청 페이스북은 항공권 예약 게시판을 페이스북에 마련해 두었다.

◆한진관광…F-커머스 처음 도전해

한진관광이 페이스북을 통해 상품판매를 시도한다. 페이스북의 성장과 함께 대두되고 있는 일종의 ‘F-커머스’다. 홈페이지는 물론이고 페이스북 내 ‘상품 게시판’을 개설해 고정 팬을 타깃으로 상품을 홍보하고 판매할 예정이다.
F-커머스 상품은 페이스북 이용층의 연령대를 고려해 ‘자유여행’ 상품으로 현재 한정했다. 지난 달 만든 자유여행브랜드 ‘어디go!’홈페이지 내에도 ‘페이스북 전용 상품’ 코너를 개설했다. 첫 상품은 일본 대마도 승선 티켓. 한진관광 관계자는 “이번 달 말까지 페이스북을 통해 예약한 사람에게는 영화 예매권을 지급하는 등 홍보에 주력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상품을 늘려갈 것”이라며 “한진관광은 여행사 중에서 가장 많은 팔로워 수와 팬 수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페이스북을 통한 상품 판매도 장기적으로 활성화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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