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를 하지 않는 토요일’을 일컫는 ‘놀토’. 오는 3월부터는 놀토와 놀토가 아닌 토요일의 구분이 무색해진다. 매달 둘째주, 넷째주 실시하던 놀토를 확대해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매주 5일 수업제를 실시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여행업계에서는 취학 자녀와 함께 할 수 있는 가족여행에 주목하고 있다. 3월을 코앞에 두고 늘어나는 주말여행 수요를 잡기 위한 국내외 여행상품은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봤다. <편집자 주>



-자녀와 학부모 모두 “주말엔 여행”
-한국관광공사 주최 체험여행 각광
-급부상하는 캠핑, 개별여행 등 주목

■해외여행 전년대비 약 30% 증가

지난 2005년 월 1회로 시작한 주 5일 수업은 지난 2006년 월 2회로 확대됐고, 오는 3월부터 전면 시행된다. 최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놀토에 원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문화생활·봉사활동 등 다양한 항목 가운데 ‘취미와 레져 즐기고 싶다’는 답변이 학생 28.6%, 학부모 23.2%를 기록해 각 1위와 2위에 차지했다. 또한 지난 1월 하나투어 닷컴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키워드 검색어 순위 중 ‘가족여행’이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작년 1월 ‘가족여행’의 키워드 순위가 25위였던 것에 비하면 올해 들어 가족여행에 대한 관심이 지대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 5일 수업 실시는 해외여행 수요도 크게 증가시켰다. 하나투어의 3월 해외여행수요는 전년 대비 28.2% 증가했으며 모두투어는 전년 대비 30.8% 증가했다. 지역으로는 비행시간이 5시간 미만으로 접근성이 좋은 동남아 지역의 예약수요가 증가해 필리핀의 경우 전년대비 52.4% 증가(하나투어)했고, 태국의 경우 전년대비 37% 증가(모두투어)했다.

이에 따라 동남아 지역 해외관광청은 오는 3월부터 방문객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국관광청의 니티다 쁘라용 소장은 “주 5일 수업에 힘입어 올해 태국 방한객 120만명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지난해 홍콩 방한객 100만명을 달성한 홍콩관광청은 디즈니랜드에 새로운 테마파크를 개장하는 등 가족여행을 위한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상품 신규 개발은 미미

그러나 이 같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주말 가족여행을 겨냥한 국내 신규 여행상품은 많지 않은 것이 실정이다. “당장은 추진하고 있는 이벤트가 없다”는 여행스케치 관계자에 말에 의하면 “여행사 자체적으로 상품을 개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결정적 이유다. 이미 가족여행 상품이 많이 출시돼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려면 정부 차원의 개발이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 그러나 한편으로는 “전년 대비 가족여행에 관한 문의가 늘었다”며 “5월이 돼 날씨가 따뜻해지면 가족여행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었다. 다른 여행사도 이와 유사한 상황으로 대부분 상품 개발보다는 기존 상품에 휴양 및 체험활동을 가미할 것이라 밝혔다. 이 중 상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여행사도 있다. 홍익여행사는 4월을 목표로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1박2일 일정의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 밝혔다.

■자녀교육 겸하는 체험여행 활기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근 한국관광공사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진행하는 ‘토요 프로젝트’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체험여행 활성화의 일환으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토요일마다 여행을 통한 체험학습을 할 수 있게끔 한다. 올해 수도권 내 140여개 초등학교에서 실시하며 내년부터는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한국관광공사는 3월2일까지 여행사로부터 6개 테마의 상품을 공모하고 있는데, 그 중 선정된 30개 상품은 4월부터 10월까지 초등학생의 토요일 체험학습 상품으로 활용된다. 6개 테마는 역사전통, 문화예술, 농산어촌, 자연생태, 과학탐구, 기타(통일안보, 기업탐방, 사회공헌 등)이며 각 상품은 부가세 포함 4만원 이내로 구성된다. 일부 비용을 관광공사에서 지원할 예정이어서 국내 여행사의 참여 열기는 더욱 뜨겁다.

체험여행에 대한 관심은 대형 여행사에서도 엿 볼 수 있는데 특히 하나투어는 해외여행에 체험여행을 접목해 눈길을 끈다. 하나투어의 ‘북경 멘토스쿨’은 문화체험에만 국한하지 않고 학습법 강의 등 교육에 초점을 맞춰 이색적이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에 재학 중인 대학생이 동행하는 여행상품으로 낮에는 국자감, 북경대학교 등을 견학하고 밤에는 세미나를 통해 자기주도학습법 등 강의를 듣는다. 하나투어 홍보팀 조일상 대리는 “매일 출발하는 상품이지만 학부모와 자녀가 함께 하기 위해 목, 금 출발이 가장 많다”며 “주 5일 수업과 함께 모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상품가는 54만9천원부터이며 유류할증료와 중국 비자 발급 비용은 별도다.

■캠핑 및 이색사이트 등 등장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발 빠른 업체도 있다. 모두투어 자회사인 모두투어H&D의 ‘모두캠핑’은 급격히 늘어나는 ‘캠핑족’을 겨냥한 신개념 여행이다. 모두투어의 ‘캐라반 학암포점’은 학암포 해수욕장 앞에 캠핑카와 캠핑시설을 설치해 별도의 장비나 지식 없이도 캠핑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 모두캠핑 관계자에 의하면 “지난 7월 처음 이 상품을 출시한 시기에는 주중에는 단체행사가 주를 이루고, 주말에는 전문 캠핑족이 70~80% 였다”고 한다. 그러나 “오는 3월부터는 가족 단위의 예약 비중이 늘어 50% 정도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모두캠핑은 가족여행객을 위한 즐길거리를 보강하고자 상반기에는 인근 안면도에 위치한 쥬라기파크공원 할인 티켓을 제공하고 리솜리조트 오션캐슬과 이용 제휴를 맺는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계획하고 있다. 또 가족에게는 그릴세팅비용을 할인해주고 바비큐파티, 가족영화관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앞으로는 주말여행의 증가를 고려해 현재 제주와 서울 인근 지역에 2, 3호점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모두캠핑은 캐라반 25동, 텐트 4동을 갖추고 있고 올해 2월 기준으로 바다가 보이는 객실이 주중 10만원, 주말 15만원, 일반객실이 주중 7만원, 주말 10만원이다.

개별적으로 주말여행을 떠나는 이들을 위한 웹사이트도 등장했다. 지난해 9월 등장한 고위크엔드(www.goweekend.co.kr)는 주말 여가를 즐기기 위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주말정보 사이트다. 고위크엔드가 제안하는 주말 여가 문화는 휴식, 배움, 맛, 즐거움, 보람, 운동, 쇼핑 등 총 7가지. 단지 관광이나 휴양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다양한 즐길거리와 학습체험을 도모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사이트에는 매주 150개, 한 달에 600개 이상의 주말 관련 컨텐츠가 업데이트되며 개인이나, 기업, 지자체 등도 축제, 봉사현장, 주말프로그램, 나들이 여행지 등에 대한 정보를 자유롭게 등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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