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 뿐인 결혼식은 옛말이다. 10명 중 4쌍이 이혼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나라 부부들은 두 번째 결혼을 통해 결혼의 초심을 상기하고 서로의 관계를 돈독히 만들고 있다. 일부 연예인 부부를 중심으로 유행처럼 돌던 일명 리마인드 웨딩(Remind Wedding)이 점차 트렌드화 되고 있는 것. 리마인드 웨딩 시장 규모가 점차 늘어나면서 리마인드 허니문 상품에 대한 주목도도 커지고 있다. 몇 여행사는 발 빠르게 상품을 출시하고 기획전을 진행 중이다. 리마인드 허니문이 고급화된 패키지 상품의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편집자 주>

-리마인드 웨딩 붐 타고 리허니문도 주목
-패키지 상품으로 흡수됐던 수요 세분화
-젊은 층, 아이동반 등 콘셉트 다양하게


리마인드 웨딩은 말 그대로 이미 결혼식을 올리고 결혼생활을 지속하고 있는 부부들이 실제 예복을 차려입고 결혼식을 다시 올리는 이벤트다. 한국웨딩플래너협회 관계자는 “아직 전체 결혼시장에서 파이를 나눌 정도로 성장한 시장은 아니지만 문의는 들어오고 있다”며 “일반 결혼식 트렌드처럼 리마인드 웨딩도 소규모로 진행되는 편”이라고 밝혔다. 리마인드 웨딩 초창기에는 주로 은혼식과 금혼식을 맞은 노부부들이 자녀를 동반한 예식과 웨딩촬영을 가졌다. 요즘은 연령에 상관없이 리마인드 웨딩이 유행하면서 젊은 부부들이 새로운 수요층으로 등장했다. 결혼식을 치른 지 몇 년 안 된 부부들은 예식과 촬영보다 여행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리마인드 허니문 상품을 기획한 여행사 관계자는 “허니문을 가면 ‘1년 후에 다시 오자’는 다짐을 누구나 한다”면서 “결혼기념일에 다시 허니문을 추억하려는 젊은 부부가 많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됐다”고 말했다.

■5명 중 1명 리마인드 허니문 경험

모두투어는 이미 2008년에 리마인드 웨딩 시장을 분석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전문기관에 의뢰했다. 기혼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9.9%가 “리마인드 허니문을 다녀온 적이 있다”고 답했다. 5명 중 1명꼴로 리마인드 허니문을 경험한 셈이다. 특히, 이들 중 37.7%는 허니문을 주기적으로 갖고 있다고 답했으며 그 비율은 젊은 층에서 높았다. 또한 아직 경험은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배우자와 함께 리마인드 허니문을 떠나고 싶어 하는 부부들이 대부분이었다. 리마인드 허니문 경험이 없는 기혼남녀 802명을 대상으로 리마인드 허니문 희망 여부를 질문한 결과, 89.3%가 ‘리마인드 허니문을 떠나고 싶다’고 답했다. 특히 이 중 절반가량은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투어는 2008년부터 리마인드 허니문을 마케팅 전략으로 삼고 기획전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일반 패키지 상품 중 풀빌라나 고급 리조트에서 숙박하는 상품을 리마인드 허니문 콘셉트로 삼았다”며 “초고가 허니문 상품만큼은 아니지만 럭셔리한 숙소에서 허니문을 재연할 수 있는 상품이다”라고 설명했다.

■패키지 수요 30% 흡수할 잠재력

리마인드 허니문에 대한 인식의 확산으로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한 여행사가 늘고 있다. 천편일률적으로 ‘고급 상품’이라는 콘셉트에 맞춰졌던 중·고가 상품에 리마인드 허니문이라는 새 옷을 입힘으로써 고객의 주목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롯데관광은 30, 40대 고객에 맞춘 리마인드 허니문 상품을 선보였다. 그동안 패키지 상품에 흡수됐던 부부여행 수요를 적극 끌어 오겠다는 계획에 따라 2월부터 기획전을 열고 있다. 상품을 기획한 롯데관광 송용호 허니문팀 팀장은 “허니문은 여행 상품 중에서도 가격대가 가장 높은데 이미 결혼한 부부들이 허니문 상품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고가 상품의 새로운 마케팅 대상이 두 번째, 세 번째 허니무너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관광 상품은 푸켓, 발리 등 지역적 특색은 기존 허니문과 차이점이 없지만 휴양에만 초점이 맞춰진 허니문보다 액티비티 요소를 강화했다. 기혼부부들은 관광과 휴양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여행을 선호한다는 판단에 의해서다.

송 팀장은 “결혼생활의 전환점이 되는 리마인드 허니문은 전체 패키지 고객의 30%까지 끌어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며 “내부적으로 시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롯데관광은 롯데관광을 통해 허니문을 다녀오고 다시 리마인드 허니문을 선택하는 고객에게 할인율을 적용하거나 웨딩사진 촬영 기회를 주는 등 다양한 판매 전략을 구상 중이다.

■리마인드 허니문도 콘셉트 명확히

리마인드 허니문에 적극적인 소비자층은 노부부보다 결혼 1주년, 5주년을 기념하는 젊은 부부들이다. 하지만 이 연령대 기혼자는 아이 때문에 쉽게 해외여행을 선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나투어는 기존의 영·유아 동반상품으로 히트한 플라잉베베 상품의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리마인드 허니문으로 잡았다.

플라잉베베는 만 6개월 이상 만 4세 미만의 아이를 둔 가족을 대상으로 한 상품으로 장난감, 유모차, 젖병세정제, 물놀이 세트, 아기용 죽 등 철저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전 일정을 전문 베이비시터가 동행해 부부는 안심하고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플라잉베베는 이 부분에 특허까지 얻은 상태다. 하나투어 SIT팀 김민서 대리는 “그동안 아이를 동반한 여행 상품으로 조명됐지만, 정확히는 아이 걱정을 떨쳐내고 부부의 여행 만족도를 높이는 상품이다”라며 “콘셉이 확실하기 때문에 리마인드 웨딩을 찾는 젊은 부부의 만족도가 크다”고 말했다.

플라잉베베는 동급의 패키지 상품보다 15~30% 정도 비싼 가격임에도 전년대비 2010년에는 20%, 2011년은 8.9%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김 대리는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비슷한 종류의 타 여행 상품이 출시되고 있지만 리마인드 허니문의 취지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상품으로 차별화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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