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케냐 나이로비에 직항 취항을 앞둔 가운데,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최초로 아프리카에 직항이 운영되는 만큼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으며, 대한항공뿐 아니라 외항사를 이용한 동아프리카 상품도 최근 속속 출시되고 있어 시장이 과열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수요가 제한적인 시장의 특성상 동아프리카 지역이 대중화되는 데까지는 상당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보수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편집자주>



-6월말부터 주 3회 취항…상품 개발 본격화
-짧은 기간 동아프리카 집중된 일정 대다수

■연간 3만 좌석 공급, 올해 최대 이슈

대한항공은 오는 6월21일부터 주 3회(화, 목, 토) 스케줄로 인천-나이로비 구간 운항을 시작한다. 총 226석의 A330-200 기종을 투입하며 비행시간은 13시간15분이 소요된다. 아프리카에 국적사가 취항하는 것은 최초다. 이집트 카이로 노선에 취항한 바 있지만 북아프리카는 지리적·문화적으로 중동에 가까운 만큼 케냐 취항은 차원이 다르다. 대한항공은 현재 중국, 일본 등 6수요를 겨냥한 판매를 시작했으며, 여행사 상품 개발도 적극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만간 케냐를 포함한 아프리카 지역 캠페인 광고를 진행할 예정으로 전방위적인 홍보활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18개 여행사와 함께 연합상품을 판매할 계획으로 돌핀월드네트워크를 주관 랜드사로 지정했다. 이외에도 주요 대형 여행사들은 단독 상품 개발을 준비 중에 있으며, 이미 케냐-탄자니아 2개국 상품을 판매 중인 여행사도 있는 상황이다. 결국 대한항공의 취항으로 아프리카 전체를 하나로 여행하던 패턴을 벗어나 ‘동아프리카’라는 신목적지가 부상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Y·ET 활용 동아프리카 상품 가세

최근 들어 외항사를 이용한 동아프리카 상품 개발도 활성화되고 있다. 기존까지 케냐 지역에 집중된 여행상품은 케냐항공, 에미레이트항공 등을 이용해 선보인 적이 있었으나 시리즈성으로 운영되기 시작한 것은 최근 들어서다. 특히 에티하드항공(EY)이 4월1일부터 아부다비-나이로비 직항 취항을 시작하면서 국내에서도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콘돌투어가 연합상품 주관 랜드사로 ‘케냐 사파리’, ‘케냐+탄자니아’ 상품 등을 200만원대에 출시한 상태다.

케냐 인접국인 에티오피아와 케냐, 탄자니아 등을 함께 여행하는 상품도 출시됐다. 에티오피아항공(ET)의 한국 GSA가 샤프로 바뀌면서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상품 운영에 힘을 쓰기 시작한 것. 에티오피아항공 연합상품 주관 랜드사인 잠보패스는 에티오피아 일주 상품을 출시했다. 그러나 동아프리카의 핵심 지역인 케냐, 탄자니아에 비해 관광 요소가 부족한 에티오피아는 상대적으로 수요가 제한적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타지역 랜드사까지 아프리카 진출

이처럼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는 랜드사도 늘고 있다. 유럽을 전문으로 하던 콘돌투어가 에티하드항공의 주관 랜드사가 되면서 아프리카로 영역을 확충했고, 대한항공의 연합 주관 랜드사로 선정된 돌핀월드네트워크의 경우, 동남아·대양주 지역을 전문으로 하던 업체인 만큼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신생이나 다름 없는 회사다. 여기에 남아공을 기반으로 한 현지의 한인 여행사들이 동아프리카로 영역을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케냐 지역을 기반으로 한 한인 여행사는 사랑아프리카, 스마일투어 정도가 규모가 큰 편이며, 최근 들어 케냐 교민 사이에서도 여행업을 준비 중인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남아공에 기반한 랜드사와 케냐 랜드사가 손을 잡고 공동영업에 나선 경우도 있다. 인터아프리카와 스마일투어가 ‘아이에스투어’로 새출발을 선언하고 나선 것. 아이에스투어 박민수 이사는 “대한항공 취항으로 동아프리카만을 짧은 일정에 보는 상품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영업뿐 아니라 수배까지 오랜 노하우를 가진 두 회사가 힘을 합친 만큼 차별화된 상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SA 팩과 다른 신수요 창출이 과제

여행업계에서 오랫동안 터주대감으로 자리잡은 아프리카 상품은 단연 SA팩이다. 남아공을 중심으로 아프리카 곳곳을 촘촘히 연결하는 네트워크의 강점을 앞세운 상품은 남아공과 케냐, 탄자니아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일정을 자랑한다. 결국 대한항공의 나이로비 노선을 이용한 상품이 어떻게 SA팩과 차별화에 성공하느냐가 신규 수요를 유치하는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을 이용한 상품들이 직항이라는 강점과 여행기간이 짧고 가격이 300만원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해 고객층이 분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대한항공은 스카이팀 회원사인 케냐항공의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SA 팩과 비슷한 형태의 장기 일정 상품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남아프리카항공 김성한 부장은 “대한항공의 취항으로 시장이 동아프리카와 남아프리카로 나뉘고, 아프리카 전 지역의 판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남아프리카항공도 기존 상품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과열 경쟁, 벌써부터 우려 불거져

1년에 케냐를 방문하는 한국인은 5,000~7,000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항공은 직항 취항으로 1달간 약 3,000석, 연간 3만7,000석을 공급하게 되고 이는 결국 3만명 이상의 신규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간 남아공을 방문하는 한국인이 2만명을 밑도는 것을 감안하면, 관광 수요가 대다수인 케냐의 좌석을 채우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물론 대한항공이 모든 좌석을 한국에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 대한항공이 나이로비 취항을 결정한 데는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케냐로 직행하는 비행편이 없는 것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대한항공이 상당량의 좌석을 해외에 판매한다 해도 국내 여행사와 랜드사들의 부담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결국 신목적지나 다름 없는 지역을 중장기적으로 키우기보다는 당장의 실적에 급급해 가격으로 승부하는 상황이 빚어지지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아프리카 지역 전문가는 “케냐 및 동아프리카 지역은 국립공원 입장료, 호텔비 등이 높은 편이며, 여행사가 추가 수익을 얻기 어려운 구조”라며 “랜드사들은 마진 싸움을 할 수밖에 없는데 이같은 상황이 상품 및 서비스 질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결국 랜드사와 여행사 모두 가격으로만 승부할 것이 아니라 현지 인프라 및 여행의 다양한 요소를 두루 알려는 노력이 선행돼야만 아프리카가 진정한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케냐 기본정보
언어│영어, 스와힐리어
기후│지역에 따라 건조, 사바나, 열대, 고산기후가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4계절처럼 연간 건기와 우기가 반복된다. 케냐에서 야생동물을 보려면 7~10월 사이가 좋다.
종교│개신교 45%, 가톨릭 33%, 토착종교 10%
인구│약3,795만명
시차│우리나라보다 6시간 느리다.
여행 유의 사항│황열병 예방 접종은 필수이며, 말라리아 예방 접종은 필수는 아니다. 현지 도착 비자 50달러."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