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이 됐다. 1997년 이후 15년만의 개명이다. 그런데 최근 한 영남권 정당이 그들이 버린 한나라당이라는 이름을 냅다 낚아채 화제가 되고 있다. 세간에서는 군소 정당의 기발한 생존 전략이라며 감탄하기도 하고 한편에서는 황당한 해프닝으로 여기기도 한다.

이름을 빌려서라도 인지도를 확보하려는 모습은 비슷한 업체명이 난무하는 여행업계를 떠올리게 한다. 동네 대리점도 대형 여행사의 간판을 내걸어야만 장사가 될 만큼 대형 여행사가 독식하는 것이 지금의 여행업계다. 이는 대기업의 공세에 밀려 동네빵집이 8년 만에 1/4 이상 급감한 사례와도 유사하다. 동네빵집은 이제 전국 4,000여개에 불과하다.

기자가 만난 한 중소 규모 여행사 사장은 “지난 10년간 중소 규모 업체들이 의기투합해 연대했으면 지금과 같이 일부 대형여행사가 독식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중간 토양이 탄탄해야 전체 지반이 단단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약육강식’이라는 시장의 원리에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할 수는 없겠지만 군소 업체들은 생존을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전문성을 강화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고 다양한 판로를 구축하는 등 기발한 ‘생존 전략’을 펼쳐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어떠한가. 대부분 중소 여행사들은 새로운 상품을 모색하려는 노력은 기울이지 않고서 기존 뻔한 상품을 얼마나 많이 판매하는가에만 초점을 맞춘다. 최근 마카오관광청의 트래블마트에서도 중소 여행사들의 참여률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가장 최근 현지 정보를 알 수 있음은 물론이고 향후 직접 거래할 수도 있는 업체와 만날 수 있는 기회인데도 말이다.

대형 여행사의 공세에서 군소 여행사가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은 멀리 있는게 아니다. 트래블마트에 참여하는 등 지역 전문가가 되려는 노력부터가 시작이다. 동네 빵집이 자기만의 빵 제조법과 가격할인으로 대기업에 맞서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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