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푸켓에서 랜드사 사장하던 사람들 중 남아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이 말을 남긴 A씨는 한 때 오퍼레이터, 전속 가이드, 서울 사무소 직원 등을 포함해 약 1,000명의 직원을 거느렸던 랜드사 사장이었다. 그의 말을 풀이하자면 푸켓에서 랜드사를 경영했던 사람 중에 자신은 금전관계가 비교적 깨끗하고, 업계의 신뢰를 쌓아 오늘날 아무 거리낌 없이 푸켓에서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랜드사 사장들은 리조트, 현지 여행사 등에 빚을 지고 도망갔거나, 비도덕적인 영업으로 탓에 동종 업계사람들에게 쫓겨나듯 푸켓을 떠났다고 했다. 화통한 성격과 거침없는 그의 화법을 비춰볼 때 조금 과장되게 이야기했다고 쳐도 지난 몇 년간 랜드업계의 어두운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했다.

랜드사는 여행업계의 중요한 구성원이라는 말은 항상 맞다. 전통적인 패키지 형태서부터 대형 인센티브 행사까지 현지에서 여행업계의 손과 발이 되어 업계를 굴러가게 하는 일등 공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새로운 상품을 한국 시장에 선보이고, 반대로 한국시장의 위상을 현지에 알려 우리 여행업계를 세계에 알리기도 한다. 그러나 랜드사들은 대형여행사의 직수배, 개별여행 급증, 작은 외부 충격에도 큰 타격을 입는 영세함으로 여행업계에서 그 입지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대형 여행사나 마케팅 회사 외에는 호텔과 계약을 받기도 힘들어졌고, 1만원 심지어는 몇 천원을 두고 저가 경쟁을 하면서 내실을 챙기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시장 환경이 어려워지다보니 A씨의 말처럼 제살 깎아먹기 식의 영업으로 랜드사들이 부도를 내고 도망간다는 것이다. 일부 랜드사들의 이런 행태는 미수금을 남기 업체에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히지만 넓게 봐서는 열심히 일하고 있는 한국 업체에 대해 ‘한국은 믿을 수 없다’라는 인식을 현지에 심어줄 수 있다.

이렇게 부작용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랜드사들은 내일을 어떻게 준비하는 지난 3주간 특집 기사를 통해 알아봤다. 안타갑게도 해가 갈수록 경쟁은 치열해지고 작아진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지만 랜드사 스스로 변화하거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려는 의지는 필요만큼 크지 않은 것 같다. 지역에 대한 충분한 전문성,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내는 창의성, 뛰어난 영업력이 있음에도 말이다. A씨는 스스로 랜드사를 정리할 때 랜드사들이 마딱뜨릴 지금의 상황을 예측했을지 모른다. 만약 알았다면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라고 한다. 랜드사들이 돈을 벌면서 업계를 이끌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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