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경복궁에는 한국관광공사 입사를 희망하는 청년 구직자가 모였다. 이들은 ‘고궁을 활용한 관광상품화 방안’을 연구하는 등 다양한 미션을 수행했다. 이번 1차 오디션을 통과한 사람들은 외국어 면접, 심층 인터뷰를 거쳐 입사할 예정이다. 한국관광공사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채용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그동안 고수한 채용방식이 구시대적이고 우수 인재를 등용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가 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벌인 조사를 따르면 대졸 신입사원의 기대치를 100으로 봤을 때 이들의 업무역량은 67.3점. 일부 대기업에서는 신입사원 1인당 400여만 원에 달하는 재교육비를 들이고 있었다.

그러나 여행사의 채용방식은 여전히 서류, 면접 2단계 전형에 그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면접 질문도 여행사마다 크게 다르지 않다. 여행사에도 ‘창의적인 인재가 필요하다’고 대외적으로 말하면서도 정작 인재는 여전히 옛날 방식으로 뽑고 있다.

여행사 입사 지원자의 서류를 살펴보면 전공이 다양할뿐더러 소위 말하는 ‘고(高) 스펙자’의 지원도 두드러지는 추세다. 입사 경쟁률이 높아지면서 여행사 인사 담당자들은 종종 행복한 비명을 지르지만 실상 그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여행사의 현실은 신입사원을 채용하기에 앞서 “직원이 떠나지 않을까”를 먼저 생각하고 있다.

실제 모 여행사의 어느 임원은 “지원자가 다양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엔 관광 전공자 위주로 선발하게 되더라”고 고백했다. 관광을 학교에서 배운 그들이 타전공자보다 뛰어난 인재인 걸까. 아니었다. 대답은 간단했다. 관광 전공자의 이직률이 더 낮기 때문. 관광 전공자는 먼저 입사한 선배들을 통해 여행사의 업무 환경을 미리 들었거나, 전공이 관광이다 보니 여행사에 안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의 걱정처럼 여행사 신입사원 중에는‘여행’이 주는 환상에 쉽게 여행사에 발을 들였다가 실망하고 달아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떠나는 직원을 잡기 위한 여행사의 노력은 미비하다. 여행사의 신입사원 교육이라는 것도 단기간에 형식적으로 해치우는 모양새다. 최근 여행사에서는 입사 시험을 보는 구직자의 모습이 눈에 띈다. 여행사는 빈자리 메우기 식으로 직원만 덜컥 채용할 것이 아니라 자사의 채용 시스템과 업무환경부터 재정비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