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취항을 목표로 물밑에서 취항을 준비하는 외국 항공사들이 있다.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이 ‘잠룡’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들이 올해 안에 힘차게 날아 올라 한국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까. 각 항공사의 현 상황을 취재했다. <편집자 주>


■인천공항에 비행기를 내려라!

지난 25일, 미국 국적 비젼항공의 인천 취항이 또 한번 무산됐다. 취항에 반신반의했던 여행업계에서는 비젼항공에 대한 불신이 깊어졌고 향후 취항에도 비관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취항을 준비해 온 비젼항공의 운항이 여러 차례 불발로 이어지면서 한국 취항을 노리고 있는 다른 항공사들에게도 업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는 분위기다. 비젼항공 이외에 한국 취항을 준비하는 항공사는 캄보디아 국적의 캄보디아앙코르항공(K6), 말레이시아 국적의 이글익스프레스항공, 태국 국적의 PC에어(GT), 스리랑카 국적의 스리랑카항공(UL), 라오스 국적의 라오스항공(QV), 몰디브 국적의 메가몰디브(5M) 등이다. 이들은 중 지난해 가을부터 취항 의사를 밝혔지만 연기 혹은 무산된 경우도 있고, 최근 들어 급물살을 탄 경우도 있다. 한국 취항을 추진하는 항공사들은 대부분 신생항공사이고, 한국 운항경험이 없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운항 여부 자체를 관망했던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성수기를 앞두고 수요 증대를 노리며 최근에 더욱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만만치 않은 장벽…여행사 ‘관망’

신규 항공사가 한국에 취항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국제선 운항에 필요한 운항증명(AOC)이 필수적이고, 양국 항공협정에서 정한 취항 조건을 갖춰야 한다. 공항의 조업, 수속 시설도 있어야 하고, 양국의 운항허가를 받아야한다. 그러나 여행업계는 낮은 인지도의 항공사, 신뢰를 잃었던 전적이 있는 항공사를 쉽게 믿지 않기 때문에 이를 일소하는 게 항공사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실제로 좌석을 판매하는 여행사는 이들 항공사의 움직임을 ‘관망’하고 있다. A항공사 관계자는 “신규 취항하는 것은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만, 이런 추진이 이뤄지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신호”라며 “그러나 비젼항공 등 기존에 신뢰를 잃었던 항공사도 많았던 만큼 새 항공사들이 시장의 불안한 시선을 없애는 게 취항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우철 기자 park@traveltimes.co.kr

■ 사례별로 보는 외국 항공사의 취항 준비 현황

각 항공사마다 취항 준비가 한창이다. 각 항공사는 국적 등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부분도 다르다. 각 항공사로부터 현재 취항 준비 상황을 들었다.


-5M, K6 재기노려·UL, QV는 첫도전
-기재·요금·정부허가 등 현안 산적


1. 불신 털기 위해 안간힘
메가몰디브

허니문 업계는 가을 허니문 시장의 핵으로 떠오른 메가몰디브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메가몰디브는 지난해 가을, 갑작스런 운항중단으로 여행업계는 물론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신뢰를 잃었지만 올해 8월26일부터 재운항을 시도하고 있다. 올해 운항을 추진하는 룸얼랏코리아는 지난해 GSA를 맡았던 메가몰디브코리아와 다른 업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룸얼랏 이동근 이사는 “지난해 사고는 메가몰디브의 것이 아니라 ‘메가몰디브코리아’의 것”이라며 “올해 정기편 추진은 허가, 보상 등을 철저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룸얼랏에 따르면 메가몰디브는 현재 2대의 B767-300ER을 운영하고 있고, 7, 8월 중에 1대를 추가로 도입한다. 메가몰디브는 말레-홍콩에 정기편을 운항하고 있고, 5월에는 충칭,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에 전세기편을 운항할 예정이다. 인천-말레 예정 스케줄은 8월26일부터 매주 일요일 밤1시30분에 주1회 인천을 출발하며, 말레에서는 목요일 밤 23시30분에 출발한다. 메가몰디브의 취항여부는 ‘신뢰도 회복’에 따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A 동남아 팀장은 “룸얼랏이 지난해 사고에 따른 보상절차를 진행하고 있지만, 시장의 신뢰를 많이 잃은 터라 일단은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2.비행기가 베트남 국적?
캄보디아앙코르항공

캄보디아앙코르항공은 캄보디아 정부가 51%, 베트남항공이 49%를 투자한 항공사다. 한국과 베트남을 주30여 편 운항하는 베트남항공이 실질적인 운영 주체로 알려지면서 한국 취항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지난 동계시즌은 물론 4월말 현재까지 구체적인 운항 계획이 나와 있지 않다. 이처럼 운항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운항 항공기가 캄보디아 국적이 아닌 베트남 국적의 것이기 때문이다.
캄보디아앙코르항공 한국 GSA인 캄보디아앙콜투어 측은 “한국 정부에서 캄보디아앙코르항공이 캄보디아 국적이기 때문에 베트남 국적의 항공기로 한국에 취항할 수 없다는 취지로 운항불가 방침을 전해 왔다”고 밝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항공사 본사에서 항공기 소유를 캄보디아앙코르항공으로 할지, 베트남항공으로 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만큼 한국 GSA 측에서는 구체적인 운항 계획을 밝힐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캄보디아앙코르항공 측 관계자는 “현재 국제선인 씨엠립-호치민을 운항하고 있으며, 이 항공편은 베트남·캄보디아 패키지 상품에서도 이용하고 있다”며 “이름만 있는 항공사가 아니라 현재 운항하는 항공사이기 때문에 소유 주체만 잘 정리되면 한국 취항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3.양국 정상이 만났다
스리랑카항공

지난 23일 한국과 스리랑카 정상이 서울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서 양국을 연결하는 직항로 개설에 양국 정상이 의견을 같이했다. 이와 맞물려 스리랑카항공은 인천-방콕-콜롬보 노선 운항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스리랑카항공 측은 올해 안에 정기편을 개설한다는 계획이며 이를 위해 한국의 파트너 항공사를 찾고 있다. 스리랑카항공 한국 GSA인 퍼시픽에어에이젠시(PAA)는 “한국 정기편 취항을 위해 한국 항공사와 상무협정 체결을 준비하고 있다”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협상 중이며, 대한항공은 최근 스리랑카 현지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스리랑카항공은 최근 스리랑카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 총리가 한국을 방문해 인천-다낭 취항이 급물살을 탔던 사례가 있어, 인천-방콕-콜롬보 개설도 비슷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4.기존 항공사에 도전장 ‘만지작’
라오스항공, 피시에어, 이글익스프레스

지난달 29일, 진에어가 인천-비엔티안 노선에 정기편 운항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21일부터 운항했던 전세기로 시장 가능성을 확인한 진에어가 전격적으로 정기편을 투입한 것이다. 지난해 가을 인천-비엔티안 정기편을 추진했었던 라오스항공은 진에어 전세기 성공, 정기편 전환에 자극을 받아 이번 여름 전세기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라오스항공은 스케줄 등 구체적인 운항계획을 세웠지만, 높은 요금과 신속하지 못했던 대응으로 판매 시점을 놓쳤다. 라오스항공 한국 GSA인 글로벌에어시스템 측은 “지난해 동계 전세기 추진이 상당한 수준까지 진행됐지만 처음 한국-라오스 구간 운항을 준비했던 것이어서 미숙한 점이 많았다”며 “올해는 7월부터 주2회 전세기 취항을 오래 전부터 준비했기 때문에 GSA에서도 기대가 높지만 아직도 풀어야 할 것들이 많아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태국 국적의 피시에어(P.C air)도 한국 판매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이미 태국 송그란 연휴를 맞아 한국에 전세기를 운항했으며, 5월20일부터는 주2회 전세기 운항을 추진 중이고, 6월중에 정기편 전환을 노리고 있다. 피씨에어는 전세기를 띄워 운항능력을 보인 만큼 정기편 취항에 자신있는 모습이다. 지난 26일 한국 GSA인 스카이젯과의 업무협약식에서 피씨에어는 “오늘을 기점으로 한국-태국을 운항하는 다른 항공사처럼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국적의 이글익스프레스항공에 대한 관심도 높다. 업계에서는 현재 공급석으로도 한국 여행수요를 소화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이런 가운데 이글익스프레스항공은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 AOC를 받기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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