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비행기로 2시간 떨어진 곳에 하늘을 헤엄치는 돌고래가 살고 있었다. 깊이를 알수 없는 하늘에 보석 같은 물방울을 뿌리며 공기를 헤치고 나간다. 일본의 최남단에 있는 오키나와는 바로 그런 섬이었다. 하늘을 나는 돌고래와 기기묘묘한 동굴, 특유의 여유로운 가락이 있는 오키나와가 지금 당신을 부른다.


오키나와 해양엑스포의 돌고래 쇼는 3월부터 9월까지 오전 11시, 오후 1시, 2시30분, 4시, 6시에 20분씩 이뤄지며 입장료는 없다


글·사진=박우철 기자
취재협조=오키나와관광 컨벤션뷰로 www.visitokinawa.jp/kr

■진정한 볼거리는 밖에 있더라

오키나와의 자랑 추라우미 수족관은 세계 최대의 어조를 자랑한다. 오키나와 해양엑스포공원을 방문하는 관람객의 대부분은 이 수족관을 보기 위해 온다. 오색의 열대어에서부터 대형 바닷가제, 기기묘묘한 불가사리 등을 찬찬히 둘러보는 동선은 여타 수족관과 다를바 없다. 그러나 숨막힐 듯 커다란 대형 수족관이 나타나면 추라우미 수족관이 왜 유명한지 알게 된다. 어조의 크기는 높이 8.2m, 너비 22.5m 규모다.

큰 수족관에 사는 어종들도 ‘메가’ 급이다. 8m에 달하는 대형 고래상어와 2m 크기의 취가오리도 그 안에서 서식하는 데 고맙게도 이들은 쉬지 않고 수족관을 선회하면서 늠름한 자태를 관람객에게 뽐낸다. 대형 수족관 이외에도 테마별로 수 십개의 수조가 추라우미 수족관에 존재한다. 츄라우미 수족관 입장료는 성인기준 1,800엔이고 6세 미만의 어린이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수족관 관람을 마친 것은 코스요리에서 정찬의 메인요리를 맛본 것과 같다. 이제는 돌고래쇼로 해양엑스포공원 관람을 마칠 때다. 돌고래 쇼는 오키나와 해양엑스포공원 북쪽 해안에 있는 오키짱 극장에서 펼쳐진다. 오키나와의 푸른 바다와 청명한 하늘을 배경으로 돌고래의 애교 넘치는 율동이 관람객의 박수와 함성을 이끌어낸다. 공연 중간에 여러 마리의 돌고래가 동시에 하늘로 뛰어오르면 마치 돌고래가 순간적으로 하늘을 헤엄친다는 착각도 든다. 돌고래 쇼는 3월부터 9월까지 오전 11시, 오후 1시, 2시30분, 4시, 6시에 20분씩 이뤄지며 입장료는 없다.

■땅 속에 용이 또아리를 틀었던 곳

교쿠센토 관람을 마치고 육지로 나온 순간, 관람객은 거대한 용의 몸속을 한바퀴 휘젓고 나온 기분이 들 것이다. 습기가 엄습하는 입구를 지나 동굴 깊숙이 들어가면, 여러차례 부침과 넓어졌다 좁아짐이 반복된다. 동굴의 단면적에 실제 용이 있었다면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상상해본다. 교쿠센토는 현재 일본에서 발견된 지하 동굴 중 2번째로 길다. 총 연장은 5km에 달하지만 일반에 공개된 것은 890m에 불과하다. 장님이 코끼리의 코만 만졌다고 할 만큼 교쿠센토의 일부만 본 것이지만 거대한 규모에 압도된다. 천장에서 내려오고 바닥에서 치고 올라가는 종유석의 모양은 데칼코마니를 보는 듯 이채롭고, 구석구석에 위치한 지하 연못도 눈길을 끈다. 물고기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지만 오키나와 앞바다의 에메럴드 빛을 고스란히 가져온 듯 고운 색을 지녔다.

■류큐왕조의 숨결을 느끼다

오키나와의 오래된 건물들은 하나같이 일본 본토의 것과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특히 1429년부터 1879년까지 오키나와를 지배했던 류큐왕조의 슈리성을 보면 오키나와의 독특한 건축양식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중앙에 광장을 두고 입구 정면에 정전(세이덴)이 있다. 그리고 좌우측에는 정전을 호위하듯 양전이 위치한다. 이는 일본과 중국이 오랜 기간 교역하면서 발생한 오키나와만의 건축양식이다. 건축물 내외벽이 주로 붉은 색을 띄는 것도 중국의 영향을 받은 건축양식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류큐왕조의 강성했던 왕권은 슈리성 내 세이덴 2층에 있는 국왕의 옥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우사스카’라고 불리는 옥좌는 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천천히 산책하다

만자모는 무엇을 보거나 체험하기 위해 가는 곳은 아니다. 오키나와의 바다, 하늘, 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며 천천히 산책하기 좋다. 18세기 초 류큐왕조의 쇼케이왕이 이곳을 방문했을 때 “동시에 만명은 앉을 수 있는 초원”이라고 부른 것이 만자모의 어원이 됐다. 만자모는 우리에게 익숙한 제주도의 섭지코지와 닮았다. 첫 번째는 20m 높이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잔잔한 에메랄드 빛 바다, 넓은 푸른 초원이 어우러진 장면이 닮았고, 두 번째는 한국 유명드라마의 촬영지인 것이 닮았다. 만자모는 올해 초 큰 인기를 누렸던 드라마 ‘여인의향기’ 촬영지로 유명세를 탔다. 이곳에서 여인의향기 주연배우인 김선아와 이동욱이 데이트를 즐겼다. 섭지코지가 드라마 ‘올인’으로 유명해진 것과 비슷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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