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경쟁력을 가늠할 때 동원되는 하나의 기준이 있다. 바로 ‘노동생산성’이다. 똑같은 시간을 일하고도 어느 조직의 구성원은 타 조직보다 훨씬 더 큰 가치를 창출해 내곤 한다. 업무효율성 그리고 기업을 둘러싼 시장상황 등 복잡한 요건들이 결부돼 생산성을 결정짓는다. 무형의 상품을 만들어내는 여행업계. 그만큼 여행 상품의 자원은 사람이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생산성이 중요한 가치일 수밖에 없다. 현재 여행업의 노동생산성은 어떤 수준일까? 지난해와 올해 1사분기 매출액을 통해 상장 여행사 직원 1인당 노동 생산성을 분석했다. <편집자 주>





-생산성, 제조업의 1/5·카지노업 1/4 수준
-8개사 1분기 노동생산성은 4,300만원
-전산 시스템화로 기업 경쟁력 제고해야

■관광산업, 제조업 생산성의 20%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도 노동생산성이 현저하게 낮은 나라다.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은 2012년 기준으로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28위에 머무르고 있다. 열악한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 환경 안에서도 관광산업의 생산성은 유독 낮은 수준이다. 산업연구원이 각 산업군의 직원 1인당 1년간 창출해 낸 매출액을 토대로 노동생산성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노동생산성은 제조업 및 자동차산업과 비교해 1/5 수준으로 나타났다. 2009년을 기준으로 보면 제조업 노동자 한 사람이 1년에 4억5,700만원의 매출을 올린데 반해 관광산업 종사자는 9,100만원을 벌어들이는 데 그쳤다. 그해 자동차산업 1인당 매출액은 4억3,600만원, 카지노사업은 3억7,100만원인 것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이다.

■여행사 1인당 매출은 1억6,000만원

전체 관광산업이 아닌 여행사의 노동생산성은 어떨까? <여행신문>은 각 기업이 감사보고서를 통해 밝힌 매출액을 임직원수로 나눈 결과를 취합해 분석했다. 2011년을 기준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8개사의 총 4,368명 임직원들 평균 노동생산성은 1억6,000만원으로 나타났다.<표1 참조> 조사 대상에 포함된 여행사의 1인당 매출액은 최고 3억7,400만원에서 최저 6,900만원이었다. 레드캡투어와 참좋은레져사의 노동생산성이 높게 나타났지만 각각 렌터카 사업과 자전거 사업 매출액이 통계에 포함됐다. 두 사를 제외한 일반 여행사 6개 사의 평균 노동생산성은 1억3,200만원으로 더욱 낮아졌다. 여행업, 관광숙박업, 국제회의시설업, 종합유원시설업 등이 모두 포함된 관광산업의 2009년 생산성보다는 높은 수치지만 여전히 타 산업 분야보다 생산 경쟁력이 현저히 낮다는 점을 볼 수 있다.

■레드캡, 참좋은 제외하니 3,400만원

올해 1분기 여행사 매출액을 분석해보니 여행사의 생산성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상장 8개사의 올해 1사분기 매출액을 보면 하나투어가 약 630억원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레드캡투어, 모두투어가 잇고 있다. 하지만 노동생산성은 매출액 순위와 꼭 비례하지는 않았다. 동기간 내 노동생산성을 산출한 결과로는 레드캡투어가 1억400만, 참좋은레져 8,800만으로 나타났다. 2011년 연간 통계와 마찬가지로 여행업 외 부가사업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두 회사의 생산성이 높게 분석됐다. 8개사 전체 평균은 4,300만원이었지만 두 회사를 제외한 6개사의 평균 노동생산성은 3,400만원으로 900만원이 낮아졌다.<표2 참조>

홀세일러와 직판여행사도 차이를 보였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생산성은 각각 3,700만원, 3,300만원이었으며 타 직판사는 2,000만원에서 4,000만원 사이에 분포해 있었다. 홀세일러 사의 평균 노동생산성은 3,500만원, 직판 여행사 4개사(롯데관광개발, 세중나모여행, 자유투어, 비티앤아이)의 평균은 2,900만원이었다.

한편, 8개 상장사의 2012년 1사분기 매출액 수준이 4사분기까지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평균 노동생산성은 약 1억9,000만원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평균인 1억6,000만원과 비교해 3,000만원정도 늘어나는 데 그친 것이다.

전산 시스템으로 산업 경쟁력 보완해야

타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여행사 생산성의 실상은 더 도드라진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전효재 책임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관광산업 유성체계 개편방안>에 의하면 미국 트래블 위클리(Travel weekly)가 밝힌 미국 상위 50개 여행사 평균 1인당 생산성은 2006년 기준으로 100만달러다. 현재 환율로 계산해 보면 약 12억원정도인 셈이다. 한국일반여행업협의회는 2006년 우리나라 상위 50개사 인바운드 여행업체의 생산성은 미국의 1/7, 아웃바운드 업체는 1/3 수준이라는 통계를 발표하기도 했다. 전 연구원은 “전산 시스템 상에서 상품을 구입하는 게 보편적인 미국 시장에 비해 우리나라 시장은 아직 여행 상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과정까지 모두 사람이 개입되는 노동 집약적인 시장이다”라고 이같은 현상의 원인을 분석했다. 모두투어 나원준 이사는 “제조업처럼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을 기계로 대체할 수 없는 것이 여행 산업이라 여행업은 인력 중심인 산업일 수밖에 없다”면서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일이 여행업계의 과제로 남아있다”고 전했다. 나 이사는 “선진국과 같이 예약과 상담, 판매까지 시스템 상에서 이뤄지는 산업 환경을 조성하며 서서히 생산성을 높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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