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산업을 불문하고 ‘타깃 마케팅’이 중요하다. 목표물을 명확하게 분석하고 그에 맞는 기술을 써야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여행사만 하더라도 연령층, 소득수준, 여행정도 등에 따라 고객을 분석해 상품을 팔고자 애를 쓴다. 그러나 관광청이나 대행사, 외국에서 한국을 찾는 업체를 지켜보면 엉뚱한 곳에 과녁을 맞히고 활시위를 당기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대표적으로 팸투어 초청만 하더라도 어떤 성격의 팸투어인지, 어떤 직원이 참석해야 하는지 명확한 공지를 주는 곳은 의외로 드물다. 그러다 보니 일부에서는 관광청이 초청한 팸투어를 일을 겸해 휴가를 떠나는 것 즈음으로 치부하기도 했다. 사실 팸투어는 잘 활용하면 돌아와 새 상품을 만들 수도 있고 손님에게 상품을 설명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여행사에 단순히 공문 형식으로 일괄 통보하기보다 주최자가 나서서 팸투어의 목적을 분명히 하고 대상자도 선별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주니어급의 상품 담당자가 참석해야 좋은지 팀장급 관리자가 참석해야 좋은지를 주최자가 전체 밑그림을 상세히 그릴수록 좋다.

특히 그들이 주최하는 관광설명회나 세미나에 참석해 보면 ‘시간을 허비했다’는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가장 허무한 관광설명회 중 하나가 가이드북에 나올법한 유명 관광지, 음식 등을 소개하는 데 열을 올리는 경우다. 이런 설명회라면 참석자 중 열의 아홉은 꾸벅꾸벅 졸거나 아예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기 일쑤였다. 외국에서 지위가 높은 관계자가 방문하기라도 하면 여행사 직원은 방청객처럼 추상적인 정책이나 계획을 경청해야 할 때도 있다. 최근에 열렸던 모 설명회에서는 타 업계 사람이 여행사 직원과 함께 초청됐던 터라 행사 말미에는 바이오, 미용 등의 산업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근무시간이나 퇴근 후 개인시간을 쪼개 참석하는 만큼 B2B 설명회면 B2B를 위해 꾸려져야 맞을 것이다. 행사에 초청된 여행사나 랜드사는 지역을 비교적 잘 알고 직접 판매하는 사람들이다. 전문가라 할 수 있는 사람을 초청해 여행업을 모르는 일반 손님처럼 취급한다면 행사를 주최한 사람 입장에서도 참석하는 사람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 불필요한 행사에 이골이 난 여행인들은 늘 말한다. 호텔을 빌려 행사를 개최할게 아니라 차라리 그 예산으로 여행사나 랜드사에 실질적인 지원을 하는 게 훨씬 낫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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