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경기침체, 2009년 신종플루의 확산으로 위기를 맞은 국내 관광업계는 2010년과 2011년 가파른 상승세를 통해 ‘잃어버린 2년’의 후유증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듯하다. 그러나 누군가 말했듯 여행산업의 부침은 3년을 주기로 돌고돈다는 말이 정설이나 된듯 올해는 그리스발 경제위기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GDP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고, 혹자는 대공황에 버금갈 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입에 담기도 싫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어떤 전망이 들어맞을지는 모를 일이지만 불투명한 내일 앞에서 호흡을 가다듬을 시점이 온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이럴 때일수록 그동안 집중했던 사업에서 한발 물러서 ‘줌아웃’하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난 5월17~18일 그랜드앰배서더호텔에서 개최된 ‘북아시아 호텔 투자 포럼’은 우리 관광업계가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야 함을 시사하는 메시지를 들을 수 있는 행사였다. 이 포럼에 발표자, 토론자로 초대된 사람들은 국내외 호텔 개발, 부동산, 금융 전문가들로, 관광업계 사람들이 평소에 만나기 쉽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이들이 한국 관광시장을 보는 관점은 우리의 그것과 사뭇 달랐다. 그들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서울은 호텔 부족에 시달리고 있지만 이미 특급 호텔은 포화 상태이고, 용산, 송도 등의 정부 주도 개발사업은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 “서울의 인바운드 호황은 길어야 2년 정도 지속될 것이다”, “지금 서울에 필요한 호텔은 럭셔리, 특급이 아니라 개성 있는 콘셉트의 부티크 호텔과 3~4성급 호텔이다”, “개발자 중심의 시각으로 접근했다가는 상하이, 베이징, 하이난처럼 서울도 호텔 공급 과잉 문제에 시달릴 발생할 것이다”

이같은 전망과 분석이 여행업계 입장에서 어떻게 들릴지는 몰라도 조금은 다른 시각을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유익했다. 이는 국내 호텔 개발에 국한된 이야기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온라인 여행 비즈니스만 해도 규모의 경제로 밀고 들어오는 외국계 OTA와 몇군데의 토종 업체만 빼고는 시들한 모습이다. 신목적지로 기대를 모으던 지역은 여행사, 랜드사간 과열 경쟁으로 수익성이 떨어질대로 떨어진 상태다. 시장의 트렌드를 간파하지 못하고 개발자, 공급자 중심으로 접근한 여행상품의 생명력은 오래 지속되기 힘들 것이다. 그것이 호텔이든, 여행상품이든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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