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광산업의 기반을 다지고 발전을 견인해 온 여행업계 대선배들이 한 자리에 모여 반세기 한국관광의 역사를 되짚고 새로운 반세기의 청사진을 그렸다. 여행신문 창간 20주년을 기념해 지난 6월29일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였다. 이날 간담회를 빛낸 대선배들은 세방여행 이상필 부회장, 서울항공여행사 정운식 회장, 트래블프레스 소재필 회장, 씨제이스월드 낸시 최 사장, 마카오관광청 유환규 대표, 롯데관광 유동수 사장, 모두투어 우종웅 회장이었다.<편집자주>



본격적인 환담에 앞서 세방여행 이상필 부회장의 근속 50주년이 화두에 올랐다. 이상필 부회장은 올해 11월이면 세방여행 근속 50년을 맞는다. 한 업종, 그것도 한 회사에서 50년을 근무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기록이고 존경의 대상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11월이면 근속 50년이 된다. 이력서에는 단 한 줄로 기록되겠지만(웃음), 전혀 후회스럽지 않다”고 화답하는 이상필 부회장의 모습에서 한국관광 반세기를 일궈온 대선배들의 자부심과 애정이 강하게 느껴졌다. 과연 이들이 기억하는 여행신문의 20년은 어떤 모습일까?

■한국관광산업 전환점
여행신문 역할 긴요하다

여행신문 이병기 부회장
1992년 7월10일 창간호를 발행한 여행신문이 어느덧 20세 청년이 되었습니다. 20년 동안 한결 같은 애정과 성원을 보내 준 여러분들 덕택입니다. 여행신문은 7월1일부로 법인회사로 전환했고, 5월에는 글로벌 시대에 걸맞게 일본의 트래블저널, 타이완의 TTN타이완과 함께 ‘아시아 여행전문지 얼라이언스’를 구축하는 등 20주년을 맞아 한층 더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울항공 정운식 회장
당시 한국일반여행업협회(KATA) 초대 회장이었던 故 한명석 회장께서 처음에는 KATA에서 신문을 발행하자고 했는데, 의견을 취합해보니까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어서 결국 한 회장님 개인적으로 발행하는 것으로 했었지요. 거기에 다들 협조해서 여행신문이 시작됐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여행신문이 그동안 대표 미디어로서 우리나라 관광산업을 이끌었고, 유지했고, 많은 일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씨제이스월드 낸시 최 사장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한다는 말처럼, 여행신문이 그런 역할을 한 것 같아요.

롯데관광 유동수 사장
올해는 한국관광공사도 50주년이고 여행신문도 20주년이 돼 그야말로 터닝 포인트를 맞았고, 우리 관광산업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여행신문의 역할도 굉장히 중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여행신문 창업주인 故 한명석 회장과도 개인적인 친분이 두텁고, 여행신문 창간부터 현재까지의 행보를 모두 지켜봤던 만큼 이들이 전하는 옛이야기들과 축하인사는 더욱 값지게 다가왔다. 여행신문의 역할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의제 설정 강화하고
인바운드도 배려하길

유동수
여행신문이 특정 주제를 선정해 캠페인으로 전개해 나가는 것은 아주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최신 정보 등도 도움이 되고 중요하지만, 업계가 미처 챙기지 못한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고, 그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카오관광청 유환규 대표
인바운드 부문도 많이 발전하고 있는 만큼 좀 더 신경을 썼으면 합니다. 외래객이 많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불편을 느끼고 수용태세에도 부족한 부분이 많으니까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많이 지적하고 개선을 도모했으면 좋겠어요.

낸시 최
숫자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질적으로도 신경을 써야 됩니다. 택시 바가지요금 문제도 그렇고…. 여러모로 인바운드 수용태세 개선을 도모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투어 우종웅 회장
인바운드 업계의 열악한 수익구조도 거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상적인 마인드를 갖고 하려고 해도 참 어려운 게 지금의 현실입니다. 지금 수익이라고 해봐야 1인당 1만5,000원 정도로 보면 되는데, 국내여행상품 수익보다 적어요.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데 참 힘들 수밖에 없는 거죠.

■인-아웃 황금비율
한국은 관광선진국

유동수
그래도 외래객 1,000만명 유치는 대단한 일입니다. 일본만 봐도, 방일 관광객이 제일 많았을 때가 860만명에 그쳤어요. 작년에는 620만에 머물렀거든요. 앞으로도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마케팅에도 신경 쓰고 여행인들 스스로도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행신문 역시 그런 측면을 지원하고 이끌어서 속도를 낼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유환규
1970년대 외국의 유명한 컨설팅업체에 의뢰해 한국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종합보고서를 받은 적이 있는데요, 그것을 기반으로 많은 관광지 개발이 이뤄져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이제는 서비스 등 관광의 소프트웨어가 필요한 시점인 만큼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종합컨설팅을 받고 마스터플랜을 세울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트래블프레스 소재필 회장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PATA 총회에서 한국이야말로 관광의 가장 이상적인 황금비율을 이뤘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규모가 황금비율을 이뤘기 때문에 한국은 관광선진국이라고도 했어요. 그런데 따끔한 지적도 나왔어요. 그런 관광선진국인데도 불구하고 국제관광행사 등에 좀처럼 참석하지 않는다는 얘기였습니다. 비록 늦기는 했지만 한국이 진정으로 관광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세계 각국의 관광대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제관광회의나 행사에 적극적으로 개입을 해야 합니다. 또 이른바 ‘한국관광여행문화회관’ 건립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면 어떨까 싶습니다. 다른 업종에는 전부 그 산업을 상징하는 회관이 있는데 우리 업계에는 없다는 게 참 아쉽습니다.

꼼꼼하게 발언 메모까지 해 온 소재필 회장 등 이들 대선배들의 열성을 모두 담아내기에 간담회 시간은 턱 없이 부족했다. 그래도 식지 않는 열정과 애정을 확인하기에는 충분했다. 여행신문 한정훈 발행인은 “대선배님들이 앞에서 밭을 갈고 씨를 뿌려 준 곳에서 여행신문이 성장하고 있다”는 마무리말로 그 애정에 감사를 표했다.



정리=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사진=박우철 기자 park@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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