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여행사 사장이 말했다. “가장 큰 숙제는 사람에 대한 투자더군요.” 으레 고개를 끄덕였고, 응당 사람을 중시 여기고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숙제라는 단어는 ‘인재 육성에 투자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라는 의구심이었다. 한때는 직원 교육에 열을 올리던 사람이었다. 그는 왜 회의적으로 변한 것일까.

흔히 여행업계에서는 사람이 가장 큰 재산이며 회사의 경쟁력이라고 여기곤 한다. 그러나 ‘인재가 재산’이라는 말은 때로는 큰 딜레마를 안고 있다. 연수나 트레이닝 등을 통해 직원 교육에 투자해봤자 이내 이직하기 일쑤라는 것이다. 뛰어난 직원일수록 이직 제안이 잦고, 또 그만큼 이직률도 높다. 그렇다보니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직원에 대한 처우를 향상시키는 것보다는 회사 규모를 키우거나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는 쪽에 치중하게 된다고 한다.

업계의 방담 중에는 “일 잘하던 아무개가 이직했다더라”는 얘기가 빠지지 않는다. 모 항공사 부장은 “기껏 키워놨더니 회사 정보를 갖고 경쟁사로 이직했다”며 “고작 몇 푼 더 얹어준다고 비전이나 미래를 보지 못한다”고 이를 갈았다. 그러면서도 그 부장 역시 빈자리를 채울 경쟁사의 직원을 수소문하고 있었다.

여행업계 만큼 이직이 잦은 곳도 찾아보기 힘들다. 파격적인 대우가 있는 것도 아닌데 철새처럼 이리저리 떠도는 직원들이 많다. 이는 회사의 처우나 환경에 대한 불만이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여행업 자체에 낙담해서 업계를 떠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여행신문에서는 올해 들어 자부심을 되찾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업계 각계각층의 사람들의 개인적인 역사를 담은 ‘우리는 여행인입니다’라는 인터뷰다. 그들의 이야기 속에는 저마다의 고충과 보람, 좌절과 실패가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었다. 여행업은 아직까지도, 또한 앞으로도 사람과 사람간의 일이기 때문이다. 여행업의 중심이 사람이라면, 업계의 불만이나 세태를 바꿀 수 있는 것도 사람뿐이다. 지금이야말로 개개인이 자신의 역할에 대해 좀 더 자부심을 가져야 할 때가 아닐까.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