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OTA들은 온라인 마케팅에 있어서 ‘융단 폭격’에 비유될 만큼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외국계 여행사가 시장에서 우위를 점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모든 서비스가 우월한 것은 아니며, 가격 또한 반드시 저렴한 것도 아니다. 외국계 OTA는 물론 국내 업체들도 차별화된 부분을 부각시키며 자신만의 고객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편집자 주>

최승표 기자 hope@traveltimes.co.kr

-하나투어, 호텔패스, 호텔엔조이 순으로 인지도 높아
-아고다, 해외 OTA 중 1위 … 온라인 광고 공격적



■해외 OTA 인지도, 토종에 밀려

현재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대륙별, 지역별로 강점을 가진 여행사가 나뉘어 있는 양상이 뚜렷하다. 아시아는 아고다, 유럽은 부킹닷컴, 미주는 익스피디아가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인식돼 있다. 단순히 각 사이트의 소속 국가(혹은 대륙) 때문만이 아니라 해당 지역의 호텔 인벤토리가 다양하고, 가격 경쟁력이 좋다는 것이 어느 정도 입소문이 퍼져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소비자 사이의 인식이 얼마나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많은 여행사들이 해외 OTA로부터 동일 가격으로 인벤토리를 공급받고 있는 이상 업체간 가격차는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결국 가격보다는 브랜드 인지도를 넓히는 마케팅 활동과 소비자를 붙잡는 웹사이트의 콘텐츠가 종합적으로 온라인 여행사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여행신문이 실시한 <2012 소비자가 원하는 해외여행> 설문조사에서 호텔 예약 사이트의 인지도를 알아본 결과, 외국계 OTA는 국내 여행사 및 전문 업체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투어가 17.3%로 1위, 호텔패스가 13.7%로 2위, 호텔엔조이가 12.4%로 3위를 기록한 가운데, OTA 중에서는 아고다(8.4%), 익스피디아(5.1%), 호텔스닷컴(3.4) 순으로 나타났다. 아직까지 해외에 비해 국내 숙박 예약 비율이 높고, 브랜드가 익숙하고 서비스가 뒷받침되는 국내 여행사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이 이같은 결과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규모의 경제…마케팅 파워에 긴장

온라인 여행사들의 마케팅 경쟁도 최근 들어 뜨거워지는 양상이다.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해외 OTA들은 국내 호텔 전문 여행사나 대형 여행사에 비해 10배 이상의 마케팅 예산을 쏟아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7월 한국어 사이트를 오픈한 익스피디아는 최근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온라인은 물론 TV, 신문, 지하철 스크린 도어 오프라인 광고까지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반면 아고다, 부킹닷컴은 온라인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은 온라인 광고를 바탕으로 최근 라디오 광고를 진행하는 게 일종의 유행처럼 되기도 했다.

충성 고객을 잡기 위한 포인트 제도도 많은 업체들이 활용하고 있다. 호텔스닷컴이 10박 숙박 시 1박을 무료로 제공하는 파격적인 리워드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아고다는 아고다 포인트 적립제를 시행하고 있다. 반면 익스피디아는 아직까지 별다른 리워드 제도를 선보이지 않은 상태다. 국내 업체들도 재방문객 유치를 위해 추가 할인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보편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같은 해외 업체들은 공격적인 마케팅을 바탕으로, B2B 시장에서보다 더 빠른 속도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 국내 호텔 예약업체 대표는 “B2B의 경우, 상대적으로 국내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는 데다 ‘대면 영업’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B2C 시장에서는 해외 OTA의 점유율 확대가 무서울 정도”라고 말했다.



■다음 라운드는 ‘다이내믹 패키지’

‘온라인 호텔 예약’이라는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기를 띈 지 4~5년이 지난 지금, 호텔만이 아니라 항공권과 호텔을 결합한 다이내믹 패키지가 새로운 시장의 화두로 떠오를 방침이다. 항공권과 호텔을 각각 구매할 때보다 함께 구매했을 때, 저렴한 장점을 내세운 다이내믹 패키지는 아직까지 구현한 여행사가 많지 않았다. 지금까지 시장의 주류를 이루던 에어텔 상품은 자유여행 상품이라곤 하지만 여행사가 항공 일정과 호텔을 지정해 놓은 ‘공급자 중심’의 상품이었다면, 다이내믹 패키지는 항공 일정과 호텔을 고객이 직접 선택하면서도 단품으로 구매했을 때보다 저렴한 상품을 일컫는다.

현재 다이내믹 패키지를 선보인 업체로는 트래포트가 있으며, 인터파크, 하나투어도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스피디아의 경우, 국내에서도 다이내믹 패키지를 선보였으나 항공사가 에어아시아로 제한된 상태이며, 향후 에어아시아재팬이 국내에 취항할 경우 보다 다양한 상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조직이 큰 여행사는 항공권과 호텔을 다루는 부서가 다른 만큼 단순히 시스템을 선보이는 것뿐 아니라 수익 배분, 고객 상담 등에서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트래포트 안경열 사장은 “아직까지 항공권과 호텔 단품의 판매가 많은 편이지만 다이내믹 패키지 이용률이 점진적으로 늘고 있고, 장기적으로 OTA들과의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 기술 개발은 필수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여행 후기’ 고객 붙잡는 가장 큰 힘

각 업체들은 이용자들의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호텔 이용후기’를 수집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축적된 리뷰의 양에 있어서는 해외 OTA들이 압도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 부킹닷컴은 1,400만명이 작성한 이용후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아고다는 200여만 개의 후기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호텔패스가 약 3만7,000개의 리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마케팅으로도 잘 활용한 사례로 꼽힌다. 한편 전문 콘텐츠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리뷰를 확보하는 업체들도 있다. 하나투어의 경우, 최근 트립어드바이저와 제휴를 맺었고, 인터파크도 트립어드바이저 리뷰를 탑재하고, 사이트 개편을 통해 각종 블로그 콘텐츠도 연동시킨다는 계획이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트립어드바이저의 리뷰를 사이트에 연동시킨 날부터, 웹사이트 방문객이 급증했다고 한다. ‘일종의 트립어드바이저 효과’가 피부로 느껴질 정도라는 얘기다. 최근 트립어드바이저는 한국 영업을 공식화하면서 제휴사 확대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을 밝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국내에서는 네이버 윙버스가 여행 콘텐츠를 기반으로 다양한 비즈니스를 꾀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국내 여행’으로 영향력이 제한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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