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최승표 기자 hope@traveltimes.co.kr
*본 기사는 여행신문과 제휴를 맺은 일본 여행전문지 <트래블저널>의 5월21일 기사를 정리한 것입니다.
-공룡 OTA와의 불편한 동거… 수수료 부담 가중
-美 6개 체인호텔 힘모아 ‘룸키닷컴’ 사이트 개설
기사제공=일본 트래블저널 www.tjnet.co.jp
최근 미국 호텔 업계가 시끄럽다. 구미 지역의 대형 호텔 체인인 초이스, 힐튼, 하얏트, 인터콘티넨탈(IHG), 윈덤, 메리엇이 의기투합해 호텔 검색 사이트 ‘룸키닷컴(roomkey.com)’을 개설한 것이다. 이 사이트에서는 도시 이름을 검색하면 다채로운 호텔이 나타나고, 6개사의 호텔은 각사 웹사이트로 바로 이동해 예약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일견 OTA 사이트와 다를 바 없어보이지만 익스피디아, 프라이스라인 등 호텔 판매 및 유통의 주도권을 가져간 OTA로부터 점유율을 되찾아 오겠다는 거대 호텔 체인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인 만큼 많은 점을 시사한다. 메리어트 일본지사 관계자는 “돈을 들이지 않고 고객을 늘려 나가기 위해 고안한 사이트”라고 밝혔다. 각 호텔이 운영하는 사이트의 경우, 충성도 높은 상용 회원들이 방문자의 다수를 이루고 있는 만큼 OTA와 유사한 사이트를 통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겠다는 체인호텔들의 자구책인 셈이다.
소비자는 호텔 선택의 과정에서 8~12개 사이트를 방문하는데, 룸키닷컴은 사이트를 방문했다가 나가는 수요를 잡아내기 위해 각사의 공식 사이트 방문자가 사이트를 나갈 때 룸키닷컴이 팝업창으로 뜨는 방법까지 강구했다. 윈덤호텔 관계자는 룸키닷컴에 대해 “호텔 소유주들에게 비용 대비 효율적인 직판사이트를 제공해 또 하나의 판매 채널을 넓히는 수단”이라고 밝혔다.
호텔들이 직판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OTA에게 제공하는 수수료가 크게 절감되기 때문이다. 미국 호텔&롯제협회가 밝힌 유통 채널별 판매 수수료를 보면, OTA가 30~46%, GDS는 20%인데 반해 직판사이트는 14%로 현저히 낮다. 10년 전까지 모든 숙박의 단 1%만이 OTA를 통해 이뤄졌지만 현재는 10.7%로 급증하면서 호텔들의 유통 비용 부담이 급증한 것이다. 미국 호텔들이 지난 10년간 OTA에 지불한 수수료는 27억 달러로, 13억 달러를 기록한 GDS의 두배에 달할 정도다. 그러나 이같은 호텔들의 자구책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난해 아메리칸항공은 OTA들과 신경전을 벌였다가 결국 꼬리를 내린 바 있기 때문이다. 즉 항공 분야에서 실패로 끝난 직판 강화를 위한 승부수가 호텔 시장에서 유효할지 지켜볼 대목이다.
■일본서도 호텔-OTA 주도권 싸움
아시아에서 비교적 온라인 여행이 발빠르게 성장한 일본에서도 호텔들과 OTA의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일본 국내 여행 예약의 온라인 거래 비율은 지난 2010년 40% 수준으로 ‘라쿠텐트래블’과 ‘리쿠르트’를 통한 예약이 가장 활성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리쿠르트는 최근 익스피디아와 제휴를 맺고 해외여행 예약 서비스까지 제공하면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이처럼 일본 내에서도 OTA를 포함한 여행사를 통한 온라인 예약이 급증하는 반면, 호텔 등 숙박업소의 자체 웹사이트를 통한 예약은 부진한 상황이다.
일본 여행업계 구조상 숙박업소들의 직판은 소극적인 편이었지만 최근 료칸 단체는 ‘객실 재고 통합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여기에는 전국의 약 1,060개 료칸, 호텔들이 가입해 있으며, 관련 기술 개발 업체들도 함께 끌어들였다. 일본 숙박 업체들은 “OTA의 세력 확대로, 일방적인 요율 인상 통보 및 신용카드 결제 도입 등 수익성이 갈수록 낮아지고, 비용 부담은 증가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회원사들은 여행사 및 여행 포털 사이트 등과 제휴를 늘려갈 계획이며, 료칸 및 호텔 회원사를 꾸준히 확대해간다는 계획이다. 여행캐피탈 요시무라 히데키 대표이사는 “이미 시장에 강자가 존재하는 만큼 같은 모델로는 승산이 없다”며 “직판을 지원하는 구조로 OTA에 맞대응할 방침이며, 향후 다이내믹 패키지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공룡 OTA, 성장세 한 풀 꺽였나?
-오프라인 여행사 제휴확대 총력
온라인 여행사들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는 성장일로를 걷고 있지만 북미, 유럽 지역에서는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거대 여행사간 과열경쟁으로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고, 호텔들은 직판을 강화하고 있는 까닭이다. OTA들이 오프라인 여행사와의 제휴 확대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의 4대 OTA로 불리는 익스피디아, 프라이스라인, 오비츠, 트래블로시티는 2000년경 잇따라 상장에 성공했다. 미국적 항공사들이 여행사에 제공하던 발권수수료를 폐지하던 시점과 맞물린다. 여행사들이 항공권 판매를 대체할 수익채널로 호텔, 크루즈, 패키지 상품 등으로 체질 전환을 하던 시기다. 이들 OTA는 호텔이 여행사에 제공하던 10% 수수료에 더해 20%까지 할인 판매하면서 급성장했다. 체인 호텔보다 독립호텔이 많은 유럽에서 OTA의 성장률은 더욱 빨라 유럽 호텔 시장의 54%를 석권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체간 명암은 어느 정도 갈리고 있다. 프라이스라인은 유럽의 부킹닷컴, 아시아의 아고다를 차례로 인수하면서 단기간 급성장을 기록한 반면 오비츠는 3년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오비츠는 채산성 낮은 항공권 판매를 주수익으로 삼고 있는 까닭이다. 트래블로시티도 지지부진함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구글이 지도를 기반으로 호텔 가격 검색 기능을 제공하는 호텔파인더(Hotel Finder)를 선보이고, 호텔 체인들이 똘똘 뭉쳐 룸키닷컴을 설립하면서 OTA 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OTA들은 오프라인 여행사와의 제휴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익스피디아는 여행사용 웹사이트 TAAP을 개발해 전세계 1만6,000개 여행사와 제휴를 맺고 있고, EAN은 B2B2C 모델로 온라인 여행사와 제휴하고 있다. 아고다의 경우, 국내에서 제주항공과 제휴를 맺는 등 항공사와의 제휴 확대에도 나서고 있고, 렌터카 사업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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