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마케팅 고민 라디오 광고 월 1억원
-여행사의 정체성은 여행상품이 말한다
-현실과 이상 다른 DSA…괴리 좁혀야




현재 한국의 여행사는 홀세일러인 하나투어·모두투어와 직판을 모델로 하는 여타의 여행사로 양분된다. 최근 몇 년동안 ‘부익부빈익빈’이라는 말이 도돌이표처럼 되풀이 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간접판매가 용이한 홀세일러의 덩치가 커지는 사이, 기반이 약한 직판여행사는 하나둘 무너져 갔다. 게다가 타 업종에 견주어 보면, 여행사의 곳간은 부자와 빈자를 가리기 민망할 만큼 비어있다. 참좋은여행 윤대승 사장이 여행업계를 향해 직언을 날리는 이유다. 지난해 직판여행사협의체(Direct Sales Association, DSA)를 결성했을 당시 그는 ‘공생’을 말했다. 이번 인터뷰도 일맥상통했다. “왜 아직도 여행사는 과거의 성공 방정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나? 왜 소통하지 못하나?” <편집자 주>

Q. 백화점이 세일기간을 늘릴 정도로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하다. 여행업계는 더 불안할 수밖에 없는데….
올해 참좋은여행은 여름 전세기에 무리하게 참여하지 않고 있다. 물론 하드블록을 아예 거부할 수는 없다. 대표적으로 필리핀 보라카이 상품은 하드블록을 이용해 판매 중이다. 겨울 성수기 시장과 연관돼 있기에 멀리 내다보고 계약한 것이다. 손님의 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여행사는 과거의 옷을 벗지 못했다. 성수기를 대비해 항공좌석을 왕창 잡고, 랜드사가 주는 상품을 족족 받아서 그대로 팔기만 한다. 더구나 회사의 체질과 시장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하나투어, 모두투어가 일단 전세기를 잡으면 ‘부화뇌동’하기 일쑤다. 마케팅도 일간지 신문 광고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맹신한다. 결국 제 색깔이 없다보니 너도나도 그저 ‘가격’만으로 싸운다. 랜드사를 옥죄고 손님의 불만이 늘어나고…. 왜 우리는 스스로 제 살을 깍는가. 여행사도 이제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Q. ‘숲, 바람, 온천은 계절이 없다 홋카이도’ ‘여행은 나그네, 나그네여 동유럽을 노래하자’ 등 참좋은여행의 기획전 카피는 눈길을 끈다. 최근 어떤 시도를 하고 있나.
참좋은여행의 상품을 하나씩 뜯어보면 다르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여행사의 얼굴은 바로 여행상품이다. 2~3년 전부터 직원에게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직원 스스로 지역을 공부하고 상품 제목도 고민하도록 독려했다. 더불어 마케팅의 다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6월20일부터 MBC, KBS, CBS 등 주요 매체를 통해 라디오 광고를 시작했다. 수도권을 벗어나 이제는 지방에도 ‘참좋은여행’이라는 브랜드를 알려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 달에 1억원 정도 광고비를 쓰지만 야심차게 시도하는 만큼 거는 기대가 크다.

Q. 타 여행사에서 “참좋은여행의 유럽 실적이 늘어나 위기의식을 느낀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유럽 비중이 커진 데는 어떤 비결이 있나.
기획전 하나를 만들더라도 감성적으로 다가간다. 유럽팀 직원을 보면 이제 내공이 쌓인 것 같다. 그들은 상품 하나하나에 공을 들인다. 될 수 있으면 출장을 많이 보내려고 한다. 현지에 답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사가 아무리 지원을 많이 해도 직원이 이탈해 버리면 소용이 없다. 다행히 참좋은여행의 유럽팀은 근속년수가 높다. 경력직은 될 수 있는 한 채용하지 않는 편이다. 세모, 네모가 그려져 있는 종이보다 깨끗한 백지에 그림 그리기가 더 수월하다. 새로운 것을 즉각적으로 받아 들이는 능동적인 직원을 키우고 싶다.

Q. 직판여행사협의체(DSA)의 향방은 어떻게 되나.
애초 10여 개의 회사가 참여하기로 했으나 현재 현재 6~7개로 줄어 들었다. 구속력이 없는 조직이고 이해관계가 달라 협의가 안 될 때도 많다. 쉽게 말해 ‘보고 싶은 현실’과 ‘봐야 하는 현실’이 다르다. 아시아나항공의 사이판 전세기를 직판여행사가 공동으로 요청했고, 올해 8월 한 달간 판매할 예정이다. 갈수록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기에 직판여행사의 입지는 더 좁아지고 있다.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받고 정보를 공유해야 같이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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