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한 여배우는 모 재벌과 결혼을 한다는 루머에 시달렸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은 인터넷을 통해 유포됐고 이미지가 생명과도 같은 여자 연예인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 해당 연예인은 악성 루머를 퍼뜨린 네티즌을 상대로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악성루머는 사람에게만 달려들지 않는다. 애주가들이 즐겨 찾는 한 소주 브랜드는 뚜껑 디자인의 붉은 원 모양이 일장기를 상징한다는 소문에 시달렸다. 나중에는 일본자본에 넘어갔다는 설이 퍼지면서 기업이미지에 커다란 상처를 입었다.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던 해당 업체는 라벨에 자본 소유 현황까지 인쇄했고, 더불어 대대적인 해명광고를 게재해야 했다.

루머에 시달리는 것이 비단 남 얘기만은 아니다. A여행사 직원은 어느 날 ‘월급은 받고 다니냐’는 질문을 받았다. 알고 보니 자금난 때문에 회사가 목표치를 정해 놓고 최고 등급을 맞은 이들만 정상 월급을, 그 이하는 차등해 지급한다는 소문이 나돈 것이다. 이 회사는 정상적으로 급여가 지급되고 있었다. B랜드사는 거래하는 여행사가 휘청댄다는 루머를 듣고 고민에 빠졌다. 밀린 지상비가 소소하게 있는데 어떻게 받아야 할지, 앞으로 계속 거래를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당장 내놓으라며 사무실에 찾아갈 수도 없어 일단 선택한 방법은 비싼 견적 보내기였다. 타 랜드사보다 가격이 높으면 자연히 거래가 줄어들 것이고, 결국 관계정리가 가능하다는 얘기였다. 해당 여행사로서는 가격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는 일이었다.

최근 일부 여행사에 대한 이야기가 공공연히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뉴스가 아닌 이상 루머는 사실 여부를 판단할 수 없고, 사람의 호기심을 통해 전달되는 만큼 부풀려진다는 것이 문제다. 특히 자극적인 악성루머일수록 전파 속도가 빠르다. 세 사람이면 호랑이도 만든다고 했다. 괜한 소문에 피해를 입은 기업과 직원들은 어디서 보상받아야 할까. 정말 어렵다는 업체가 있다면 마음 속으로 응원하거나 힘내라는 메시지를 전달해도 모자랄 것이다. 한 마디를 더 보태고 이야기를 퍼뜨리는 자신이 악성 루머의 배포자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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