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행신문은 창간 20주년을 맞아 지난 20년간의 한국관광을 되짚어보는 기획기사를 보도했었다. 취재를 위해 지난 20년간의 신문을 꼼꼼히 뒤적이곤 했는데, 그러다 보니 재미있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슈가 되는 내용은 항상 비슷하다는 것이다. 세월이 변해도 여행업계의 역학 구조는 여전히 건실하기 때문이었다.

유사한 이슈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게 있었다. 바로 ‘신규 목적지’라는 단어다. 분명 올해 신규 목적지라고 소개된 지역이 3년 전에도, 5년 전에도 신규 목적지로 다뤄졌던 것이다. 지역을 ‘띄우려는’ 주체가 때때로 항공사가 되기도 하고 때때로 관광청이 되기도 하지만, 내용은 대체로 피장파장이다. 여행 일정도 모객 방식도 전년과 같은데 마치 처음 등장한 것 마냥 신규 목적지를 운운하고 있다. 이들은 성수기때만 반짝 주목받고는 이내 사라지곤 한다. 그리고는 이듬해 여전히 똑같은 일정, 똑같은 모객 방식이지만 겉으론 신규 목적지로 포장돼 재등장한다.

물론 관광청이나 항공사에서도 이러한 맹점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직항이 없어서, 수요가 없어서, 가이드가 없어서. 결국엔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아무리 한 쪽에서 밀어붙인다 해도 시장에서는 반응이 시원찮은 것이다. 그들은 결국 “한 지역을 띄우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와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열악한 여건을 차치하고서라도, 고질적인 문제는 더 깊은 곳에 있다. 바로 현지 랜드사의 ‘전문성’ 부재다. 일반적으로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일수록 현지 가이드가 더욱 전문성을 갖고 그 지역에 대한 매력을 알려야 할텐데, 막상 현지 랜드사를 들여다보면 상황은 그렇지 않다.

경험이 부족해 행사 진행이 미숙한 경우가 수두룩하고 현지의 역사나 관광지 등에 대해서도 오히려 여행객들보다 더욱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분명 매력적인 여행지일지라도 여행지에서 그 매력을 발산하지 못한다면 재방문은 물론이고 그 지역에 대한 좋은 말이 나올 리가 없다.

‘신규 목적지’가 ‘인기 목적지’로 거듭나는 것은 하루 아침에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만년 신규 목적지로 남지 않으려면 가장 먼저 현지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는 것부터 선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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