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취재] 유럽 기차여행 1.알프스의 속살을 걷다
[현지취재] 유럽 기차여행 1.알프스의 속살을 걷다
  • 여행신문
  • 승인 2012.10.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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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텔톤 건물들, 벽돌 깔린 좁다란 골목길, 1년 내내 보수 공사 중인 중세 성당. 유럽의 흔한 마을 풍경이다. 허나 그 안에 깃들여 사는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문화의 결은 가지각색이니, 그 틈을 유영하며 각 도시의 매력을 탐닉하는 것이 유럽 여행의 매력이다. 프랑스의 론알프스, 스위스 융프라우, 이탈리아의 파르마와 친퀘테레를 기차로 이동하며 먹고 마시고 풍경을 만끽하는 여행을 즐겼다.

글·사진=최승표 기자 취재협조=레일유럽 www.raileurope.co.kr 시크아울렛 www.chicoutletshopping.com/ko




■Lyon리옹
프랑스의 풍요로운 식탁을 엿보다

프랑스 동남부 론알프스(Rhone Alpes) 지역을 여행한다면 리옹(Lyon)을 기점으로 잡는 게 좋다.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리옹에서는 파리 못지 않은 문화유산과 세련미를 만끽하고, 프랑스 최고의 미식을 향유할 수 있다.

먼저 찾은 곳은 역사지구. 가파른 산턱을 오르는 푸니쿨라 열차를 타고 해발 281m 높이의 푸르비에르 언덕으로 향했다. 비잔틴 양식의 탑이 견고히 버티고 있는 푸르비에르(Fourviere) 노트르담 대성당은 여느 유럽의 성당이 그러하듯 내부공사가 한창이었다. 성당 오른쪽에는 론강과 손강이 사이좋게 흐르는 도심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맑은 날이면 알프스 최고봉인 몽블랑까지 보인다고 한다.

비탈길을 내려와 수세기 동안 상업도시로 번영했던 리옹의 면면을 볼 수 있는 역사지구 골목길로 들어섰다. 기뇰(Guignol) 인형극을 볼 수 있는 극장, 리옹이 낳은 스타 생떽쥐베리와 뤼미에르 형제의 흔적을 찾는 것도 좋지만 리옹의 미식을 즐기기 위해 손강을 건너 벨르꾸르 광장(Place Bellecour) 옆 마로니에 골목(Rue des Marronniers)으로 향했다. 좁다란 골목에는 리옹 가정식 ‘부숑(Bouchon)’을 즐기는 사람들로 복작거렸다. 기뇰 인형으로 실내를 꾸민 한 식당에서 희귀하고 푸짐한 음식들을 즐겼다. 신선한 채소와 계란 반숙, 햄이 어우러진 리옹식 샐러드, 와인과 치즈로 버무린 소곱창, 매콤한 해산물 찜, 우족 무침, 피스타치오가 곁들여진 소시지, 여기에 어우러진 하우스와인까지. 프랑스 음식은 너무 창의적이어서 도전하기 힘들다는 이방인의 편견은 리옹에서 보기 좋게 무너졌다.


■Annecy안시
산과 호수가 껴안은 정겨운 마을

안시는 2018년 동계올림픽에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고배를 마신 도시다. 그러나 고작 겨울스포츠의 도시로 치부하기엔 아까운 도시다. 프랑스인들이 가장 서정적인 도시로 꼽는 안시는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큰 안시호수와 알프스 산맥이 조화를 이룬 호젓한 풍경을 보며 느긋한 휴식을 즐기기 위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안시에 도착한 것은 해가 호수 반대편으로 사라질 무렵, ‘잠자리(Libellelue)’라는 뜻을 지닌 디너크루즈에 탑승하기 위해 항구로 향했다. 안시성을 뒤로하고, 호수 위를 유유히 흐르며 낭만적인 음악이 깔린 크루즈에서 달콤한 프랑스식 와인 칵테일 키르(Kir)부터 애피타이저로 나온 달팽이 요리, 대구살과 튀김이 곁들여진 메인코스까지 신선하고 풍성한 프랑스의 맛을 즐겼다.

다음날 이른 아침, 구시가지 산책길에 나섰다. 마침 매주 세 번씩 서는 장이 펼쳐졌고, 집에서 만든 소시지와 치즈, 신선한 야채를 가지고 나온 상인들과 장바구니를 들고 모인 주민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아침의 선선한 공기에 싱싱한 야채, 과일 냄새, 짭쪼름한 치즈 냄새에 사람 사는 냄새까지 더해진 정겨운 풍경이었다. 북적이는 시장통을 벗어나 안시의 상징 팔레드릴(Palais de l’isle)로 향했다. 호수 위에 반영된 모습이 더욱 아름다운 이 건물은 12세기 성주의 집이었다가 이후 행정관청, 감옥으로 용도가 변경됐다.


■Charmonix샤모니
단숨에 눈앞에 펼쳐진 유럽 최고봉

리옹과 안시를 거쳐 유럽 최고봉 몽블랑(Mont Blanc)이 있는 마을 샤모니(Charmonix)로 향하는 길, 산악자전거 몸체만한 등산배낭을 짊어지고 여행자들이 하나둘 기차에 올라타자 유럽의 지붕으로 향하는 흥분이 체감되기 시작했다.

샤모니역에 도착하자마자 몽블랑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봉우리 ‘에귀 뒤 미디(Aguille du midi)’까지 갈 수 있는 케이블카에 몸을 실었다. 50명을 빽빽히 채운 케이블카는 단숨에 3,842m 정상으로 치달았다. 전망대에는 어린이부터 휠체어를 탄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 다국적 관광객들이 탄성을 내지르며, 그림 같은 알프스 봉우리와 그 위를 개미떼처럼 오르고 있는 산악인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칼날처럼 뾰족한 알프스의 능선을 걷고 싶었지만 시간이 허락되지 않아 샤모니 마을로 돌아왔다.

샤모니에서는 빙하 트레킹, 패러글라이딩, 스키와 같은 거친 아웃도어를 경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즐길 만한 ‘소프트한’ 아웃도어도 많다. 마을을 순회하는 꼬마열차를 타고 관광을 즐기거나 루지, 미끄럼틀 등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는 샤모니 레저파크도 있다. 물론 국내 테마파크나 디즈니랜드 수준을 생각하면 실망 수도 있다. 유럽 최고봉 몽블랑을 바라보며 아기자기한 재미를 누린다는 사실에 만족하는 게 좋다.

■Jungfrau 융프라우는 걸어야 제맛!

샤모니에서 알프스를 두발로 걸어보지 못한 아쉬움은 스위스 융프라우에서 털어냈다. 유럽 최고 높이의 기차역 융프라우요흐(Jungfraujoch)에서 바쁘게 기념사진을 찍고 내려오는 게 아니라 알프스 풍경을 감상하며 하이킹 코스를 체험한 것. 때마침 융프라우 마라톤대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인터라켄에서 출발해 클라이네샤이덱(Kleine Scheidegg)까지 풀코스(42.195km)를 소화하는 마라토너를 기차를 타고 올라가며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였다. 융프라우요흐에서는 융프라우 철도 100주년을 맞아 꾸며진 알파인센세이션과 얼음동굴, 스노우펀파크를 체험했다. 다시 열차를 타고 하산하는 길, 아이거글레처(Eigergletscher)역에 내려 클라이네샤이덱까지 약 1시간의 하이킹 코스를 경험했다. 융프라우(Jungfrau), 묀히(Monch), 아이거(Eiger) 봉우리를 을 등뒤로 한 채 내려오는 길은 평소 운동량이 많지 않은 이도 도전해볼 만한 코스다. 내려오는 길, 작은 인공호수에서 발을 담그며 휴식을 취하고, 초원 위의 소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몇 장 찍다보면 어느새 클라이네샤이덱에 이르게 된다. 융프라우 지역에서 하루 이상 머문다면 전혀 다른 절경을 자랑하는 피르스트(First), 벵겐(Wengen) 지역 등을 함께 방문해보는 것도 좋다. www.jungfrau.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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