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행객들은 여전히 오프라인 여행사를 통한 패키지 여행을 선호하고 있다” 관광 연구 전문회사인 포커스라이트(PhocusWright)의 이 지적은 우리 여행업계가 새겨 들을 말이다. 다음의 사례만 봐도 스마트폰 이용자가 3,000만명을 넘어선 IT 강국의 자존심은 여행업계에서는 조금 접어두는 게 좋을 것 같다.

여행신문은 1년 전 여행사 및 항공사의 웹사이트 표준화에 대한 분석기사를 낸 바 있다. 요지는 상당수의 여행사는 물론 온라인 여행사, 호텔 예약사이트, 글로벌 서비스를 표방하는 국적 항공사 사이트마저 인터넷익스플로러(IE)를 벗어나면 무용지물이라는 내용이다.

1년이 지난 지금 해당 사이트들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그러나 브라우저별 점유율을 보면 IE는 1년 새 20% 이상 감소해 65%까지 떨어졌고, 구글 크롬은 3배 이상 성장해 23%를 기록했다. G마켓, 11번가 등의 쇼핑몰이 크롬, 파이어폭스 등에서도 결제까지 이뤄지도록 웹 표준화를 실현하고 있는데 반해 여행사, 항공사 사이트의 상당수는 IE 외의 브라우저에서 화면이 깨지는 등 구동조차 되지 않는다. 중견 여행사의 한 직원은 자사 사이트의 이같은 상태도 모르고 있다.

국내 여행사들이 헤매는 사이 해외 OTA들은 모든 웹브라우저와 세련된 모바일 앱을 통해 매년 매출을 2배, 3배씩 불리고 있다.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공격적인 마케팅만이 아니라 한발 앞선 온라인 기술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한국의 온라인 여행업이 탄력을 받지 못한 것은 저비용항공사의 기형적인 판매 방식도 관련이 있다. 일본의 신생 LCC인 제트스타재팬은 일본 내에서 항공권의 95% 이상을 온라인에서 판매한다고 한다. 에어아시아, 라이언에어 등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국내 LCC들은 아직까지 여행사에 항공좌석의 상당부분을 의존하고 있고, 웹사이트는 IE를 벗어나면 결제가 불가능하다.

위에 열거한 상황들은 한국 여행업의 온라인화가 아직까지 본 궤도에 접어들지 않았다는 것과, 그만큼 여행업계의 대대적인 구조 개편이 기다리고 있음을 암시하는 단서들이다. ‘한국적 서비스’와 동시에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르지 않으면 다가올 경쟁에서 생존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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