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계에도 보이지 않는 프레임 전쟁이 불붙고 있다. 이 전쟁의 선봉에는 ‘대형항공사(풀서비스캐리어, FSC)’와 ‘저비용항공사(LCC)’가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소비자 사이에서 “LCC는 위험하다”는 편견이 뿌리 깊게 박혀 있었다. 과거 한국인에게 비행기라 함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으로 통했고, LCC는 위험한 비행기라는 편견에 시달렸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얼마 전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국적 저비용항공사(LCC)의 전체 시장 점유율은 18.4%였다. 국내선만 놓고 보면 LCC의 점유율은 43.6%까지 올라간다. 항공사간 수송실적(여객수 기준)도 극명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011년 3/4분기에 비해 올해 6.2% 가량 성장하는 데 그쳤으나, 이스타항공(251.9%), 진에어(98.5%), 제주항공(42.1%), 에어부산(25.3%) 등은 가파른 속도로 고객을 유치했다.
후발주자인 LCC는 ‘코끼리(공화당)는생각 하지마’ 전략을 무섭게 구사하고 있다. 일례로 제주항공은 가수 빅뱅을 모델로 활용해 “제3의 항공사”라는 이미지를 만들었으며 에어아시아, 피치항공 등 외국계 LCC는 “기내식은 유료, 항공료는 저렴”이라는 슬로건을 퍼트렸다. 이들의 전략에 동요하는 것은 소비자뿐만이 아니다. ‘갑(항공사)-을(여행사) 관계’에 시달려온 여행사 역시 좌석 지원이나 특가라는 당근을 내미는 LCC와 뒷거래를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형항공사는 여전히 과거의 프레임에 갇혀있다. 온갖 서비스를 다 제공하면서도 LCC의 저가 마케팅에 휘말려 덩달아 요금을 내리고, 고리타분한 영업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2004년 대선의 사례처럼 한번 주도권을 잃으면 결과는 참패다. 새로운 프레임을 구축하지 못한 채 “LCC 타지 마”, “LCC 팔지 마”라고 공허하게 외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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