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대통령이 당선이 됐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여행신문에 마땅히 쓸 이야기가 없다. 몇 개월간 진행된 대선 레이스를 관전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관광 분야는 주요 이슈가 아니었다. 물론 당선자의 대선공약집에는 ‘관광’ 공약이 명시돼 있지만 구체성이 낮아보이고 시급한 국가적 현안에 비했을 때, 뒤켠에 처져 있는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박근혜 정부가 앞으로 여행관광업계와 어떤 식으로 스킨십을 해나갈지, 얼마나 관광산업의 성장을 견인할지는 지켜볼 일이고, 그동안 대선 레이스 과정에서 보여준 박근혜 당선자와 새누리당의 ‘변신’에 대해 짚어보고 싶다. 여행업계에도 시사점이 있기 때문이다.

많은 정치평론가들이 박근혜 당선자의 승리를 ‘전략의 승리’, ‘마케팅의 승리’라고 분석한다. 새누리당은 보수 정당임에도 과감한 쇄신을 통해 이슈를 선점하고 주도했다. 물론 이같은 쇄신이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지는 앞으로 5년간 철저히 검증이 되겠지만 과반수 국민의 마음을 얻어 ‘대선 승리’라는 1차 목표는 달성한 것이기에 인정할 부분은 있을 것이다.

박근혜 당선자와 새누리당이 시도한 가장 과감한 쇄신은 파격적인 인재 영입부터 출발했다. 정치의 ‘ㅈ’자도 모르는 홍보 마케팅 전문가를 홍보기획본부장으로, 20대의 새파란 젊은이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의류회사 대표를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내세웠다. 이들은 정치 기술은 부족했지만 ‘브레인’과 ‘얼굴 마담’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당과 후보의 이미지 쇄신을 이끄는 데 큰 공을 세웠다.

트렌드에 민감한 ‘여행 상품’을 다루는 여행업계는 어떤가? 얼마나 파격적으로 인재를 영입하고 그들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나? 업계에서는 ‘사람이 없다’는 말을 흔히 한다. 그러나 리더는 ‘좋은 사람’을 키우든 영입하든 간에 그들이 움직일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고 있는지부터 고민해야 할 것이다.

여행업계에서 그나마 외부 인사에 열려 있는 쪽은 마케팅 부서다. 그럼에도 일부 여행사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마케팅의 세련미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마케팅 부서를 사장 직속에 두고 전폭적으로 지원해주는 회사도 드물고, 이름만 마케팅이지 전혀 다른 업무를 맡는 회사도 적지 않다. 결국 ‘브레인 역할’을 하도록 멍석을 깔아주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여행업계는 보수적(물론 정치적 보수와 함의는 다르지만)’이라는 말을 누구나 쉽게 한다. 그러나 보수든 진보든, 주류든 비주류든 변신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한해가 마무리 되는 시점에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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